등굽은 할머니

by 박세명 posted Oct 2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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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간, 공간 그리고 필요의 일치에 의해서 만나고 있는 길손들 입니다.
각자 출발점은 달랐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걷다가 짧게는 수개월내지.... 수년전에 이 소리전자 동호회에서 만나고 있는 길손입니다.
동호회에서 만났던...어떤분들은... 여러가지 이유로...이제는 우리와 헤어져 다른길을 걷고 계십니다.

동호회 전... 우리 각자는... 걸어 오셨던 또 다른 길손들과의 만남들이...있었겠지요.

나름대로 의미있었던 예전의 순간들은... 분명 현재 만큼 가슴 뭉클하고... 기쁘고... 즐거웠을터인데...
기억의 한계인지... 아니면 시간과 함께 여리어지는 느낌 때문인지... 지금만큼 소중했던 그 순간들의 가치가 조금씩 묻히는것이...
가끔... 나를 안타깝게 합니다.

길에서 만나는 등굽은 할머니...
젊어 한때... 한 남자를 울린적이 있거나 아니면... 어떤 남자 때문에 하얗게 밤을 지새운 적이 있으셨을텐데...
현재 보이는 그 모습으로 마치 저 할머니는 태어날때부터... 등굽은것 처럼...
깊게패인 주름살 만큼...
이성의 눈길도 받아 본적 없는 삶을 살았을것이라는 무심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50여년 전, 저는 이땅에 없었읍니다.
앞으로 30년 후... 저의 존재는 이땅 어디에도 찾을수 없읍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 이시겠지요 ?

내 스스로의 존재도 선택 하지 못한체...어느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아침 이슬과도 같은 짧은 인생 살다 가면서...

마치 나 혼자만이 뭔가를 깨우친것처럼... 이 순간을 표현하는 제 자신의 어리석음이 밉고...
남의 소중한 글에 상처를 주는 누군가의 댓글도 밉습니다.



푸른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