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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C88 CR형 포노 앰프

by 정호윤 posted Mar 1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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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정호윤입니다.

ECC88과 CR형 RIAA 곡선 보정을 하는 포노 앰프를 만들었습니다.
IMG_7468.jpg

이전에 만들었던 C3g 3결 CR 포노 앰프인 목련의 연작으로, 목련이 2005년 3~4월 이야기이니 3년을 꽉 채워 완성입니다. 'ㅅ'

쓴 관은 ECC88/6DJ8입니다.

진공관 설명입니다.

ECC88(필립스 사양서-ECC88.pdf PCC88.pdf)
- TV 튜너의 케스코드에 쓸 목적으로 만들어진 진공관입니다.
원래 태생은 PCC로 300mA 히터전류를 만족하는 관이었으나 나중에 ECC로 6.3V 히터전압을 만족하는 관으로 나옵니다.
(간혹 필립스의 사양서를 보면 같은 형번이라도 E보다 P쪽의 자료가 상세한것이 있는데, 이것은 원래 P쪽이 먼저 나왔기 때문입니다.)
현대 소스가 갖는 높은 출력전압에 적당한 증폭율, 낮은 내부저항과 높은 상호콘덕턴스 등이 현대 오디오에서 각광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디오리서치사의 제품들, 커시오 오디오의 잭다니엘 프리등을 통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관은 역시 암페렉스의 피리부는 진공관 그림이 있는 이른바 '뷰글보이'입니다.
(처음에는 진공관에 피리를 부는 '소년'이 있다고 해서 진짜 소년이 피리를 불고있는것으로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ㅅ')
이 밖에도 지멘스의 전설같은 CCa, 텔레푼켄 각인(이 회사는 만들기만하면 명관입니다. 'ㅅ'), 필립스 미니와트의 SQ,
멀라드의 방패로고 등 많은 회사들이 ECC88을 만들었고, 암페렉스의 경우 세계전도가 그려진 월드로고도 유명합니다.
(월드로고의 경우 생산지는 대부분 미국인데, 간혹 유럽산도 있습니다.) ECC88/6DJ8의 경우 핀에 별다른 처리를 하지 않는데,
이후 E88CC/6922 부터는 핀에 금도금을 합니다. E188CC/7308 도 금도금이 되며 간혹 고신뢰관에서도 금도금핀이 아닌
경우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고신뢰형번에서는 금도금이 기본이다. 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동등 및 호환관에는 ECC88/6DJ8, E88CC/6922, E188CC/7308, 지멘스의 CCa, 러시아형번으로 6N23P,
히터특성이 다른 PCC88, UCC88등이 있습니다.

진공관 정전압 회로에 사용한 EZ90/6X4, EL90/6AQ5, EF91/6AM6, CV286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회로입니다.
ECC88_CR_PHONO_SCH.png

입력임피던스는 MM카트리지를 기본으로 47KR을 적용했습니다.

포노앰프의 경우 수백가지의 카트리지가 있고, 카트리지마다 출력전압은이 제각각이라
얼마를 기준으로 하여 최종이득을 얼마로 잡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에는 여러가지 카트리지의 출력전압을 조사하여 MM카트리지의 기준출력을 10mV로 잡고 이득을 잡아
최종출력을 1.5~2V 정도가 되도록 회로를 구성했습니다.

10mV가 입력되어 1.5~2V가 나오려면 이득은 150~200배, 약 43.5~46dB가 되어야합니다.
또한 첫단에서 증폭된 신호는 CR 필터를 지나면서 20dB(10배)가 감쇠되므로
회로의 전체이득은 63.5~66dB, 약 1500~2000배가 되어야합니다.

처음 회로를 구성했을때는 첫단과 둘째단 모두 SRPP로 구성했는데,
ECC88 SRPP회로의 대략적인 이득을 후하게 줘 25배라고 해도 겨우 625배이며,
CR필터의 0.1배 감쇠를 적용하면 이득은 겨우 겨우 62.5배, 출력전압은 625mV입니다.
 
<2007년 8월에 작업된 SRPP 구성 기판>

이미 기본적인 작업을 끝낸 상태이기 때문에 관종을 바꿀수는 없었고, 결국 더 높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캐스코드로 바꾸게됩니다.
IMG_7448.jpg
<캐스코드로 바뀐 첫단-원낙 좁은곳에 부품을 넣다보니 잘 보이진 않습니다.>

캐스코드로 바꾸고나서 예상되는 이득은 첫단 약 120배, 둘째단 25배로 총 3000배에 CR필터 0.1배 감쇠를 곱해 총 300배였습니다.
캐스코드의 이득은 실제회로를 꾸며 확인하였는데, 그 결과 약 60~90배 정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득 차이가 나는것은 캐스코드회로의 특징으로 양쪽으로 잘 선별되어 짝을 지은 관을 써야 채널사이 이득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첫단의 60~90배와 둘째단의 25배를 곱해 이득은 총 1500~2250배, CR 필터 0.1배 감쇠를 적용하면 150~225배가 됩니다.
그러면 10mV를 넣어 약 1.5~2.25V 가 나오며, CDP 와 번갈아 들어도 음량차이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IMG_7450.jpg
<SRPP를 쓴 둘째단>

자목련의 가장 큰 특징은 CR 필터에 러시아산 테플론커패시터를 쓴것입니다.
IMG_7443.jpg

테플론 경우 절연재료로서는 최상급으로 알려져있지만 커패시터의 절연재료로 쓰기에는 조금 어려워 만든다고해도
다른 금속증착필름구성의 커패시터보다 같은 용량에서는 무척 큰 부피를 갖게 됩니다.
(제가 쓴 종류와 같은 구성에서는 0.22uF가 가장 큰 용량이었는데, 그 크기는 거의 박카스 병만합니다.)
주파수 특성이 우수하고, 음색적으로 선호된다고 이야기를 들어 궁금했지만 무시무시한 크기와 적은 용량으로
국내에서는 부품으로만 돌아다니고 실제로 사용된것은 거의 없는것으로 생각됩니다.

크기가 작으면 덩달아 용량도 적어지기 때문에 이 적은 용량을 확실하게 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CR필터의 포노앰프를 생각했고, 해외에서 판매되는 용량중에서 쓸 수 있는 용량을 어렵게 구해 적용했습니다.

(해외에서도 테플론커패시터를 CR 필터에 쓴 CR 포노가 게리 핌씨에 의해 발표되었습니다. GARY PIMM의 포노 보기)

테플론커패시터를 씀에 있어 문제는 크기뿐만이 아니라 특유의 단자도 한몫을 합니다.
게리 핌씨의 경우 쓴 커패시터의 크기 차이가 커 단자에 선을 잇고 단자대에 붙였는데,
저는 비슷한 크기를 활용해서 DHT에서 판매하는 단자대에 바로 올렸습니다. (덕분에 한번 붙이면 고칠 수 없습니다. 'ㅅ')
전체적인 배치는 좌우대칭으로 깔았으며, 한정된 단자대에 많은 부품을 배치하느라 무척 많은 종이를 버렸습니다.
IMG_7445.jpg

일반적으로 CR형 필터가 들어가기 전 커플링을 달아 직류를 끊는데 이번에는 CR필터가 끝나고 나서 커플링을 달았습니다.

각 단에 ECC88 한발씩 총 네발이 쓰입니다.
IMG_7469.jpg

전체적인 주회로부의 배선입니다.
IMG_7464.jpg

주회로부의 전체적인 바깥 모습입니다.
IMG_7474.jpg

뒷면은 전원단자와 입출력단자, 턴테이블의 접지단자로 단촐합니다.
IMG_7471.jpg

전원부는 작업해둔 전원부 기판을 소리전자의 전원부케이스에 넣어 분리했습니다.
IMG_7452.jpg

정류관 정류를 하면 필요한 전압을 얻을 수 없어 반도체로 정류하고, EZ90은 2극관을 묶어 전압상승 지연용으로 썼습니다.
IMG_7454.jpg

ECC88의 히터-케소드 절연전압은 상당히 낮은편이고, 본체쪽에서는 작업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히터플로팅은 본체쪽에서 작업했고, 히터정전압기판쪽에서 히터플로팅을 위해 내둔 단자에 연결하여 끝냈습니다.
IMG_7456.jpg
<히터플로팅을 위한 분압회로>

쇼트키 다이오드로 정류한 히터정전압기판입니다.
IMG_7459.jpg
분압된 히터플로팅전원은 미리 내어둔 단자로 이어져 히터플로팅이 끝납니다.

위에서 본 전원부의 모습입니다.
IMG_7465.jpg

전기적 특성입니다.

※ 전기적 특성은 사람의 신체검사와 같은것으로 기계적인 특성을 나타낼 뿐입니다.
기계적 특성이 재생음색을 나타내는것도 아니고, 기계적 특성의 우수함만을 목표로 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가 만든 기기의 신체검사를 통한 건강상태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이득 : 1KHz, 10mV를 넣을때 155~220배, 약 43.8~46.8dB (진공관의 특성에 따라 바뀝니다.) 이때 찌그러짐 약 0.33%
잔류잡음 : 왼쪽 2mV, JIS-A 보정 0.22mV, 오른쪽 2mV, JIS-A 보정 0.16mV

주파수 응답
ECC88_CR_PHONO_fr_res.png
포노앰프의 경우 평탄한 주파수응답이 없고, 기준주파수에서 얼마나 벗어나지 않는가가 중요합니다.
이번에는 저역은 조금 떨어지고 고역은 조금 높지만 전체적인 이득차는 최대 1dB를 넘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입출력 특성과 찌그러짐 특성은 올리지않습니다. 입출력특성의 경우 입력범위가 그다지 크지 않아 그래프의 의미가 없고,
찌그러짐의 경우 저역대 감쇠가 크기 때문에 측정기가 원하는 최저입력전압을 만족시키지못하기 때문입니다.

완성된 본체의 앞모습입니다.
IMG_7477.jpg

완성된 전원부의 앞면입니다.
IMG_7478.jpg

본체와 전원부를 잇는 전원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기에서 이 케이블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ㅅ')
IMG_7484.jpg

살짝 살짝 튀는 LP에서 나오는 소리가 나긋하니 듣기 좋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