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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소드 바이패스회로에서의 크로스 토크

by 윤영진 posted Jan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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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앰프의 증폭회로에서 캐소드 바이어스 회로가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증폭관의 열폭주 등에 안전하고, 회로 구성이 간단해서 자기 바이어스회로를 거의 대부분 활용하지만, 음질상으로는 고정 바이어스 회로에 비해 약점이 큽니다.

우선, 자기 바이어스가 출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약점이 주로 강조되는데, 이는 큰 문제가 아니고 보다 중요한 문제는 플레이트 전압 스윙을 제한하기 때문에 다이나믹 레인지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음의 명료도가 낮아지고, 낮은 음량 레벨에서 해상도가 떨어집니다.

또한 자기 바이어스 회로는 공통되는 캐소드 신호 서킷을 갖게 됨에 따라 '크로스 토크'가 발생해서 음의 입체감과 임장감, 음장의 깊이를 훼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력관 바이어스에는 웬만하면 자기 바이어스로 타협을 하게 됩니다.
회로 구성도 복잡해지고, 만약 값비싼 출력관을 사용한다면 수시로 바이어스 체크로 수동 조정해 준다는 부담도 발생합니다.

그래서 출력관의 경우는, 전원 디커플링을 필요한 저항으로 분리해서 플레이트 공급 전압을 분리해서 어느 정도 크로스 토크를 줄이지만, 역시 어스 라인을 공유하게 되는 캐소드 신호 서킷에서의 크로스 토크 문제는 남게 됩니다

따라서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서 진공관 앰프의 음질 향상을 위한 타협적인 노력을 들인다면,
프리앰프의 증폭단과 파워앰프의 초단 증폭회로의 바이어스 회로를 손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트랜스아웃 프리앰프에서의 경험

독립된 정전압 전원으로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만들어 수 개월 동안 여러가지 튠엎을 해 왔습니다.
증폭부의 구성은 인풋트랜스-어테뉴에이터-증폭관-OPT의 아주 단순한 구성이고,
플레이트 쵸크를 이용한 패러피드 회로로 출력단에 직류 바이어스는 걸지 않았습니다.

최근까지 자기 바이어스로 일반적인 패러피드 회로를 유지했으나, 근래에 두 가지를 교정했습니다.

울트라패스로 OPT를 거친 신호를 커플링 콘덴서를 통해 직접 캐소드로 넣었고,
캐소드 저항과 바이패스 콘덴서를 배터리로 교체했습니다.

이미 B전원은 플레이트 쵸크와 그 전단 디커플링에서 채널분리가 충분히 되었고, 위의 두 가지 교정으로 증폭단까지 분리가 충분히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음의 다이나믹스가 개선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소리가 커졌다든가 거칠고 힘이 있어졌다든가 하는 뜻은 아닙니다.
소리가 없을 때의 적막감, 소리가 나올 때의 기민성, 소리가 터질 때의 경쾌함 등이 좋아져서 전반적으로 해상도가 좋아졌습니다.
또한 대용량 바이패스 콘덴서를 신호가 흐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신호의 착색이나 대역별 불균형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스내어 드럼의 찰찰거리는 소리나 하프의 트레모로 고음 처리 등이 상큼하게 더 잘 나옵니다.
중역과 저역의 이음새에 대한 해묵은 불만이 조금 줄었습니다.
싱글아웃 진공관 앰프의 구조적인 한계인 댐핑 부족은 저역의 통제 불확실로 저역 디스토션을 발생시키는데, 이런 저역 디스토션은 그다지 귀에 쏙 들어오지 않는 대신 중역과의 음감과 위상 불일치로 음이 부자연스러워지게 합니다.

그러나 가장 뚜렷이 변화된 것은 역시 스테레오 분리도입니다.
전체적으로 회로상 좌우 채널 간의 크로스 토크가 무시할 수준 이하로 낮아져서,
음장감과 깊이가 개선되었고, 음소 하나하나의 명확도와 해상도가 뚜렷이 좋아졌습니다.
크로스 토크의 해소는 음의 분리도 뿐 아니라 명료도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2. 파워앰프 초단 증폭회로의 경우

프리앰프에서의 음질 개선에 고무되어, 시험적으로 파워앰프 한 대를 골라 초단 증폭회로를 역시 배터리를 이용한 고정바이어스와 울트라패스로 바꿨습니다.

프리앰프에서 느꼈던 만큼의 획기적인 변화에는 못 미치지만, 역시 동일한 방향으로 상당히 개선이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특히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동일한 변화를 함께 갖게 되다보니, 두 가지가 더해져서 전보다 그 변화된 폭이 컸습니다.

*****

최근 고정 바이어스 활용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고정 바이어스와 자기바이어스를 적당히 혼용하는 앰프도 자주 보이고....
정전류전원에 의한 고정 바이어스 방식도 상당히 많은 시도와 적용이 보입니다.

저도 FET 등을 이용한 정전류전원을 사용해보려고 하는데, 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일이라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충전식 배터리를 이용한 방법은 저 같은 귀차니스트에게도 그다지 무리가 안 가는 손쉬운 방법이라 누구에게나 쉬 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단한 증폭단을 가진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나 파워앰프의 초단에 적용해 보면서 변화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파워앰프에서는 고정식과 자기식을 반씩 썪는 혼용방법이 가장 적당한 선택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