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빈티지 트랜스의 한계와 매력

by 윤영진 posted Feb 09,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드디어 설 연휴 2일을 몽땅 투자해서  두번 째 LK4112 싱글을 완성했습니다.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도 플레이트 쵸크를 바꿔서 드디어 원하는 수준으로 완성을 했습니다.
결국 충무로 김선생님에게 가서 부탁해서 감았습니다. 1KHz에서 약 1,000H 나오게 최대한 인덕턴스를 늘려 감고, 에어갶을 최소한도로 줄여서 Q값도 살려 고역 감쇄를 최소한으로 억제했습니다.

1.

LK4112 싱글 1호기는 국내에서 특주된 대형 OPT, 현대적인 음색의 룬달 인터스테이지 등을 사용해서 만들었었는데, 전대역이 충실하고 늠름하고 상쾌한 소리를 잘 내주었습니다. 이 앰프는 현재 PX4 싱글로 개조되어 잘 듣고 있습니다.

2호기는 전원트랜스를 제외하고 신호계를 전부 독일제 빈티지 트랜스로 구성했습니다.
트랜스 구하는데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인풋, 인터스테이지, OPT....
OPT는 작센베르크를 썼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듀얼모노 구성으로 두 채널의 전원을 분리해서 분리감을 높였고, 전원부 그라운드 어스를 2개월 이상 연구하고 자문 구해서 이상적으로 구성했습니다.
적은 필터콘덴서 용량으로도 험이 전혀 없고, 전원스피드가 지금까지 듣거나 만들었던 중에서 가장 빨라서 음의 이탈이 깨끗하고 우퍼 제동이 확실합니다.

ㅠㅠ:

그러나 문제는 빈티지 트랜스들의 저역이 상당히 롤오프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인풋, 인터스테이지, OPT 모두 그렇습니다.
약 40Hz부터 다운되어서 20Hz 근처에서는 - 6 DB 이상 빠집니다.
그러다보니 15인치 우퍼가 10인치 우퍼 정도로 느껴집니다.

세 가지 신호계 트랜스 모두 1930년대말부터 1940년대 중반까지 만들어진 것들로서 극장용 등의 용도도 아니었기 때문에 저역이 부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저역을 살려보려고, 일단 프리아웃과 임피던스 정합을 위해 사용했던 인풋트랜스를 뺐습니다. 약간 저역이 좋아집니다.
인터스테이지 2차에 저항을 붙여보니 약간 낳아지나 긴가민가 해서 떼었습니다.
보통 저역을 키우는데 사용되는 "전가의 약방문들"을 여러가지 구사해 봤지만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결국 OPT의 한계입니다. 패러피드로 출력단을 구성하지 않는 한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광대역 OPT로 바꿔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워낙 힘들게 작업을 한 탓에 다시 손 대는 것이 지겨워서 일단 쉬면서 에이징이나 시켜보자도 하루 종일 들었습니다.

참 사람은 적응이 쉬 되나 봅니다.
부실한 저역에 대한 반감은 자꾸 줄고, 마치 가을 하늘처럼 맑고 투명한 중고역 소리가 자꾸 좋아지는 것입니다.
좀 과장해서 하프 연주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납니다.

신호계 트랜스라는 것이 저역에 욕심내지 않고 분포용량을 줄이고 직류임피던스를 낮춰서 만들면 중고역이 맑고 투명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고민중입니다.
다른 앰프들은 모두 전대역 광대역으로 제작 튜밍되어 있는데, 이 앰프 하나쯤은 이렇게 저역이 좀 부족하되 중고역이 청명한 쪽으로 구색을 갖추어도 좋지 않을지....


2. 트랜스프리

그동안 대부분의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본인 소유 또는 타인 소유)를 들어보면서 늘 갖고 있던 아쉬움이 대역 특성이었습니다.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는 두툼한 중역이 매력이다."

라는 말에 동의를 안했던 것입니다.

좋은 트랜스아웃 프리앰프를 만드는 벙법은 거칠게 말해서 두 가지입니다.

1) 전류를 흘리는 타잎
   - WE197A, TE4387, 543A 등등의 최고급 OPT를 구한다.

2) 패러피드 등 OPT에 전류를 안 흘리는 방법
   - 저항부하, 진공관 부하, FET 부하 등의 여러방법이 있지만 이런 방법들은 높은 공급전압
     등 만들기 까다로운 점이 있습니다.
   - 결국 가장 만들기 쉽고, 음질에도 장점이 있는 쵸크 부하를 선호합니다.
   - 그런데 이 방식에서는 OPT보다 오히려 플레이트 쵸크의 품질이나 스펙이 더 중요해집니
     다.
   - 7K옴 정도 내부저항을 가진 6J5 류의 관이라면 300H 정도의 인덕턴스와 2.5K옴 이하의 직
     류저항값을 갖는 쵸크가 필요합니다. 만약 저처럼 내부저항이 12K옴 정도 되는 REN904 류
     의 관을 쓴다면 800H 정도의 인덕턴스에 직류저항은 5K옴 이내로 하고 싶습니다.
   - 결국 니켈코어를 사용해서 너무 가늘지 않은 권선으로 약 20,000 턴 정도를 감아야 합니다.

...... 결국 1,000H 정도의 쵸크를 어렵게 갑아서 장착하고 나니 20Hz에서 감쇄가 0.2dB  정도밖에 안됩니다. 고역은 25KHz에서 역시 - 0.2dB ....

트랜스아웃프리앰프가 중역대가 두툼하다는 편견이 여지없이 사라집니다.
전대역 평탄하고, 스피디하고 일체감있게 재생됩니다.
소음량에서도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저역이 깊고 명확하게 뚝 떨어집니다.
소스와 파워앰프의 성능을 거의 완전하게 드라이브해 줍니다.

플레이트 쵸크 때문에 6개월 고생한 보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