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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by 윤영진 posted Oct 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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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원하던 소리가 납니다. 휴-

15인치 우퍼를 사용하는 3웨이 혼 스피커로는 알텍소리, JBL소리, EV소리 등등 유닛이나 앰프 조합에 따라 대충 어느 소리나 비스하게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 12인치 타노이 실버에서 내는 현악기 소리는 쉬 낼 수 없었습니다.
조금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이것까지 낼 수 있는 선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수년을 고생했는데, 마침내 덩치 큰 혼 스피커에서 타노이 실버 12인치의 현악기 소리가 납니다.

물론 스피커 튜닝이 우선이었지만, 스피커에서 일부러 독특하고 개성적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애초에 생각이 없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앰프에서 소리를 컨트롤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역대의 클랑필름 드라이버와 바이타복스 혼이 지대한 역할은 한 것은 인정합니다.

지금까지 과정을 간략히 말하자면, 주로 주관적이지만 "소리에 저해가 되는 것들을 하나씩 없애가는 것"이었습니다. 대체로 저항과 콘덴서가 타겟이 되었습니다.
앰프가 대량생산되면서, 음질에 유리하지만 무겁고 비싼 이유로 트랜스포머와 코일을 밀어내고 대체했던, 바로 그 콘덴서와 저항들.....

1. 우선 프리, 파워에서 모든 전해 콘덴서를 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필름으로 바꾸며 용량을 정상 이하로 줄여나가다 보니, 저역 임피던스가 증가해서 중고역으로 밸런스가 치우치곤 했습니다. 이 문제는 쵸크 코일을 사용해서 잡았습니다.

2. 다음이, 커플링 콘덴서를 없애는 작업이었습니다. 당연히 단간 결합은 전부 트랜스로 대체되었습니다. 트랜스결합만 한다고 음이 무턱대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질 좋은 트랜스를 임피던스를 잘 매칭해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저항값이나 용량값은 쉬 부품을 구해 하루에도 수십번은 바꿀 수 있었지만, 잘 맞는 트랜스포머를 제 때 구해서 자주 실험해 볼 수가 없었으니.... 수 개월 동안 원하는 트랜스를 찾거나 기다리며 보낸 적이 많았습니다.

3. 마지막이 플레이트 저항을 빼는 것이었습니다. 플레이트 저항은 직류는 낮은 임피던스로 플레이트에 공급하되, 플레이트에서 흐르는 교류신호는 철저히 블로킹해 주어야 하는데, 아무리 높은 저항값의 저항도 쵸크 코일의 성능에는 당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플레이트 쵸크로 대체했습니다.
이에 따라 프리건 파워건 전원부 B전원 공급라인에는 저항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직렬로 걸리는 것은 모두 쵸크 코일 뿐입니다. 아니 딱 하나, 파워앰프 정류관 다음에 39옴짜리 권선저항이 하나 붙었을 따름입니다.

결과적으로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는 트랜스포머와 쵸크로 안팎에 더이상 부착이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프리앰프 섀시 위에 균형 안 맞게 쵸크가 임시로 올라앉아 있어서 볼품이 없습니다.

프리에, 전원 1, 필터 쵸크 2, 플레이트 쵸크 2, 인풋 2, 아웃풋 2 전부해서 9개의 트랜스포머가 사용되었고,

파워에, 전원 1, 필터쵸크 1, 플레이트쵸크 2, 인터스테이지 2, 히터 2, 아웃풋 2 등 총 10개의 트랜스포머가 들어갔습니다.

앰프를 스테레오 타잎으로 구성했고, 싱글 1-2단 위주로 했으니 망정이지, 모노블럭으로 하고 증폭단 수를 늘렸으면 트랜스포머가 얼마나 더 즐어갔을 지 한숨이 나옵니다. 지금 19개가 한 30개 쯤으로...
물론 앞으로도 지금 상태에서 약 4개쯤 추가가 될 계획입니다. 그리드 리크 저항을 쵸크 코일로 대체하고, 파워앰프에 인풋트랜스를 넣어서 밸런스 접속을 할까 생각중입니다.

역시 마지막으로 4개 추가된 플레이트 쵸크의 역할이 '화룡점정'의 작용을 했습니다.
전원부 필름 콘덴서의 채택과 빠른 전원스피드, 단간 트랜스 결합 등의 영향으로 섬세하고 스피디하기는 하지만 약간 강하고 딱딱한 느낌도 있었는데, 여기에 탄력과 부드러움, 역감을 보충했습니다.

현악과 성악 위주로 약 3시간 들으며 오래 전에 듣던 타노이 실버 12인치의 소리를 추억했습니다.

맑고 투명하고 섬세하고 탄력있고 능청맞다가도 그늘지고 쌉쌀하기도 한 그 소리.....

진공관 앰프란 것이 자꾸 만지다 보니 결론적으로 1930년대 설계되었던 그 모양으로 회귀해 버리는군요. 그 때 이후 진공관 앰프는 퇴보했다고 말버릇처럼 해 왔지만, 직접 손과 귀로 경험해보니 맞는 말입니다.

앞으로 파워앰프의 출력회로를 바꾸는 작업을 해 보려고 합니다.
패러피드나 CR부하 회로 등등.....
자꾸 생각하는 것이 트랜스포머와 코일을 늘리는 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