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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필터콘덴서 용량과 정류 전류량

by 윤영진 posted Jun 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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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도 한동안 전원 필터용 콘덴서 용량에 대한 논란이 여러번 되풀이 되었습니다. 용량을 크게 달아야 한다는 분들의 주된 의견은, "전원 임피던스를 낮춰서 중저역의 힘을 붙이고, 험을 줄인다."는 것이었고, 저같이 되도록 용량을 줄이려는 사람은 "음의 스피드를  증가시키고, 사용되는 진공관들에 대한 무리한 부하를 줄이겠다."는 요지였습니다.

  전에 오래 사용하던 메이커 앰프(알텍, 랑지벵, IPC....) 들의 경우는 대체로 필터 콘덴서 용량이 일반적인 수준(제게는 많은)이었는데, 예외없이 처음 파워앰프에 전원을 넣으면 "부---웅"하는 듣기싫은 신음소리가 10초 전후 나오다가 관이 안정을 찾았습니다.

   이유가 잘 아시겠지만, 전하가 충전이 안된 콘덴서에 충전이 되기 전에 필터링 안 된 전류가 과도하게 흘러서 생기는 소리입니다. 소리야 가끔 전원 켤 때만 참으면된다지만, 이런 현상은 그만큼 고가의 진공관들에게 무리를 가해서 결국 수명단축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입니다.

   마찬가지로 소스기를 켠 채 전원을 끄면 약 10초 쯤 소리가 나오며 점점 작아지다 없어집니다. 과충전된 콘덴서들이 전류 공급을 안 받아도 남은 전류를 흘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근래에 제가 직접 만든 앰프는 전원을 켜도 "부--웅"하는 소리가 안 들리고, 소스를 켠 채로 전원을 내려도 1-2초면 음이 딱 꺼집니다.

   정확히 맞추지는 못했지만, 두 가지를 약간 인색하게 맞춘 탓인 것 같습니다.
   필터 콘덴서를 되도록 작은 용량으로 달고, 정류관의 허용 전류량을 앰프의 회로에서 필요로 하는 량의 약 110-120% 정도의 것을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처음에는 일반적으로 예상하듯이 중저역의 역감이나 볼륨감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단지 "저역 대역의 축소"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콘덴서 용량을 늘리고, 정류관을 대전류용으로 바꿔 꼽는 일은 수십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어렴풋이 깨닫게 된 것이, 대역이 축소도거나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여진 전력의 과도함"과 이로 인한 "부미 베이스"의 문제였습니다.

   저역의 대역 확장은 "힘(POWER)"과는 약간의 관계 외에는 그다지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각 단의 임피던스 매칭과 브리징의 문제, 단간 트랜스의 대역 특성, CR회로에서의 시정수, 출력관 부하곡선의 바른 선택, 캐소드 바이패스 처리 등등이 잘 맞으면 대역 특성은 따라서 확장되더군요.

   특히 트랜스의 선택과 진공관과의 임피던스 정합이 매우 어렵더군요. 전문 지식 없이 동냥들은 파편적 초보지식으로 하다보니....

   결론적으로, 이런 제반 조건을 잘 맞추면, 전원필터 콘덴서 용량을 작게하고 B전압 공급전류량을 인색하게 해도 저역 대역의 확장, 빠른 응답특성과 댐핑, 부풀지 않는 깊은 저역을 보다 더 잘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소출력(5W 이하) 직열 3극관 싱글앰프의 경우 대부분 전원부 콘덴서의 총용량 합계는
60-80uF 정도, 정류관 전류량은 전체 소요 전류의 120% 정도가 적당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얼마전 지지고 볶은 2A3 싱글앰프의 예를 들자면, 16-16-32 uF을 썼고, 정류관은 U52를 꼽으니, B전압이 약간 상승하면서 저역이 너무 부풀어서 지금은 U50을 쓰는데 딱 원하는 소리를 냅니다. 아마 대부분(90% 이상)의 2A3 싱글에서 U50(80, 5V4, 5Y3...비슷) 정도의 낮은 전류용량을 가진 정류관을 사용하는 앰프는 없을 겁니다.
  물론 정류관을 바꾸면 가변식 감압 저항의 값을 조정해서 B전압을 맞춰줍니다.

  약간 과장된 비유를 해보자면, U52를 꼽으면 저역이 방바닥에 이불 깔리듯이 나오고, U50을 꼽으면 방바닥에 구멍이 뚫린듯이 저역이 밑으로 빠집니다.

   대부분의 앰프들을 보면, 100uF짜리 전해콘덴서를 두서너개씩 붙인 경우도 있고, 5U4G, 5U4GB, 5AR4, 5R4GY 등등의 정류관이 대부분입니다.

   힘있는 저역을 얻기 위해서 정류 전류량을 늘이고, 필터콘덴서 용량을 늘리고, 커플링 콘덴서 용량을 늘리다 보면, 정작 "진짜 대역의 확장"은 놓치게 되기 쉽더군요.

   저도 오랜 동안 부미 베이스를 진짜 저역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가정 실내에서 문짝이 드르르 떠는 부미 베이스가 울릴 때, 저역이 무지 잘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부미 베이스는 20-30Hz 근처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대체로 50-100Hz 근처에서 발생시킵니다.
   실제로 측정해서 20-30Hz 근처까지 주파수 특성이 평탄할 때는 부미 베이스가 잘 안납니다.
방문이 부르르 떠는 소리를 내는 경우는 영락없이 주파수 특성이 100Hz 근처에서 불룩 올랐다가, 50Hz 부근부터는 급격히 떨어지는 주파수 곡선을 나타냅니다.

   물론 제 의견은 순전히 주관적으로 제가 독특하게 좋아하는 소리에 맞는 조금은 극단적인 것입니다. 혹시라도 주관적인 의견을 보편적인 결론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비친다면 전적으로 저의 잘못된 표현능력과 내용 부실의 탓입니다. 양해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