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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저지르기

by 윤영진 posted Feb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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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는 싱글 파워앰프를 한동안 인터스테이지 구동을 하다가,
최근에 커플링 결합으로 바꿨습니다.
트랜스아웃 프리와 인터스테이지 구동 파워앰프가 장점(?)이 중첩되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파워앰프의 커플링을 0.22uF을 쓰는데, 영 고역과 저역이 마음에 안 듭니다.

MIT를 쓰면 대역과 스피드는 좋은데 소리가 얇고 고역에서 약간 날리는 경직된 소리가 나고....
오일콘덴서도 빈티지건 러시아산 광대역형이건 역시 고역과 저역 끝 단이 애매해지고.....
중역 해상도도 조금 부족하고....

대역도 넓고, 두께도 있고, 맑은 소리가 나면서 날리지도 않는 그런 커플링은 없나?
특히 저역의 바닥 마무리가 빠르고 해상력 있고, 댐핑도 확실한.....

아무리 수십종의 좋다는 커플링 콘덴서로도 답은 "없다!"더군요.

그래서 구정 하루 잡아서 무모한 짓을 했습니다.
MIT의 콘덴서가 내부에서 10개의 필름 콘덴서를 병렬로 연결한 구조라는 점에
착안을 했습니다.
한 마디로, 기본 품질이 훌륭한 러시아산 군용 오일 콘덴서로 MIT 콘덴서를 만든다는
컨셉입니다.

0.022F짜리 러시아산 오일 콘덴서를 10씩 한 조를 묶었습니다.
고무줄로 팅팅 감아서 리드선을 굵은 선재에 모아 연결했습니다.
무지 뚱뚱한 콘덴서 모양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모양이 안 좋지요...^^
앰프 공간이 좁아서 미리 자리잡고 있던 부품들을 옆으로 비끼고.....

작업 하면서도 속으로 "내가 지금 미친 짓 하고 있지...."라는 말을 수도 없이 되뇌었습니다.
마침 콘덴서가 집에 많이 재고가 있었기에 저지른 짓입니다.

달아 놓고 한 시간쯤 지나자 찜찜하던 마음이 확 날라갔습니다.
원하던 소리가 나옵니다.

우선 대역은 테프론 콘덴서보다 더 넓으면 넓었지 좁지 않고,
스피드 빠르고, 저역 끝단의 각이 확실히 잡힌 해상력과 댐핑도 들은 중 최고입니다.
고역도 아주 넓은데 불구하고 가볍게 날리는 소리가 절대 안 납니다.
중역대의 배경도 조용하고 무음과 발음 사이의 콘트라스트도 명확합니다.
질감도 오일의 질감이 나옵니다.

^^

바보짓 한다고 시작한 짓인데, 결과는 "띵호!" 입니다.

전에는 커플링 콘덴서는 무조건 병렬 연결보다는 단발 연결이 좋다는 일반적 상식에
대항을 못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란 것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