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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

by 윤영진 posted Feb 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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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뒷걸음에 쥐 잡았는지,.....
초단 7C7을 C3G로 교체하고 상당히 만족했는데, 조금 더 잘 해보려고 하던 차에 GIO형님이 회로를 보여주셔서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새벽 2시까지 앰프 배를 따고 고행을 했습니다.
제가 감으로 잡았던 것과 비교하자면 B전압과 그리드 전압 등을 약간 올려잡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물론 전에도 있었지만)가 생긴 것이 아무리 저항의 수치를 테스터로 일치시켜 페어로 잡아도 좌우측 전압이 모조리 틀어지는 것입니다.
한 시간쯤 바보처럼 고민하다가 관을 바꿔봤습니다. 허- 2개의 관이 생산 로트 번호까지 일련번호인데 완전히 특성이 다른 겁니다. 그러니 좌우간 전압이 다를 수 밖에.....

일단 나중에 관을 페어맞춤 하기로 정하고 일단 가능한 선에서 5% 이내로 조정을 했습니다.

마누라 뛰어 놀라올까봐 볼륨 조심하며 들어보니, 심도도 좋아지고 음의 텐션도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심야라는 조건을 전제하고도 이 소란스러운 소리의 정체는?
손가락으로 앰프를 살짝 두드려보니 "터-엉... 터-엉...."소리가 방을 울립니다.
초고역 발진도 나타나는 것 같고.... 그리드 스토퍼 저항도 걸었는데 효과가 없는지....

특히 관 특성이 틀어진 쪽이 심합니다.
한 마디로 C3G란 것이 정격 전압에 가깝게 걸면 마이크로포닉 노이즈를 피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혹시 그리드간 간격이 좁은 탓인지, 3결로 바꾸면 차이가 있을지, 전압을 더 내려야 하는지... 고민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숙제로 미루고 잤습니다.

옛말에 모두 다 좋은 경우는 없다고 하더니, 미인이 성질 더럽기 쉽다더니.....

그러고 보니 먼저 사용하던 7C7이란 관이 참 좋은 관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이게 아주 오래 전에 BROOK 등 일부 메이커에서만 2A3 등과 조합해서 사용했지, 다른 메이커나 자작인들의 회로에서는 거의 안 쓰인 관인데, 그만 바람 피우다 조강지처 생각 다시 나듯이 좋은 품성이 부각된 겁니다.
관 스펙은 거의 6J7에 가깝습니다. 꼭지 없는 6J7이라 할지....
유리관이지만 내부 쉴드도 잘 되어 있고, 크롬 헤드도 노이즈 유도를 막는 것 같고.....

음질도 나무랄 데 없고, 웬만해서는 말썽도 잘 안 일으키고, 모양도 예쁘고.....
특히 직렬 3극관을 출력관으로 쓴 회로에 잘 맞아서 출력관의 음색도 잘 살려 줍니다.

그러나 한번 얼굴에 철판 깔고 C3G랑 바람을 폈는데, 채 1주일도 되지 않아서,
"여보 잘못했어! 당신이 최고야... 그 여자 알고 봤더니 얼굴은 예쁜데 성질이...." 운운 하며
조강지처 치맛폭으로 기어들수는 없지 않습니까?

거 참 체면이 뭔지, 일단 한번 세컨드 성격 좀 잡아 봐야 하겠습니다.^^
며칠 사귀어 보고 결론 내리기는 성급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