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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제 트랜스로 되돌아갔습니다ㅠㅠ

by 윤영진 posted Jun 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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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A3 싱글을 다시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먼저 사용하던 빈티지 전원트랜스가 열이 많이 나기에,
국산 트랜스로 갈면서 온갖 호들갑을 다 떨었습니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험'이라는 마물에게 되게 시달렸습니다.

전에 린 올슨이라는 사람이, "출력트랜스나 인터스테이지 트랜스 같은 신호계 트랜스들은
대개 신경써서 만들어서 대충 소리의 질이나 대역특성 등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
전원 트랜스는 아주 문제가 많은 물건이다"라고 한 것이 새삼 옳은 소리 같습니다.

설인즉슨, 전원트랜스는 보통 하나로 통합해서 B전압용, 정류관 히터용, 초단 히터용, 출력관 히터용 등 대개 4개 이상의 출력 탭을 모아서(물론 내부에서는 분리해서) 감습니다.
그런데, 이 각각의 권선들이 내부에서 자속을 주고받고 서로 괴롭힌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서로 치고받고 하는 소리가 선이나 섀시를 타고, 또는 대기중 공간을 격해서
증폭신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지요.
이런 안 좋은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트랜스를 감을 때, - 방법은 잘 모르지만- 각각 영향을 주지 않게 차폐하고 어쩌고 해야 하는데, 이게 아주 복잡하고 원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각각의 전원부 트랜스를 전부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지요.

제가 바로 그렇게 무식하고 복잡하게 했습니다.

전원부 트랜스를 전부 5개를 사용했습니다.
- B전원용 고전압 트랜스 1개
- 정류관용 히터 트랜스 1개
- 초단관용 히터 트랜스 1개
- 출력관용 히터 트랜스 2개

여기에 인터스테이지 2, 출력용 2 합하니 또 트랜스가 9개나 붙어버렸습니다.
무겁고 혼란스럽고 복잡하고....ㅠㅠ

그리고 초단과 출력관 모두 교류 공급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 놓고 보니, 트랜스는 늘었지만, 정류를 위한 복잡한 부품들이 싹 빠져서 오히려 내부가 시원해졌습니다.

결과는 "매우 만족!!!"입니다.
험이나 노이즈는 직류 정류해서 히터점화시킨 PX4 싱글과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효율높은 혼스피커에 귀를 대고 들어도 안 들립니다.
프리 볼륨을 완전 개방해도 미세한 화이트 노이즈 아주 작게 들릴 정도입니다.

결국 느낀 점은, 진공관 앰프에서의 기본적으로 어스처리를 교과서적으로 하고,
전원부 트랜스들을 개별 사용하면 아무리 히터를 교류 점화해도 험은 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오히려 외제 유명 트랜스는 출력 트랜스보다도 전원부 트랜스를 더 찾아서 써야 하겠다는
점입니다.

교류 점화시 험을 잡기 위해서 10턴짜리 밸런스 가변저항을 단다거나, 복잡하게 중점 잡는
회로를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이 다 필요없습니다.
신호계 쉴드선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다 꼬아서 연결했는데 전혀 험 안납니다.
물론 신호계 배선과 전원부 배선의 위치나 거리 등은 신경을 무지 썼습니다.

전문가 한분께 물어봤더니, 출력 트랜스 같은 것은 품질만 인정받으면 충분히 고가로
판매가 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장인들이 신경써서 잘 감고 있지만,
전원부 트랜스들은 아무리 잘 감아도 사용자들이 인정을 안 해주고 들인 공만큼 가격을
받을 수 없어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열 많이 나는 B전원용 트랜스만 용량 큰 걸로 바꾸고 손을 때려고 합니다.
물론 미제 군용 중에서 하나 구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