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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디오와 음악은 그리움의 밥상이다

by 심상용 posted May 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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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와 음악은 그리움의 밥상이다.

오디오와 음악은 그리움이 덕지덕지 묻어 있는  고소한 참기름 맛이다.

어느 땐 가슴을 두드리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되어 그리움의 날개를
돋게 하더니 오늘은 음악의 푸른 이파리들이 고개를 쑥 내밀며 참을 수
없다고 하이 소프라노로 아우성을 한다.

바람에 흔들릴 때 마다 고소한 향기를 풍기며 가슴속에 안기었던 오디오는
음악이 남긴 그리움의 밥상이 되어 시나브로 나의 목구멍으로 살포시 넘어갔다.

나는 더 이상 그리움의 밥상을 버릴 수 없어
그것들을 가슴에 넣어 두고 작은 집을 지어놓고 바라보며 가난한 마음으로
또다시 나에게 달려올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갈급한 표정으로 반긴다.

속절없이 흐르는 삶의 온갖 풍상 속에서 묵묵함으로 이겨낼 줄 아는
저 그리움의 밥상을 가까이 향취를 즐기다가 아뿔싸 봄이 다가는 줄 모르고
코발트 빛 하늘에다 걸어두고 한없이 바라본다.

민들레 홀씨 되어진 고소한 향기의 실체들이 나의 거친 마음 헤치고
돋아나는 추억의 여린 이파리들 같이 오디오와 음악이 나누었던 그 사랑의 뜻을 알고서
이제야 음악이 주고 간 한 방울의 눈물이 주는 의미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