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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분적으로 틀렸습니다

by 윤영진 posted Feb 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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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해서 제가 한 시도가 부분적으로는 맞지만, 종합적으로는 옳지 않았습니다.
밤 늦게 잠깐 들었을 때는 아주 좋았지만, 오전에 시간을 들여 들어보니 무언가 빠진 것이 있습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배음이 죽었습니다.
3극관 싱글앰프를 굳이 듣는 이유가 바로 '배음(2차 고조파)'인데, 이게 많이 죽었습니다.

아마 직렬 3극관의 구조상, 캐소드에 유도된 신호 성분을 바이패스 콘덴서로 흘리지 못하고 음극에서 국부 피드백이 걸리다보니, 2차 고조파 성분이 제거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게다가 히터에 교류 공급한 것도 배음 문제와 관련이 있나 봅니다. 전문지식이 없어서 정확히 파악은 못하지만 대충 그런 감이 듭니다.

초단, 출력단 2단의 경우 초단에서 국부 NFB를 걸어서 최대한 광대역을 확보하더라도, 직렬 3극관을 출력관으로 사용할 경우는 캐소드 바이패스를 제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전해 콘덴서를 쓰기는 죽기보다 싫습니다. 이걸 걸기만 하면 이상하게 정도 이상으로 게인이 올라가며 100Hz 부근의 부미 베이스가 부풀어 오릅니다. 게다가 2차 고조파가 아름답게 생성되지도 못합니다. 더욱이 초고역에서 지저분해집니다. 이걸 보완하자고 필름 콘덴서를 병렬로 달아도 고역은 개선되지만 웬지 전체적으로 어지러워 집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다가, 부품 박스를 뒤졌습니다.

하-  220uF짜리 150V 내압의 질 좋은 필름 콘덴서가 2개 있습니다.
이걸 쓰기로 했는데, 문제는 2가지. 워낙 크기가 커서 앰프내부에 공간이 비좁습니다.
또 하나, 이 220uF의 용량이면 너무 게인이 부풀지 않을까 걱정이었습니다.
게인 걱정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앰프 내부에 어렵게 공간을 만들어 달았습니다.

정답입니다.
죽었던 배음이 완벽히 삽니다. 부미 베이스도 없습니다. 게인도 그다지 오르지 않습니다.
게인은 전해 콘덴서 100uF짜리 붙였을 때보다 오르지 않습니다. 이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결론은 캐소드 바이패스 콘덴서의 품질도 커플링 콘덴서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캐소드는 그리드 만큼이나 민감한 곳입니다. 이곳에 다는 바이패스 콘덴서의 품질은 직방으로 음질에 영향을 줍니다.
아마 전해 콘덴서는 캐소드에서 교류 신호 성분을 바이패스 하는 과정에서 낮은 속도의 문제로 인한 리액턴스, 평탄하지 못한 주파수별 임피던스 특성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아마 보통 전해 콘덴서는 콘덴서 내부에서 교류 성분을 후딱 처리해 버리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다시 일부를 거꾸로 토해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캐소드 바이패스 콘덴서의 접지라인은 굵고 아주 짧게 캐소드 저항 접지에 최대한 가까이 붙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결론은....

초단 캐소드의 바이패스 콘덴서는 제거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물론 이걸 제거하고도 충분한 뮤 값을 얻을 수 있고 관내 저항도 낮은 관의 선택이 전제됩니다.
이로써 초단에서 저 노이즈, 광대역의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얻고, 이 신호를 질 좋은 커플링이나 인터스테이지를 거쳐서 출력관에 보내되, 출력관의 바이패스 콘덴서는 절대로 엉성한 전해 콘덴서를 써서는 안 됩니다.
물론 블랙게이트니 하는 개선된 전해 콘덴서가 있지만, 이 것들의 가격이 언감생심입니다.

을지로 부품상을 가면, 150V 정도 내압의 고용량 필름 콘덴서를 구할 수 있습니다.
100uF에서 200uF 넘는 것까지.....
가격은 블랙 게이트의 1/5 - 1/10 수준이고 음질은 훨씬 좋습니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탄탈 콘덴서입니다. 그런데 밀리터리급 습식 탄탈 정도라야 음질을 보장하는데, 이것들 역시 맞는 내압의 맞는 용량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결국 국산 필름 콘덴서가 최선의 대안입니다. 단, 크기가 크니까 앰프 내부의 공간 여유가 필요합니다.

오전에 앰프 테스트하고 있는데 마누라가 올라와 잔소릴 합니다.
윗층에서 돌절구 굴리냐고?
초저역의 깔리는 저음이 공간을 울리지 않고 바닥을 울립니다.
초고역 배음까지 상큼하게 삽니다.

처음으로 트랜스아웃 프리앰프가 CR식 프리앰프보다 광대역 특성에서 이겼습니다.
물론 프리앰프 혼자의 힘이 아니고 파워앰프와 서로 팀웤을 이룬 결과입니다.
프리앰프에서 전달된 신호를 파워 초단에서 일단 고임피던스로 받아 국부 NFB를 걸어서 다림질을 한 다음에 출력단에 넘기니까, 프리앰프 자체의 대역 특성까지 개선된 효과를 얻습니다.
커플링으로 사용한 테플론 콘덴서도 한 몫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