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출력트랜스 결정론에 대한 의구심

by 윤영진 posted Jul 17,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PP용 출력트랜스는 싱글용에 비해서 제작의 난이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물론 좋은 PP용 출력트랜스를 만들자면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는 아닙니다. 특히 1차 2개의 권선이 정확한 페어가 되게 감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합니다.

어쨌든 싱글아웃용 트랜스는 특히 "저역 리스폰스의 확장"이라는 조건이 붙으면서 수많은 어려움이 꼬리를 물게 됩니다. 그래서 트랜스가 무지 커지고 특수한 권선방법이 동원되고, 툭주한 코어가 동원됩니다.

최근 3대의 싱글앰프를 만들면서 각각 서로 다른 성격의 아웃트랜스를 사용했습니다.

미국 UBT의 중급 상용 판매제품(25Hz-30KHz까지 평탄 스펙), 국내 유명 트랜스 공방에서 특주한 대형 트랜스(가청 대역 위아래까지 거의 평탄), 독일 장전축에서 추출한 아주 작은 트랜스 (스펙상 저역이 50Hz부터 저감, 고역은 아주 높게 평탄)......

스펙과 가격 :  국산 특주트랜스 > 미제 중급 UBT > 독일제 허접(페어에 6만원 쯤 주고 샀음)

가격은 가장 비싼 것이 가장 싼 것의 10배쯤, 중간은 딱 그 중간....

그런데 앰프에서 나오는 음을 비교해 보면 스펙 데이터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특히 저역을 비교해 보면 6만원짜리 독일제 허접 OPT가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질좋은 저역이 깊이 떨어집니다.
물론 각각의 앰프가 약간씩 회로 차이가 있고, 사용된 관이나 구성이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저항 부하 패러피드 인터스테이지 드라이브가 효과를 봤는지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대역특성, 음질, 음색 종합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6만원짜리 고물 트랜스가 1등을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당연히 제가 일부러 어떤 앰프는 대역을 줄이거나 한쪽으로 기울게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각각 최선을 다해서 대역특성을 확보하느라 부족한 힘을 다 썼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다른 면은 몰라도 저역에서는 큰 차이가 날 것이라고 선입견을 가졌는데.....

선배 고수님들이 직열관 싱글앰프는 출력관과 출력트랜스에서 거의 음이 좌우된다고 해서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이 출력 트랜스란 것에 대해 심히 의구심이 듭니다.

전체적인 회로구성과 조화로운 제작이 이루어진다면 특정한 한 가지 부품에 의해서 음이 좌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그냥 애기 주먹만한 크기의 빈티지 출력트랜스 중에서 저렴하게 구해서 사용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P모 등등 국내외 저명한 출력트랜스 구하느라 고생하고 돈쓰고,  장인분들에게 제작을 애걸하며 돌아다닌 것을 생각하면 맥이 빠지기도 하고.....

얼마전 어떤 분이 스펙도 형편없고 값도 싼 프리아웃 트랜스를 통해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하는 경우와도 일맥상통입니다.

제 글은 절대로 "빈티지 트랜스가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앰프란 것이 특정한 부품 하나의 우수성 보다는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다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Articles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