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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의 길

by 윤영진 posted Nov 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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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전국의 산에 등산객들이 만원입니다.

물론 주말 등산객은 대부분
건강 보조운동으로써의 가벼운 마음가짐입니다.
그냥 집에 있는 라디오건, 값 싼 컴포넌트 시스템이건
기회 있으면 틀어놓고 즐기는 것과
유사한 수준이겠지요.

본격적으로 등산을 하는 것과
본격적으로 오디오 취미를 갖는 것은 비슷한 길입니다.

등산을 예로 들면...

고산 위주의 정상정복에 지고한 가치의미를 두는
등산도 있습니다.
그 산의 아름다움이나 특징 등 수많은 요소보다는
고도가 가장 중요한 성공 기준이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오른다."

에 목표를 두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8천m급 산을 모두 오르는 것이 더 큰 목표가 되고....

- 아마 최고가의 자타가 공인하는 명기로
시스템을 전부 구성하는 걸 추구하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오디오파일이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봅니다.

- 수억원짜리 기기들의 조합과 함께 1억대가 넘는 케이블류,
수천만원 되는 전원장치들....
이런 시스템을 갖춘 오디오파일을 보면
8천m이상 정복 최단기간 도전을 하는 유명 등반가를
놓고, 유명 스폰서업체, 헬기와 스많은 셸퍼, 수십톤의 장비,
TV중계방송과 언론의 집중 조명.....

이런 모습이 연상됩니다.

이와 다르게
등산의 과정을 중시하는 알피니즘도 있습니다.

* 고도가 낮아도 등정이 까다로운 산,

- 잘만 만들거나 튜닝하면 최상의 소리를 내지만
그 과정이 힘들어서 포기하기 쉬운 오디오 기기를
다스리기 위해서 오랜 기간 고생하며 노력하는 오디오파일

* 같은 산이라도 까다로운 등정로,

- 소출력 싱글앰프로 잘 울지 않는 스피커를 울리려고 한다든지
리지드 타잎의 턴테이블로 플로팅 방식 이상의 예쁜
고음을 내려고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어려운 도전과제를 즐기는 스타일

* 아직 남이 오르지 못한 처녀 등산로 개척,

- 남이 해보지 않은 회로를 적용해본다든지,
남이 안 써본 부품이나 유닛을 써본다든지....


* 남보다 악조건(핸디캡)을 더 많이 갖고 하는 등정.....

- 좁은 공간에서 너른 공간에 필적하는 3차원 음장을 추구한다든지,
저렴한 진공관과 저렴한 부품으로 고급 부품으로 만든 것보다
훌륭한 음을 추구한다든지.....

등등이 보다 가치있는 등정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반면 "꼭 산의 정상을 밟아야 하나? 산을 즐기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해서, 트래킹 루트를 밟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그냥 평범한 수준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바꿈질을 않으며
음악을 즐기는 뮤직파일들....


산을 가끔 오르는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아예 산에 삶의 터전을 이루고 산에 묻혀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 오디오 공방을 차리거나 제작회사를 차리는 사람들......


결론은,

그 각각의 가치관 모두가 다른 가치관을 부정할
자격은 없다는 것입니다.

남의 가치관을 부정하면
스스로의 가치관도 부정당할 것이기 때문에....

진정으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타인이 산을 좋아하는 방법을 묻지 않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