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음악 , 바람난 아내

by 이방현 posted Aug 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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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오디오를 만지게 됐는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중학교때부터 전자기기에 호기심이 많아 라디오 공작을 시작한것이 그 원인이 아닐까한다.


   난 아무리 늦게자도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성미라 일어나서 마당을 한바퀴 돌아보고

   가벼운 운동으로 심신을 푼뒤 별일 없는한 음악으로 일상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한참을 음악을 듣고 있노라니  아내가 한마디한다.


   " 시골 갈 준비 해야지, 늦으면 휴가철이라 밀려 . "

   " 알았어 . " 하고 대답은 했어도 끝나지 않은 음악을 끄고 일어서는 것이 그러했다.


   " 뭐하고 있는거야, 준비하라니까 ? "


   알았어하고 대답을 하고나서도 일어나지 않으니 아내는 큰소리로 불러댔다.


   " 완전히 중독 증상이야 , 어쩌면 매일 저런지 몰라 "

   그소리를 듣고 밀려가듯이 시골로 향했다.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가는 아이들은 좋아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삶아 먹을거같은 더위를 이겨내기란 여간 힘들지 않았고 밤이면 전기불로 모여드는

   모기들을 뿌리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럴때면 쑥대로 군불을 피워 모기를 쫓아내며 원두막에서 자면 좀 높은 곳이라고

   시원해서 나은 편이었다.


   텃밭에 올해는 참외 수박을 많이 심어서 수확이 좋은지 아버지는 참외를 많이 따서

   장사꾼들한테 넘기기도했다.

   남은 것은 원두막에 앉아서 식구끼리 먹으며 옛날 얘기를 하기도했다.


   후덥지근하던 날씨가 갑자기 소낙비로 변하여 사정없이 얼마를 내리 쏟더니  얼마후엔

   하늘이 맑아지며 시원한 바람이 마음을 더 시원하게만든다.


   "  으이 , 시원하다. 바람이 항상 이렇게 불었으면 좋겠다. "

    어머니가 모시 적삼을 걷어올리며 한 말씀하였습니다.

   " 근데, 바람소리가 나왔으니 한마디 해야겠네유,

     어머니 , 저이한테는 바람이 너무 쎄게 불고 있어유 "

   "  무슨 바람이 그렇게 쎄게 분다니 ? "
  
   "  그런게 있어유 "

   "  에그머니 , 그럼 애비가 바람난거여 ? "

   "  예 ,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났어유 , 돈을 갖다 펑펑 써가며.... "

   "  저런 , 빌어 먹을놈 , 아니 제 아내가 어디가 어때서 다른거한테 한눈을 팔어 ? ,

     그 아까운 돈을 남한테 펑펑 써가면서...,

      씨가 그러니 어쩔수 없는가보다. "

   "  저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애써도 잘안돼유 , 근디 씨가 그렇다니 누구를 닮았게유 ? "

   "  아니 그런게 있어, 그놈이 나를  쬐끔 닮았나 봐. "

   "  예에 ? , 어머님도 그런적이 있었어유 ? '

   "  내가 바람을 피운적은 없구  상대 총각들이 나에게 바람을 불어 보내와,

      내가 옛날에 엄청 인기가 좋았었거든,  읍내 장엘 나가면 다니기가 피곤했었어 !

      총각들이 따라다녀서, 오죽허면 네 시아버지가 에스코트를 다 했겠냐 ? "

   "  어머님도 끼가 엄청 많으셨었나봐유 ? "

   "  무슨 끼 ? "

   "  바람끼요. "

   "  옛날엔 뭇 총각들이 날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했었지. "

   "  근데 , 어머니 , 저이 바람을 어떻게하면 잡을수 있데유 ? "
  
   "  잡긴 뭘 잡어 , 몇번 말려도 안들으면 나한테 알려., 멧텡이로 인절미를 만들어 버릴테니까,

      제 아내같이 영리하고 형제들한테 잘하는 사람을 두고 한눈을 파는 놈이 인간이냐 ?

      언제라도 얘기해라. "


   " 애비야 ,이쪽방으로 건너와봐라 "
  
   " 네  이놈 , 딴데 한눈 팔고 다닌다면서.. "

   "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에요 ? "

   " 네가 바람을 피운다면서 , 에미가 어때서 한눈을 파는거야 ?,

    이놈아 , 남자 체통좀 지켜라, 가족의 기둥인 네가 그러면 안된다.

    옛말에두 가장은 가족의 등불이라고 하지 않했느냐 ? ,

    이 시간이후로 그러면 너는 인절미 인생이 되는거다, 알았냐 ? "

  " 아니 , 바람은 뭐구,  또 인절미는 뭐래유 ? , 어휴 답답해라 "

  
   저녁때가 되니 더욱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으나 시원한 바람이 나에게는

   알수없는 뜨거운 바람으로 느껴졌다.

   하루 종일 어머니한테 이해도 안되는 바람타령만 듣다보니 무언가 뒤집어 쓴거같은

   생각이들었다.


   " 아롱 엄마 , 저녁 바람이 참 시원하지 ? "

   " 어, 속이 다 시원하네, 이렇게 시원할수가...."
  
   " 그렇게 시원해 ? ,  당신 , 어머니한테 내가 바람 피운다고 고자질한거지? "
  
   " 어 ,  바람만 피운다고 했지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야 "

   " 내가 언제 당신같이 영리하고 예쁜 사람을 두고 바람을펴 ? "

   " 당신 ,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람을 계속 피우고  있잖아 , "

   " 좌우지간 이해가 안되네.   어휴 , 답답해라 "

   "  당신은 허구헌날  음악감상 아니면 오디오 만지작 거리는 것이 일상일만큼

     나는 음악때문에 소박맞은 기분이야,


     당신은 음악하구 바람난거 아닌가 ? ,


     어머니가 내대신 꾸짖어 주시니  십년된 체증이 확 뚫어지는 기분이네 !'

   " 그럼 피장 파장이네 , 당신도 그동안 바람을 꾸준이 피워왔잖아    "

  "  에구 망칙해라 , 이이가 ? , 할소리 안할소리가 따로있지, 어디 근거있어 ? , 말해봐 "

  "  갑자기 교과서가 생각나네 "

  "  엥 ?,  뜬금없이 웬 교과서 ..? , "

  "  당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옳은 얘기라서 교과서가 떠올랐지 "

  "  아니 다행이네요 ! , 그나저나  근거나  빨리 대봐  "


  "  당신의 오디오에대한  잔소리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