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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한 독일 역사 공부(We Gy는 있었습니다)

by 윤영진 posted Sep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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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리전자 동호인들 뵙습니다.
그동안 개인사 바쁜 일 매진하느라 오디오 취미도 단절되었고
이 곳 게시판도 아주 드물게 잠깐씩 보고나곤 했습니다.

일도 좀 여유가 생기고 찬 바람 부니 오디오도 다시 손대게 됩니다....^^

모든 분들 긴 추석 연휴 즐겁고 평안히 보내시길 빕니다.


독일 고전 진공관 짝퉁에 관한 논의 글 잘 보았습니다.
물론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산 고가 진공관 짝퉁이 드물지 않게 나돌곤 합니다.

그런데 논의 와중에 보이는 'Made in Western Germany'라는 표기에 대해서는
좀 확실한 정보를 드려야 될 듯 합니다.

한국도 구한말부터 일제 식민지시대, 해방 후 군정통치 시대 등으로 거치며
"국호"가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독일도 2차 대전 전후에 비슷한 역사를 가졌습니다.

2차 대전 종전시, 모두 아시겠지만 러시아가 가장 먼저 독일을 침공했고,
동부의 넓은 지역을 장악했습니다.

나머지 서부 독일 지역은 미국, 영국, 프랑스가 분점했습니다.

이 시기 독일은 점령군에 의한 군정 통치 시기였고,
그 시기는 1945년부터 1949년 초 였습니다.

이 때, 독일은 완전한 독립국가가 아니었고,
러시아 점령지역을 제외한 연합군 3개국이 점령한 서부지역을
통틀어서 "Western Zone of Germany=Western Germany"라고 지칭했습니다.

이 때 독일에서 만든 제품들은 모두 "Made in Western Germany"라는
표기를 갖고 있습니다.

이후 군정이 종료되고
1949년 5월 23일 서독정부(독일연방공화국)가 정식으로 수립되면서
서독(West Germany)라는 국호가 확정되고,
이 때부터 만든 제품에는 "Made in West Germany"라는 표기가 붙습니다.

따라서 독일 진공관이나 오디오 기기 중에
"Made in Western Germany"라고 표기된 것은
1945년부터 1949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에 "Made in Western Germany"라고 표기된
모든 오디오와 진공관이 다 진짜라는 역설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Made in Western Germany"이건, "Made in West Germany"이건
모두에게서 짝퉁은 발견이 됩니다.

중국이나 홍콩의 짝퉁 제조자들을 너무 무시하시면 안 됩니다.
국가명칭 표기법조차 모를 정도로 어수룩하지 않습니다.....^^

다만, 1945-1949년 시기의 독일의 공업생산 기반은 전쟁중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직후였기 때문에,
1945년 이전 생산품들에 비해서 품질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Made in Western Germany"라는 표기가 있다고
가짜라는 말은 성립이 안됩니다.

그리고 가짜가 그만큼 많다는 말은
원본이 그만큼 훌륭하다는 반증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