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잘 일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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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조중걸님의 글 중에서 가끔 언급되는 엔지니어에 대해서 살짝 변명을 하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업무상 엔지니어들과 일을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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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아니고, 저도 오디오 증폭기의 단간 트랜스 결합을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조중걸님의 님의 표현 중에 "엔지니어들은 트랜스 결합을 싫어한다."는 표현이 가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음향 엔지니어들은 트랜스 결합을 선호합니다.
>물론 '음향 엔지니어'가 아닌 통칭으로 '모든 엔지니어'라고 대비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오디오와 관련한 이야기다 보니 '음향 엔지니어'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
>음향 엔지니어도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을 듯 합니다.
>
>레코딩, 믹싱 등 전과정에 참여하는 다양한 엔지니어들과 음향기기를 제작하는 엔지니어....
>물론 음향기기를 제작하는 엔지니어들이라고 음악적이지 않다고는 할 수 없으나,
>레코딩이나 믹싱 등을 하는 엔지니어들은 일종의 음악가로 치부됩니다.
>
>따라서 이들은 실제로 듣는 소리 그대로, 더욱이 가청 범위 밖의 초음역대 등에 대한 욕심은 잘 부리지 않습니다.
>
>어떻게 하면 재생되는 음이 실제 연주에서 느끼는 감동(절대로 기술적 음향이 아닌)을 살릴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주로 노력하는 것이 수많은 '조작과 카피와 편집과 전송'의 프로세스에서 최소한도로 음의 변조와 소실을 줄일 수 있는가? 그리고 녹음된 음원에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과장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
>
>복잡한 음향 제작 프로세스에서 가장 문제는, 음을 만지면 만질수록 노이즈가 자꾸 증가되고, 다이내믹스는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노이즈를 줄이고 다이내믹스는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
>그런데, 이런 고민을 해소하는 데 있어서 가장 유효한 수동소자가 '트랜스'입니다.
>
>저임피던스 출력과 고임피던스 입력은 가정용 오디오의 브리징 기술에나 소용되는 개념이고,
>프로 엔지니어들에게는 '정임피던스 매칭' 외에는 다른 선택이 어렵습니다.
>
>음향 엔지니어들은 당연히 주파수가 협대역화되거나 트랜스 특성으로 주파수 특성에 왜곡이 오는 것을 참고 트랜스를 사용합니다.
>
>그런데 변화가 크게 일어났습니다. 바로 디지털이라는 것입니다.
>디지털은 트랜스를 꼭 써야 하는 필수적인 용도에서도 상당수 트랜스를 뺄 수 있게 역할을 합니다. 물론 디지털 레코딩이나 믹싱 등의 데이터 처리 알고리즘 등의 문제로 들어가면 한없이 복잡하게 되니 각설하고.....
>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도 음향 엔지니어들은 '진공관식 마이크'와 '진공관식 콘솔'과 '트랜스 결합'을 더 선호합니다.
>
>조중걸님 말씀처럼 가청대역 이상의 재생 등의 수많은 혹하는 프로파겐다는 음향기기 메이커와 광고업체들이 천문학적 가격의 기기를 판매하기 위해서 강조하는 스펙일 뿐이고,
>우리 귀가 좋아하는 소리는 다릅니다.
>
>음향 엔지니어들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귀'입니다.
>바로 그 '귀'로 최종 청자가 음을 듣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
>문제는 일부 "전자공학 지식"을 무장한 "기기 제작자"들입니다.
>공부할 때 뿌리박힌 '이성적 기술이론과 스펙 신봉주의'로 인해서
>
>"스펙이 좋으면 당연히 음도 좋다!"라는 것은 확신하는데,
>"음이 좋으면 스펙도 좋다!"는 역론은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
>조중걸님이 지칭하신 엔지니어가 바로 그런 일부 분들일 수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사족의 글을 올렸습니다. 절대로 말꼬리 잡는 심사는 아니라는 점을 양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