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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초점(포커싱)에 대한 불투명한 초점론

by 윤영진 posted Dec 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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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포커싱은 전적으로 각각의 유닛과 스피커 시스템 전체의
지향축 기준의 360도 음압 방사패턴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물론 이는 무향실에서의 테스트가 기준이고
각각의 일반적인 실내 조건에서는 반사와 훼절과 모드 축적 등의 매우 복잡한 변수들이
종합적으로 작용을 해서 결과를 낳습니다.

스피커의 360도 방사패턴을 보면 대체로 지향축과 일치되는 축선상에서
가장 높은 음압이 나오고, 각도가 어긋나면서 조금씩 줄어들다가
90도 이상 벗어나면 매우 불규칙하고 지저분한 음압 변화를 보입니다.

특히 90도 이상 벗어나는 음압의 변화는 인클로져나 혼의 형상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반사와 훼절로 발생합니다.

혼이 흔히 지향성이 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축상에 가까운 방향에 음압 에너지가
주로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런 실험을 한 예가 찾기 힘들고, 또 그런 실험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모든 음향 엔지니어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케이블의 길이 차이에 의한 포커싱의 패턴 분석은 결과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향실에서 패턴 분석을 해 본다 한들
케이블의 길이 차이로 방사패턴이 바뀔 가능성은 없습니다.

얼마 전에 "무한한 효율을 내는 수소 에너지 발생기"라는 희대의 사기극이
튿통이 난 적이 있습니다.
열역학 기본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라 고등학교에서 과학 공부만 제대로 한 사람이면
쉬 알 수 있는 문제였는데, "돈 욕심"이 상식과 이성을 가린 셈입니다.

케이블의 변화(재질이나 길이)에 의해서 포커싱이 변한다는 말은
일단 "표현이 잘못"되었습니다.
포커싱이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음의 밸런스가 변한 것이 "음색의 변화"로 이어진 것을 두고
"포커싱이 변했다"고 잘못 표현한 것입니다.

즉, 가는 선을 써서 음의 에너지가 고역 쪽으로 옮겨가게 되면
일반적으로 음이 샤프하게 변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음이 샤프하게 변했다는 말은 고역 쪽으로 음색의 대역 밸런스가
옮겨진 것이지 "포커싱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더 나아가 케이블이 가늘어져서 고역 쪽이 강조된다고 해서
원래보다 고역의 음압이 높아졌을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저항 증가로 저역이 상대적으로 억제되어
고역이 더 강조된 것 뿐입니다.

배경이 검을수록 밝은 색의 명도가 높아보이는 착시와 같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인정할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음파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지향성이 강해집니다.
따라서 음역의 밸런스를 중고역 쪽으로 높이면 지향성도 강해집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음질은 저역이 덜 나오고 중고역으로 음압 에너지가 몰려서
샤프하고 지향성이 강해졌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좀 심하게 말해서 중고역에 밸런스가 기울어진 음이 좋다면 그냥 우퍼를 빼고
소리를 들으면 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스피커를 손가락으로 톡톡 쳐서 미세하게 위치를 조정하는 것 만으로도
음이 엄청 변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케이블은 1.5Cm 를 더 자르고 길게 하는 차이가 명확한 음의 차이를 만든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인간의 귀는 그 정도의 극도로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정도로
예민하지도 못하고 결정적으로 "음질에 대한 기억력" 자체가 인간의 뇌에는 없습니다.

즉, 사람이 청취 위치에서 음악을 듣다가 스피커 쪽으로 걸어가서 손가락으로 톡톡
스피커를 쳐서 1/10-1/100 mm 쯤 위치를 변동시켜 놓고,
다시 걸어서 원래의 청취 위치로 돌아와 먼저 듣던 음과 비교한다고 할 때....

이미 먼저 듣던 음은 잊어버렸고,
자신의 주관적으로 머리 속에서 상상한 "애매하고 불안정한 기억"과 비교해서
음질이 바뀐 것을 찾으려 합니다.

당연히 음이 변했다고 의식합니다.
음이 변한 것이 아니라 "청감각"이 시간축 상에서 왜곡을 일으킨 것입니다.
즉, 심리적인 변화일 뿐입니다.

이건 청감각 인지의 시간축 상의 변화이지 절대적인 음의 변화는 아닙니다.

그냥 청취 위치에서 일어나 스피커 쪽으로 걸어가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들어도 음은 바뀌었다고 느낍니다.(물론 아무 것도 안 변했다고
강하게 자기 암시를 걸면 절대로 음이 변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음의 변화는 마음 먹기에
따라 달렸습니다.)


음은 잠시 화장실 갔다 와도 달라지고,
전화 받고 와서 들어도 달라지고,
과일이나 음료를 먹고 나서 들어도 달라집니다.

복권이 당첨되었다는 희소식을 들어도 달라지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을 들어도 달라집니다.

왜?

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청감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스피커 선을 1.5Cm 잘라서 듣는다고 니퍼로 작업을 하고 단자를 붙이고
이걸 다시 스피커에 연결하는 동안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우선 시간축이 변화했습니다.
그 사이에 먼저 듣던 음은 매우 불명확한 "뇌의 음에 대한 흐린 기억"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케이블을 자르고 작업을 하면서 무언가 심리적인 기대감은 고조되었습니다.

변화를 찾겠다는 무의식적인 희망이 뇌에서 복잡한 연산을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케이블이 짧아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는 선입견이
동원되어 그로 인한 음의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읽은 남(소위 전문가)의 경험에 의한 변화에 대한 감동어린 글이 머리 속에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그런 시뮬레이션은 뇌의 인지능력과 청감각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아주 상식적인 시험 하나를 예를 들자면......

눈을 감은 피실험자에게 계속 조금 있다가 손에 불이 활활 타는 숯을 놓을것이란 암시를
주고 얼음을 손에 놓으면 피실험자는 화들짝 놀라며 "앗- 뜨거!"를 외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얼음 때문에 화상을 입는 사람도 있습니다.

과도한 아드레날린이 감각도 왜곡시키고, 신체의 대응도 오버하게 만든 결과입니다.


케이블로 인한 음의 변화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케이블 선택에 있어서 "상식을 벗어나는 미신"은 타파되어야 합니다.

좋은 케이블의 기본적인 선택 포인트는 ......

- 케이블의 굵기 : 도체에 흐르는 전류량에서 약간의 여유 있는 수준.

- 재질 : 재질의 일반적인 특성과 자신의 시스템과의 상성 판단(순동선, 주석 조금선, 은도금선,
슨은선, 알미늄선.....등등의 일반적인 재질 차이는 생략)

- 길이 : 각각의 기기 간의 거리에서 1.5배 안 팎의 여유 있는 길이. 너무 짧으면 연결 조건이
            나빠지고, 길어지면 효율이 떨어지고....

- 구조 : 선재의 가동과 제조 방식에 따른 적절한 구조를 갖추고, 외피는 필요한 부전도성과
            낮은 용량, 충실한 방진 완충기능, 부드러운 사용성 등을 갖출 필요. 연선도 단위
            굵기에 비해 얼마나 많은 수의 선을 포함하는가의 차이, 연선을 꼰 방식의 차이,
            굵은 선과 가는 선을 혼합해서 동축상으로 했는지 다심 동축으로 했는지 등의
            차이.....)

- 접촉성 유지 : 주기적인 단자 청소와 압착 밀도 유지

- 케이블의 설치 : 각각의 케이블이 놓인 위치가 서로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리 배치,
            케이블의 설치 형태나 상황이 진동이나 자계의 영향을 덜 받도록 주의

이상의 기본 요소만 숙지하고 잘 따르면 케이블에 의한 음질의 문제는 크지 않습니다.


* 오디오 시스템의 최종 음질은 "한계체감의 법칙"에 철저히 좌우됩니다.

소스부터 재생신호가 스피커를 거쳐 공기 중으로 에너지를 방사하기까지
스많은 경로와 부품를 거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안 좋은 요소가 전체 음질 모두를 그 안 좋은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이런 하향평준화를 일으키는 요소 중에는
"능동소자"의 영역이 가장 미치는 영향이 크고, 프랜스포머나 콘덴서 등의 신호계 수동소자도
영향 팩터가 높습니다.
또 주목해야 할 것이 "임피던스의 매칭과 브리징"입니다.

즉, 이런 전체 음질의 차이를 큰 폭으로 오르내리게 하는 요소들에 대한
끝없는 개선과 모색, 노력으로 일단 "한계체감의 법칙"으로 시스템 "하향평준화"를 일으키는
요소를 줄여나가는 데 모든 노력의 99%를 우선 투입해야 합니다.

케이블(특히 스피커 케이블)에 대한 것은 일단 위에 "좋은 케이블의 일반 조건"에 충실한
수준 정도에서 "유보"해 놓고,
다른 음질 변화 요인이 큰 것들이 어느 정도 확실히 안정된 이후에

"마지막 끝손질"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론입니다.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이상적으로 튜닝된 상황에서는
케이블의 차이가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스템이 불안정할수록 케이블 같은 요소가 이리저리 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시 강조해서,

케이블이 음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케이블이 다른 요소보다 강조되어 자칫 집착이나 미신에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