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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A 방송용 믹서콘솔 종합앰프

by 이성규 posted Oct 2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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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주에 이성규입니다.

RCA 방송용 믹서콘솔 종합앰프입니다.
구입한 지 벌서 3년이 넘어 갑니다.

전에도 한 번 이 게시판에 올렸지만 다시 올립니다.
모노 장비로 방송국에서 썼던 것입니다.

가운데가 프리앰프이고 왼쪽이 W.E 349A (6V6) 피피이고 오른쪽이 싱글입니다.
원래 모노라 피피 한 대 싱글 한 대였으나 이베이에서 한 대씩을 몇년에 걸쳐 어렵사리 구해서
스테레오화 시켰는데
즉, 가운데의 프리앰프가 3조가 있었는데 이 것은 스테레오가 되어 두 조는 팔아묵고
그 자리를 싱글과 피피 한 대씩 채워서 파워를 스테레오화 한 것이므로
어찌보면 이 모노 콘솔앰프 두 대를 잡은 것이지요.

이 작업은 이 게시판에 자주 나오시는 이규영님이 해주셨습니다.

전원부는 탄약통 모양으로 분리되어 따로 있습니다.
인풋 아웃풋 프리 및 피피 싱글 모두 정통 트랜스방식입니다.

RCA 가 전세계 스튜디오와 방송국을 휩쓸 무렵에(웨스턴보다 더 유명하고 전세계적으로
많이 보급되었음) 그 진가를 발휘했던 모델이기도 합니다.

전에 우리나라 KBS 에도 몇대 있었는데 모노장비라 스테레오화 되면서 1970년도에 불용처분
되어 부품으로 산산조각 나 없어져 버리고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단 한대도 없는 줄 압니다.

그래서 KBS에서 방송박물관을 지어 방송장비를 전시해둘려고 하는데 자기네들도 이 물건이
없어서 안의 내용물은 관두고 껍데기라도 기증할 의사가 없냐고 그랬다는군요.

원래 싱글은 스튜디오에서 송출방송국까지 송출용 앰프였고 피피는 진행방송의 모니터용
인 것으로 압니다.

여기에 쓰인 트랜스들은 RCA 에서 UTC에 특주하여 만든 것들로 마킹되어 있습니다.

각설하고, 왜 이 앰프를 다시 거론하느냐 하면,
제가 205D 싱글구동의 웨스턴 솥뚜껑 파워앰프(사진 위에서 옆탱이에 보임)와 197A 아우트
프리앰프를 주로 들어왔는데,
최근에 197A 프리를 몇가지 튜닝하고 업그레이드 하느라 잠시 개조 작업중이라 병원에
입원중이라 이 웨스턴 앰프를 못들어 대신 이 RCA 앰프를 잠시 들면서,

글쎄 또 헷갈리기 시작한 겁니다.
고역 중역 저역 전대역에 걸친 바란스 어디 흠잡을 데가 없고 그 촉촉한 질감 또한
끝내주는 겁니다.
단점이라고는 웨스턴에 비해 음이 단단함이 모자라고 약간 퍼진듯하고 음이 약간 뒤로
한발짝 물러서면서 두리뭉실 하다는 느낌만 빼놓고는요.

망사로 커텐을 쳐 놓고 듣는 듯한 분위기로 음이 안개가 자욱하게 낀 듯합니다.
안개낀 장춘단 공원처럼요.
그러나 이 점은 개개의 호불호에 갈릴뿐 이런 점을 더 좋아할 수도, 이런 분위기의 음
을 오히려 음악성으로 치고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줄로 압니다.

웨스턴에는 없는 이슬비가 부슬부슬 올 때와 같은 그 음울한 분위기,
웨스턴은 이에 비하면 어둡다기 보다는 굉장히 밝고 화사한 편이거든요.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맬랑콜랑하기 그려내는 그 음악적인 분위기는 웨스턴에서는
맛볼 수 없는 또다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어두운 것만도 아니고 밝을 때는 또 밝습니다.
누가 그러데요 소리란 무릇 밝은 면도 있어야 하지만 어두운 면도 있어야 한다구요.

이거 한대면 프리에서 싱글파워와 피피파워까지 다 돼는데 웨스턴이니 뭐니 하면서
부질없는 짓 하는 거 아닌지 무지하게 헷갈립니다.

나중에는 웨스턴이니 뭐니 해도 다 팔아버리고 욕심을 다 버리고 툴툴털고 하산할 무렵에는
요놈 하나로 정착할 지도 모르겠다 하는 불안한(?) 생각이 언듯 스치고 지나갑니다.
이거 한 대면 웨스턴이니 가락이니 마란츠니 뭐니 하는 것들을 다 넉다운 시킬 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문득들어 횡수 좀 떨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귀가 얇은 지 모르겠습니다.
줏대도 없이요.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_^


청주에서 이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