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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3극관 212E 싱글, WW!

by 윤영진 posted Apr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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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빈티지 오디오점 사장님이 거물 3극 송신관 4212E(미국형번 212E)로 싱글파워앰프를 완성했다고 해서 들어보고 왔습니다.
4212E는 영국의 STC에서 제조했고, 미국에서는 WE이 212E로 제조했습니다.

아직까지 이 괴물관으로 앰프를 만든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호기심을 누를 길이 없었습니다.

맥시멈 B전압을 3,000V까지 사용하는 정말 괴물같은 관인데, 이 앰프는 약 1,500V를 넣어서 적당히 드라이브했습니다. 심하게 구동하면 싱글 출력으로 100W까지 채널당 뽑을 수 있는데, 이 앰프는 50W 정도로 타협했습니다. 그래서 열도 그다지 심하지 않았지만 전기료는 걱정이 됩니다.

초단은 6J5 2단, WE349A로 인터스테이지를 드라이브합니다.
이런 고전압 앰프는 저희같은 초보자로서는 감전 위험 때문에 감히 엄두를 못냅니다.
게다가 전원트랜스부터 모든 트랜스들이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절연도를 갖춰야 하기에,
기성품 중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고, 대부분 특별주문을 해야 합니다.
만드신 분도 제작중 2번을 감전당해서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을 겪었다고 합니다.^^

오랜 동안 유행하고 있는 845나 211 같은 거대 송신관도 이 4212에 비교하면 애들처럼 보입니다.
소리를 듣기 전에는 211 등에서 느꼈던 거북스러움, 즉 시끄럽고 강하게 밀어붙이고 쏘는 느낌을 걱정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들었습니다. 소음량에서도 아주 유연하고 섬세한 것이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워낙 전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에어콘 한 대 틀어 놓은 정도의 전기료는 각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웬만한 가정에서는 구사가 어려울 것 같고, 50평 이상의 홀에서는 성능이 훌륭하게 나올 것 같습니다.

특히 감탄했던 것은 고출력 앰프로 혼 스피커를 대음량으로 구동하면 귀가 아픈데, 이 앰프는 3극관 특유의 배음이 우아하게 나와서, 약 2시간 동안 대음량으로 들었는데 전혀 귀 아픈 것을 못 느꼈습니다.

대형 혼스피커에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이 앰프로 울리기 까다로운 영국산 ATC100 같은 스피커를 울리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듭니다.
저같은 소출력 직렬관 애호가조차도 한대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드는 것이 참으로 사람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