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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재미에 이젠 섀시에까지 돈 들이고 맙니다

by 윤영진 posted Jul 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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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재미에 빠져, 3대의 파워앰프를 만들어 잘 듣고 있습니다.
RS241 SINGLE, PX4 SINGLE(LK4112, AC044, E406N 겸용), 2A3 SINGLE ....
각각의 출력관마다 제조사나 제조시기 등으로 다른 것들이 몇 종류씩 되다보니, 실제로 비교해서 듣는 관의 종류는 약 20종 정도 됩니다.
여기다가 호환 가능한 정류관만 10여 종을 바꿔 꼽다보면 나중에는 소리에 대한 구분도 헷갈립니다.

결론적으로 선입견과는 달리 종합점수가 가장 높은 것은 2A3(모노 플레이트) 앰프입니다. 상대적으로 부품을 좋은 것을 쓴 것도 아니고, 특별히 정성껏 만든 것도 아닌데....우연히 잘 만들어졌는지, 원래 관이 좋은 것인지...^^  아마 초단과 출력관 모두 별도의 히터 트랜스로 교류 급전하는 것이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다른 앰프들은 출력관을 모두 직류 정전압으로 히팅합니다.

따라서 히터 험만 잡을 수 있다면, 초단과 출력관 모두 별개의 히터트랜스로 교류 급전하는 것이 음질에는 최선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PX4와 AC044, PP3/250은 바이어스 등 변경 없이 호환이 되고, LK4112와 E406N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들 두 개 그룹을 바꿔 꼽으려면 캐소드 저항값도 그렇고 전압도 미조정을 해줘야 하는데, 여간 귀찮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로 LK4112와 E406N을 함께 별도로 사용하는 앰프를 하나 더 만들계획을 갖고 부품을 모았습니다.
문제는 역시 섀시입니다. 기성품이나 주문품이나 국산 섀시를 찾아보니, 저렴한 것은 눈에 안 차고 마음에 드는 것은 아무리 싸도 60만 원 이상을 주어야 합니다. 두랄류민으로 된 호화 섀시는 100 몇 십만원이 넘더군요.

알미늄이나 두랄루민 아닌 목재 베이스로 방향을 잡고 국내에서 찾아보니, 원하는 흑단 원목으로 만들자면 이것 역시 가장 싼 견적이 약 40만 원이 나옵니다.
결국 중국으로 눈을 돌려서 찾아보니, 동일 품질과 디자인에 50% 이상 저렴하더군요.
그래서 스테레오형 파워앰프 베이스 대형 1개, 전원 분리형 프리앰프용 중형 2개를 주문했습니다. 국내에서 1대 만드는 값보다 좀 더 들었습니다. 국산품 애용을 하고 싶어도 돈이 원수라...

몇 달을 두고 유럽과 미국의 소출력 직열 3극관을 싱글앰프에 비교해서 들어보니,
어느 정도 관의 성격이나 음색도 인지가 되고, 각각의 장단점도 파악이 됩니다.
또한 드라이빙 회로와 튜닝방식에 따른 음색 변화, 정류관 선택에 따른 차이 등 수백 가지 이상의 조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소리에 너무 재미가 있습니다.
역시 기성품 오버홀이나 튜닝을 통한 재미는 변화의 폭이 너무 적어서 재미가 덜했는데
직접 회로 구성이나 변경을 마음대로 하면서 들어보니 다양성을 마음대로 추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 결과 전에도 한번 글로 썼던 것인데, 되풀이 합니다.

전원부 트랜스는 정말 좋은 것을 잘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국내 제조사들이 말로는 동판으로 내부 차폐를 잘 해서 상호 유도 간섭을 막았다고 선전을 합니다만, 실제로는 거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00% 유도험이 발생합니다. 유도험이야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섀시로 직접 누설되는 자속은 PVC 부싱을 사용해서 섀시와 격리시켜도 발생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아무리 트랜스 위치를 조정하고 각도를 맞춰도 누설자속과 유도 험은 제조 공정에서 잘못된 것이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국산 전원부 트랜스를 사용하면서는 전원 트랜스는 섀시와 절연하고 히터 트랜스는 전부 분리 급전하는 것으로만 유도험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제작할 앰프의 트랜스는 전부 유럽과 미국으로부터 모두 유명 기성품을 주문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중요도가 더 앞서는 출력 트랜스는 국산의 경우도 구성과 제작만 잘 하면 성능에서 외산에 별로 뒤지지 않습니다. 즉, 소재나 제작 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원가를 고려한 제작 상의 성의 문제"가 작용했다고 봅니다. 내국인들은 모통 전원부 트랜스에는 높은 비용을 지불하려고 안하는 것이 원인인가 봅니다.

따라서 새로 제작할 출력 트랜스는 파워는 국산, 프리아웃은 외제로 준비를 했습니다.


요즘 새삼스럽게 느끼는 거지만, 파워앰프의 드라이브 회로로는 "울트라패스 회로"를 강력 추천합니다.
두번 째 만든 RS241  싱글앰프의 드라이브단을 울트라패스 회로로 했는데, 그냥 일반적인 인터스테이지 회로로 한 것보다 마음에 듭니다.

처음에는 플레이트 쵸크 채널당 160H를 통해 B전원을 넣고, 커플링 콘덴서를 거쳐서 출력관 그리드에서 그리드 쵸크 300H를 붙였습니다. 소리결은 아주 좋았는데, 문제는 초단관을 뮤 30짜리(REN904) 하나로 드라이브하다 보니 게인이 너무 낮았습니다. 그렇다고 드라이브관을 하나 더 쓰는 것은 싫고.... 그래서 커플링 콘덴서와 그리드 쵸크를 빼고 15K : 60K 짜리 전류를 흘리지 못하는 인터스테이지로 대체했습니다. 음색은 전보다 못하지만 게인이 딱 맞습니다.

만약 처음과 같은 회로로 구성한다면 초단관을 EC52나 MH41 같은 뮤값이 높은 관으로 쓰면 될 것 같습니다. 나중에 한번 시험해 봐야 하겠습니다.

보통은 스피커의 잘못으로 치부되는 문제지만, 대개 대형 2-3웨이 혼형 스피커를 듣다보면,
가장 불만이 생기는 것이 우퍼와 중역 이상의 혼의 소리가 잘 이어지지 않고 따로 노는 문제입니다. 일종의 부미 베이스가 가장 우선되는데, 중역 이상의 혼 소리의 낭랑함과 달리 우퍼에서는 벙벙하고 무겁고 퍼지는 저역이 나오기 쉽습니다.

물론 다극관 PP앰프(직열관도 PP는 유사)나 TR앰프에서는 쉽게 우퍼의 댐핑을 다스리면서 저역의 FO를 낮게 울릴 수 있지만, 소출력 싱글앰프에서는 댐핑과 저역 콘트롤에 신경쓰자면 중고역이 문제가 생기는 등 균형잡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드라이브단을 울트라패스 회로로 하니, 광대역 특성을 넓히면서도 중역과 저역이 통일성있게 이어지고 중저역의 투명성과 댐핑이 좋아집니다.  부미 베이스는 거의 완전하다 싶을 정도로 제거됩니다.

가장 큰 장점은 인터스테이지 트랜스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차에 전류를 흘리는 인터스테이지 트랜스를 20Hz까지 평탄한 특석을 얻으면서 20,000Hz까지 뻗게 만드려면 정말 힘이 듭니다. 그것도 1차 인덕터스를 늘려서 15K옴 이상의 임피던스를 가지려면 무지 힘이 듭니다.
그런데 전류를 안 흘리는 인터스테이지를 사용하는 울트라패스 회로에서는 싸고 쉽게 광대역의 인터스테이지를 만들 수도, 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세상에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인데, 어쨌든 울트라패스 회로에서는 인터스테이지에서 초단 캐소드로 커플링 콘덴서가 삽입됩니다. 이 콘덴서의 용량은 정해진 것은 없고 귀로 들어가면서 정해야 하는데, 보통 2-20uF 정도 선에서 편차가 매우 큽니다. 얼마나 저역 하한을 늘려 잡을 것이가에 따라 용량을 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콘덴서에서 음이 착색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정도 높은 용량의 질 좋은, 그리고 내압이 높은 콘덴서를 선택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초단 플레이트 전압이 185V로 걸려서, 독일산 폴리프로필렌 20uF/250V 를 걸어서 쓰고 있는데, 고역이 마음에 안 듭니다. 마음에 드는 대용량 고전압 커플링 콘덴서를 찾는 것도 숙제 중의 하나입니다.

새로 제작하는 전원 분리형 트랜스아웃 프리앰프에도 출력단에 울트라패스 회로를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보통 사용하는 '패러피드 회로'와 '플레이트 출력 회로'와 비교해 보고 그 결과를 언젠가 글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