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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저음

by 윤영진 posted Jul 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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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반적인 가옥구조로 볼 때 복 받은 일부 애호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청실의 앞뒤 길이가 5-10m 정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옆면의 거리는 이보다 좁겠지요.

이 때 정재파는 ......
10m라면 17Hz의 배수로, 5m라면 34Hz의 배수로 발생하면서 모드 축적을 일으킵니다.
정재파로 인한 모드 축적으로 특정음이 부풀어오르는 강도는 정재파의 기음(위 17Hz, 34Hz)에 가까울수록 큽니다.

정재파를 줄이기 위한 애호가들의 노력도 여러가지 있습니다.
저는 뒷벽에 옆으로 주-욱 옷을 걸게 만든 옷걸이를 두고 옷을 잔뜩 걸어두어 1차 반사파를 줄입니다. 왜? 별도로 돈을 안 들여도 되니.....

물론 샾에 가면 각종 음향 보조기구들이 있어서, 벽과 코너, 천정 등에 달고 붙이게 되어 있습니다. 가격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귀와 청감심리상 '저역'이라고 판단하는 주파수 대역은 30-100Hz 대역입니다.
우리 가옥 구조에서 가장 정재파가 강하게 축적되는 주파수 대역과 비슷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30-100Hz 대역이 평탄하게 재생되고, 정재파도 잘 콘트롤된 음을 들으면
"저역이 부족하다"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애호가들의 시청공간에서 주파수 측정을 해 보면, 30-100Hz 대역이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역이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이 많습니다.
스피커 메이커에서는 의도적으로 이 부분을 부풀려 튜닝해서 판매를 합니다.

중저역은 오디오적 쾌감을 특히 많이 제공하는 대역입니다.
생음과는 다른 "오디오적 쾌감"에 익숙한 저희들이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어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어찌 보면 조미료를 탄 음식에 길들여진 입과 혀와도 같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중저역을 좋아하는 분들은 특히 빈티지 시스템을 좋아하는 분 중에 많습니다.

우리 몸에서도 나이 들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이 아랫배(소위 똥배)입니다.
건강하지 않은 살이지요.
오디오에서도 아랫배(30-100Hz)는 건강하지 않은 살입니다.

애호가들 중에 자신의 오디오시스템이 "실연주장"보다 더 좋다고 하기도 하는데,
그런 이유 중에서 가장 잘 드는 이유가 "고역과 저역의 충실도"입니다. 일종의 라우드니스 효과입니다.
고역이야 멀리서 잘 안들리던 것이 집에서는 트위터가 가까워 잘 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중저역의 부푼 음이 그런 느낌을 들게 합니다.

물론 소리의 밸런스도 개인의 기호가 강한 호불호가 엇갈리는 세계이니 그런 약간은 오디오적 쾌감이 강조된 소리를 듣는 것을 더 좋다는 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연주음과 비슷하게 재생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중저역의 살은 조금 빼고 듣는 것이 어떨지.....

뱃살을 빼는 몇 가지 간단한 시도는....

스피커를 평판으로 한다든지,
흡음재나 음향판 등을 써서 정재파 반사를 억제한다든지,
앰프의 전원부 콘덴서 용량을 약간 억제하고 스피드를 올린다든지,
우퍼를 큰 거 1발에서 작은 거 여러 발로 한다든지,
앰프의 증폭단수를 최소화한다든지....

등등이 있습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저역의 재생한계를 잘라내는 방법은 안 좋다는 것이고,
최대한 20Hz까지 끌어내리면서 30-100Hz 대역만 플랫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게 말처럼 쉽게는 안 되는 고난의 길입니다.

저 역시 오디오건 뱃살이건 빼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