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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못 고치는 빈티지 애호가들의 고질병

by 윤영진 posted Jul 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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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수백번 정도는 논의가 오고간 얘기겠지만, 아직도 잘 고쳐지지 않는 빈티지 애호가들의 고질병이 있습니다. 바로 "오리지널 부품 고집병"입니다.

빈티지 기기의 사용되는 능동소자(진공관 등)들은 맛이 가거나 수명이 다하면 즉각 교체를 잘 해 줍니다. 문제는 수동소자들인데, 콘덴서와 저항 같은 것은 "중고가격 떨어진다"와 "오리지널 음색이 변한다."는 이유로 앰프에서 연기나고 트랜스에서 타는 냄새 나고, 진공관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버티는 분들이 많습니다.

빈티지 앰프에 달린 블랙뷰티, 꿀벌 콘덴서 등은 아마 50% 정도 리키지가 있을 것이고,
페이퍼 오일 콘덴서들도 상당수가 오일이 새거나 말라서 리키지가 있습니다.
30-40년 이상된 전해 콘덴서들 역시 아무리 유명 제품이고 오리지널이라고 해도 상당수가
불량입니다.
저항 역시 플레이트 저항이나 캐소드 저항, 감압 저항 같이 열 많이 먹은 저항들은 노이즈 메이커 역할을 떠나서 저항값이 수십% 씩 변해서 고가의 출력관을 태워 먹는 주범 역할을 합니다.

심지어는 전원트랜스나 출력 트랜스까지 내부에서 권선을 태워먹는 주범으로 이런 불량 부품들이 한 몫을 합니다.

아낌업이 노후 수동소자들은 새 부품으로 교체해 줘야 합니다.
만약 그래서 나중에 싫증난 기기를 중고거래할 때, 문제를 삼는 사람한테는 안 팔면 그만입니다. 그런 것을 문제삼는다면 존중할만한 빈티지 애호가 자격이 부족하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그래도 실정이 그런 걸 어떠냐고 되묻는다면, 교체된 오리지널 부품을 버리지 말고 잘 싸뒀다가 함께 드리면 됩니다.

콘덴서는 당연히 요즘 것들이 우수합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좋았겠지만 오래 되면 다 불량이 됩니다.
저항의 경우는 탄소체 저항이나 권선저항은 요즘 것들이 옛것보다 못한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지요. 다행히 저항은 콘덴서처럼 오래 둔다고 망가지는 것은 아니니 남아있는 빈티지 부품 구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빈티지 배선재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오래된 배선제들은 WE이니 뭐니 유명한 명찰을 달고 있다고 해도, 철저하게 공기와 차단이 된 것들이 아니고.... 그러다 보니 선재의 표면이 산화되거나 때가 묻어서 전기도 잘 안 통하고
땜납도 잘 접착이 안 됩니다.
그러다보니 칼 같은 것으로 도체 표면을 잘 긁어서 납땜을 해 보지만, 단심선이야 통하지만 수십가닥 연심선의 표면에 들러붙은 산화물과 묵은 때는 쉬 벗기기 힘듭니다. 그러다 보니 땜이 잘 안되고 "냉땜"의 위험이 높습니다.

이걸 잘 붙이자고 하다보면 "페이스트 떡칠"을 하거나 "고열로 지져서 누가 이기나 시합"을 하기 십상인데, 페이스트 떡칠은 접촉면 전기저항을 높이는 주범이고, 고열 고문은 연결된 저항이나 콘덴서를 불량으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WE 선재를 썼더니 WE 소리가 나오더라는 분들이 있는데, 참 믿기 힘든 신화입니다.

빈티지 기기는 일단 손에 들어오면, "보존 및 장식용"인지 "실제 활용"인지를 정해서 후자일 경우는 가차없이 노후 부품 갈아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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