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by 윤영진 posted Jul 13,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나 주위의 진공관 기기 사용하시는 분들의 궤적을 좇아보면, 전에 미국의 할아버지 매니아 한 분이 말했던 순서대로 가는 것 같습니다.

호기심-매혹-환희-싫증-변덕- 다시 호기심.......

1) KT88, 6550, EL34 등의 빔관이나 5극관 PP앰프로 시작, 다극관 싱글앰프도 트라이
   - 이 정도면 최고다. 마란츠와 매킨토시면 끝이라고 흡족
   - WE나 알텍, 랑지뱅 등을 듣고 마란츠와 매킨토시를 배신
   - 기기 바꾸며 금전 출혈 심각
   - 바꾸고 한동안 만족하지만, 남의 집에서 들어 본 3극관 앰프에 미혹되기 쉬운 때
   - 커플링 교체나 부품 교체 등으로 음이 바뀌는 것에 열광해서 한동안 땜질에 빠짐
   - 부품 땜질에도 지치면 케이블 갖고 한동안 씨름

2) 211, 845, 801, 811, 300B 등 고출력 직렬 3극관 싱글앰프와 병행
   - 아직 앰프의 힘에 기호가 기울어 있어서 고출력 3극관에 관심
   - 다극관 앰프와는 다른 투명한 음색에 한동안 흡족
   - 오래 듣다보면 음이 강하고 쏜다는 미혹에 빠져서 다른 생각이 자꾸 유혹
   - 남의 집에서 저출력 고전관앰프 빌려다 비교. 남의 집에서 들을 때는 좋았는데, 매칭이 안
     되는 느낌. 스피커 등 시스템 매칭 때문에 한동안 고통받음

3) 스피커 등 시스템 변화
    - 빈티지 고효율 혼 스피커로 거의 굳어짐
  
4) 고출력 3극관 싱글에서 점차 저출력 3극관 싱글앰프로 이동
    - 90%가 300B로 .....그러다가 2A3이나 45 등으로 가는 사람도 생김
    - 스피커와 매칭이 잘 되니 새로운 세상을 본 듯한 환희에 빠짐
    - 그러나 가끔 화끈하게 대음량을 울려보고 싶은 유혹이 슬금슬금

  * 이때 쯤이면 서당개 3년이 넘어서 기기 개조나 자작에도 손을 대고 온갖 시행착오를 겪음

5) 다극관 PP를 다시 물려 보지만,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 적응 못하는 사람이 많음

6) 결국 3극관 PP 한대 정도를 구해 싱글과 병용
    - 이제는 앰프에 있어서는 끝이라고 호언장담
    - 그러나 싫증이라는 악마가 호시탐탐 기회 노림

7) 이제는 프리앰프가 핵심 과제라고 선언하고 온갖 프리앰프를 갖고 고행
    - 결국 CR형, 트랜스아웃형 2 종을 병용하는 선에서 타협

8) 우연히 남의 집에서 PX25, DA30, ED, RE604, RS241, AD1, PX4 등 유럽관 앰프 들어보고
   기분이 상당히 요상해짐
    - 웬지 내가 몰랐던 다른 세계가 있었다는 자괴심에 빠짐
    - 결국 유혹에 못 이겨서 사고를 저지르고 맘. 지갑이 거의 찢어져서 너덜거림
    - 드디어 이제는 더 이상 진공관에서 더 나가지 않는다고 종착역을 선언

9) 205D, 악마의 속삭임
    - 제대로 된 205D를 아주 우연히 들어보는 사고가 발생
    - 출력 0.5-1W 짜리 앰프가 드디어 인간을 고뇌의 늪으로 끌어 당김
    - 마음이 약한 분은 유혹에 이기지 못함
    - 아하- 통재라! 스피커가 못 따라주는 사태 발생
    - 결국 고효율 풀레인지로 소심하게 가거나 찢어진 지갑을 털어서 올혼 시스템으로 질러버림

10) 과연 끝인가?
    - 205D로 듣는 해금 연주에 눈물이 핑도는 경험을 하면서 이제 진공관의 끝에 드디어 섰다
      고 해탈의 감정에 빠짐
    - 그런데 왜 이리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가......
    - 다시 고출력 PP앰프를 만지작거리기 시작

* 결국 처음 시작했던 곳에서 도돌이표......

    
    "오디오에는 끝이 없다. 단지 변덕과 바꿈질만 있을 뿐이다."

마누라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리며 주로 하는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