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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된 트랜스포머의 부활

by 윤영진 posted Jul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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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ranti는 1920년대에 영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품질을 과시했던 전자 부품 제조회사였습니다.
트랜스포머, 진공관, 저항, 콘덴서 등 종합적인 제품을 생산했는데
특히 신호계 트랜스포머는 당시 최고의 물리적 특성과
음질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Ferranti 가 성가를 높이던 시기는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로
이후에는 보다 발전된 기술을 가진 메이커들에 의해서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유독, Ferranti의 인터스테이지 트랜스포머와 아웃트랜스포머는
지금도 굳이 어렵게 구해서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거래 가격도 최신 제품을 웃돕니다.

오늘 주말을 맞아 계획 중인 몇 가지 작업이 부품 조달 지연으로
따로 할 일이 없어서,
거의 10년 가까이 보관만 하고 있던 Ferranti 인터스테이지를
PX4 싱글앰프에 장착해 봤습니다.

본래 이 앰프에는 룬달의 인터스테이지가 달려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재미삼아 달았다가 곧 떼어낼 생각으로.....

Ferranti의 카타로그 스펙데이터에 보면
이 인터스테이지는 80-12,000Hz내에서만 평탄합니다.
말 그대로 협대역으로 최신 제품인 룬달에 비하면
6.5인치 풀레인지에 비할만한 협대역입니다.

그런데....

처음 1차에 전류를 흘려서 들어보니
역시 중역만 나옵니다.

그래서 플레이트 쵸크 부하로 패러피드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어?........

웬만한 대역이 다 나옵니다.

저역은 30Hz까지는 평탄하게 느껴지고.....
약점이라면 초고역은 역시 좀 안 나옵니다.
그래도 15,000Hz까지는 나오는 것 같습니다.

몇 시간 전기를 먹더니 점점 고역도 터져나옵니다.

80년을 전기 맛을 못 보고 지냈으니
아마 일주일 정도는 에이징이 필요할 겁니다.

결론적으로....

주파수 대역 특성에 있어서는 최신 광대역 제품에 비해서
초고역에서 약간 부족감을 느끼지만,
그것도 A-B 테스트로나 뚜렷하고, 그냥 듣기에는 지장없고....

중역의 질감이나 음색은 최신 제품보다 더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커버쉴딩의 부실함, 제막 마무리의 서툼, 배선의 외부 노출 등등의 이유로
험이 약간 들린다는 점입니다.
물론 100db/1W/1m의 스피커에서 50cm 정도에서나 들리는 정도니
큰 문제는 못됩니다.

좀 황당한 기분입니다.

80년 동안 트랜스포머 제작기술은 그다지 발달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여러 대 제작한 파워앰프가 모두 광대역으로 현대적인
음 조성을 위주로 했는데,
이 PX4 앰프 한 대 정도는 빈티지풍의 트랜스포머로
별다른 맛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어 원래대로 회복 않고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지금 준비중인
역시 80년 전에 만든 KENYON 트랜스포머를 사용한 프리앰프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졌습니다.

빈티지 제품 절대 무시할 게 못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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