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기를 생각하며...
오디오 구성품에 대한 현대 과학이 이룩한 완성도를 짚어 보면 소스 분야와 엠프 분야는 2~3
프로 부족한 100프로의 완성도를 이루었으나, 스피커 분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개발 여지가
많은 분야로 평가되고 있어, 오디오 메니아에게는 스피커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임은
이견이 없습니다.
좀 과장된 감은 없지 않으나, 스피커를 바이올린의 제작과 가치에 비유해 보고자 합니다,
300년전 1707년에 제작된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가 2006년 8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35억원(354만 달러)에 거래되었고 작년에는 과르네리 델 게슈 바이올린이 런던 소더비에
서 다시 이 기록을 경신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장인의 혼이 깃들어 있는 작품이야 말로 시공을
초월하여 무한한 가치를 내재하고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보고 상술이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겠지요.
현대 바이올린 제작의 장인들과 과학자들로 팀을 구성하고 컴퓨터를 동원하여 90년대 말에
스트라디바리를 카피하기 위하여 분석 프로젝트를 착수 했습니다.
이 바이올린에 사용된 나무의 수종, 수령, 산지, 생장 환경, 건조방법, 함수율, 인장도, 압축율,
충격율, 피로율, 진동계수, 당시의 기온, 강수, 습도 측정 등은 물론이고 사용된 접착제, 도료,
공구, 나무결의 절단방법, 등 예측할 수 있는 모든 부문을 정밀 분석하고 재현 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들여 동일한 카피를 제작 하였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스트라디바리로 연주 할 때와 같이
송진 냄새가 묻어 나는 듯한 애절하고 절묘한 음을 냈을까요?
아니면 마치 제작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듯한 천상의 음을 냈을까요?
주관적인 선호도는 배제하고 다만 카피의 동일성을 판단 하기 위하여 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팀원들과 소위 골든 이어져들을 구성하여 큰 기대 속에서 엄격한 블라인더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백골이 진토가 되어 버린 뼈 한 조각으로도 수 천년 전 조상의 혈통 까지 분석
해내는 현대 과학이 이 정도를 카피 못했을까 하는 기대 속에서 ...
테스트에 참여한 전원 일치로 정확하게 두 바이올린을 식별 해 냈습니다.
결국 동일한 카피 제작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다시 실패원인 분석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그 원인분석의 결과가 더 재미 있습니다.
스트라디바리의 붉은 색이 감도는 도료는 안토니오가 지극히 사랑한 애처가 먼저 죽자 너무
애틋한 맘에서 그녀의 피를 뽑아 이 바이올린에 발라 도색을 함으로서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낸다고....흐흐흐 ..........어디 믿거나 말거나 TV 코메디 프로얘기가 아닌가요?
그 동안 바이올린에 비교 될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스피커가 새로운 이름으로 만들어 졌고,
새 상품이 탄생 할 때 마다 온갖 저명하다는 평론가들로부터 알쏭달쏭한 미사여구로 천하일색
의 팔방 미녀라고 찬사를 받든 이들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소멸해버린 스피커가 얼마나
많습니까! 무릇 만사가 그러하듯이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작품이 세월이 흘러 감에 따라 입에
입을 통하여 그 진가에 진가를 더하여 불후의 명작이 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보아
왔습니다.
보관 장소의 습도와 온도의 변화 그리고 유해성, 변질성, 부식성 가스의 부존 상태에 따라
손상될 가능성이 더 많은 바이올린도 한낟 소모품으로 간주 되지 않고 세월에 따라 천문학적인
가치를 내재하고 있을 진데, 스피커 또한 소모품이 될 수 없고 같은 관리 방법에 따라 그 가치
는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커의 성능을 수치화 하여 재생 주파수대역과 능율, 출력, 저항 등을 표기하여 구매자를
현혹 시키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 까지나 참고 수치에 불과하고, 각 스피커 고유의 음색이나
온도감, 정밀감, 음장감, 밀도감 등은 감성으로만 느끼고 평가 할 수있는 소장자 고유의 평가
몫이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작 기술은 상업성과 과학의 영역을 초월한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천부적이고 광적인 장인의 손길에 따라 탄생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래알 만큼 많은 스피커 중에 현란한 미모의 유혹을 모두 뿌리치고 외모는 비록 상처
투성이고 때로는 고리타분해 보이나 진실한 아름다움을 내재한 여인을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을
여러분은 가지고 있다고 자부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분별해 낼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받고 태어 난 복 받은 사람 입니다.
여러분이 애지중지 하고 있는 바로 그 제품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가치는 날로 증대 하여
큰 유산이 될 것입니다. BC계열을 완성시킨 스펜스 휴즈 장인도 가고, AR 계열을 창시한
하워드씨도 가고, 일명 "전설의 작은 거인" 3/5a 설계팀을 리더한 썸머빌 장인도 이미 떠나
버려 카피생산도 불가능해졌고, 몇 남지 않은 물건마저 상태가 좋은 물건은 귀해 졌고 그마저
중국의 신흥 부호들이 싹쓰리를 시작하여 씨가 마를 지경입니다.
인류가 창조한 스피커의 완성도에 대하여 혹자는 70~80프로 정도로 평가 하고 있기도 합니다
만, 이는 대체적인 평가 방법으로 스피커의 개발에는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는 지표이고,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이 탄생한 스피커 중에 어떤 작품은 완성도가 1~2프로도 부족하지 않은
불멸의 명작품이 분명히 있으며, 로하스 회원 은 이러한 작품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로하스와 AR 계열의 걸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시기는 오디오의 르네상스시기인 1960~80년대
로서, 당시는 너나 없이 난방 방법이 연탄으로 그 유독 가스는 치명적이었으며, 그 이후엔 담배
연기나 매연으로 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관리 되지 못했던 과거 우리환경을 생각할 땐 가슴
아프나, 다행스러운 일은 당시에는 우리네 형편상 엄청난 고가이기 때문에 신주 모시듯 물리적
으로 깨끗이 관리 하여 스피커 외형은 이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 합니다.
eBay에 종종 출몰하는 이 부류의 제품을 보면, 엔클로져는 마치 헌신짝 취급 받은 듯 온갖
상처 투성이고 심지어는 벽에 걸기 위하여 엔클로져에 구멍까지 뚫은 것도 종종 볼 수 있으며,
영국의 안개 낀 습도 높은 곳에 방치되어 트위터는 녹이 슬어 제 소리를 낼까 의심스러운 것도
심지어는 원 판매가의 몇 배 이상 거래되고 있는 아이러니를 볼 때 로하스 회원이 애지중지
하는 걸작품은 과히 보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고로 유명세는 태어난 고향에서는 인정을 받을 수 없고 외지에서부터 나온다는 진리는 이
분야 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 본산지인 영국에서는 제대로 성한 제품을 찾아 보기 힘듭니다.
1978년도 어느 봄날 저녁 워싱턴 출장 길에 벚꽃이 만개한 포토맥 강변을 산책을 하다가,
xx번가로 들어 가는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 고가구 엔틱샵 앞을 지나는 길에 말러의 -방랑하는
젊은 이의 노래-가 너무나 감동적으로 흘러나와 잠깐 걸음을 멈추고 그 가게 안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꽤 고급스러워 보인 그 가게의 물건은 국내에서는 그 당시 엿장수가 엿이나 바꿔 주는 한국
전통의 쌀뒤지, 절구판, 멧돌, 돈궤, 문갑, 옷장, 등이 잘 손질되어 고가에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 부인이 한국에 체류 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든 허접한 이들을
헐값에 수집하여 워싱턴에서 가게를 냈다는 얘기를 훗날 미국인 친구로 부터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소유하고 계신 로하스와 AR 계열 중 일부는 국내 아파트가 태동할 무렵인1960~70년
대에 발매 되었 으며 당시 아파트 2~3채 가격에 거래된 모델도 있으니 얼마나 아끼고 잘 관리
하였을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여름엔 스피커가 땀띠가 날 정도로 이쁜 레이스로 덮어놓고, 원목받침대에 대리석을 깔고
유리로 덮개를 씌워 치장하고 호강을 시켰으니 ...마눌님들이 나도 좀 그렇게 아껴 주지...라고
볼멘 소리가 나올 만 하고, 가보 1호가 된 것이 당연 하였겠지요.덕분에 우리는 이세상에서
가장 상태 좋은 놈을 싼값에 즐기지만...
근 반세기를 오디오와 가까이 지내 오면서 천문학적인 가치의 예술품(?)에 스피커를 비유하고
옛날 가치 운운하는 까닭은, 어떤 영역에서든 실로 명품은 제작자의 전성기 때 혼과 정열과
집념의 결집으로 만들어진 것 만이 그 진가가 세월에 따라 평가 된다는 것을 세삼 느끼기 때문
입니다.
모쪼록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로하스 계열과 AR계열 제품은 다시는 재현될 수 없는 명기 중
명기가 분명 하며, 부디 잘 관리 하시어 대대손손 아름다운 소리를 후대에 물려 줄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우리 한테 있음을 다 같이 명심 합시다.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2008년 9월 오택근 -
오디오 구성품에 대한 현대 과학이 이룩한 완성도를 짚어 보면 소스 분야와 엠프 분야는 2~3
프로 부족한 100프로의 완성도를 이루었으나, 스피커 분야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개발 여지가
많은 분야로 평가되고 있어, 오디오 메니아에게는 스피커의 선택이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임은
이견이 없습니다.
좀 과장된 감은 없지 않으나, 스피커를 바이올린의 제작과 가치에 비유해 보고자 합니다,
300년전 1707년에 제작된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가 2006년 8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35억원(354만 달러)에 거래되었고 작년에는 과르네리 델 게슈 바이올린이 런던 소더비에
서 다시 이 기록을 경신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장인의 혼이 깃들어 있는 작품이야 말로 시공을
초월하여 무한한 가치를 내재하고있음을 실감하게 합니다.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보고 상술이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겠지요.
현대 바이올린 제작의 장인들과 과학자들로 팀을 구성하고 컴퓨터를 동원하여 90년대 말에
스트라디바리를 카피하기 위하여 분석 프로젝트를 착수 했습니다.
이 바이올린에 사용된 나무의 수종, 수령, 산지, 생장 환경, 건조방법, 함수율, 인장도, 압축율,
충격율, 피로율, 진동계수, 당시의 기온, 강수, 습도 측정 등은 물론이고 사용된 접착제, 도료,
공구, 나무결의 절단방법, 등 예측할 수 있는 모든 부문을 정밀 분석하고 재현 하는데 엄청난
비용을 들여 동일한 카피를 제작 하였습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스트라디바리로 연주 할 때와 같이
송진 냄새가 묻어 나는 듯한 애절하고 절묘한 음을 냈을까요?
아니면 마치 제작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듯한 천상의 음을 냈을까요?
주관적인 선호도는 배제하고 다만 카피의 동일성을 판단 하기 위하여 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팀원들과 소위 골든 이어져들을 구성하여 큰 기대 속에서 엄격한 블라인더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백골이 진토가 되어 버린 뼈 한 조각으로도 수 천년 전 조상의 혈통 까지 분석
해내는 현대 과학이 이 정도를 카피 못했을까 하는 기대 속에서 ...
테스트에 참여한 전원 일치로 정확하게 두 바이올린을 식별 해 냈습니다.
결국 동일한 카피 제작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다시 실패원인 분석 작업에 들어 갔습니다. 그 원인분석의 결과가 더 재미 있습니다.
스트라디바리의 붉은 색이 감도는 도료는 안토니오가 지극히 사랑한 애처가 먼저 죽자 너무
애틋한 맘에서 그녀의 피를 뽑아 이 바이올린에 발라 도색을 함으로서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낸다고....흐흐흐 ..........어디 믿거나 말거나 TV 코메디 프로얘기가 아닌가요?
그 동안 바이올린에 비교 될 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스피커가 새로운 이름으로 만들어 졌고,
새 상품이 탄생 할 때 마다 온갖 저명하다는 평론가들로부터 알쏭달쏭한 미사여구로 천하일색
의 팔방 미녀라고 찬사를 받든 이들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소멸해버린 스피커가 얼마나
많습니까! 무릇 만사가 그러하듯이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작품이 세월이 흘러 감에 따라 입에
입을 통하여 그 진가에 진가를 더하여 불후의 명작이 되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많이 보아
왔습니다.
보관 장소의 습도와 온도의 변화 그리고 유해성, 변질성, 부식성 가스의 부존 상태에 따라
손상될 가능성이 더 많은 바이올린도 한낟 소모품으로 간주 되지 않고 세월에 따라 천문학적인
가치를 내재하고 있을 진데, 스피커 또한 소모품이 될 수 없고 같은 관리 방법에 따라 그 가치
는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피커의 성능을 수치화 하여 재생 주파수대역과 능율, 출력, 저항 등을 표기하여 구매자를
현혹 시키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 까지나 참고 수치에 불과하고, 각 스피커 고유의 음색이나
온도감, 정밀감, 음장감, 밀도감 등은 감성으로만 느끼고 평가 할 수있는 소장자 고유의 평가
몫이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작 기술은 상업성과 과학의 영역을 초월한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천부적이고 광적인 장인의 손길에 따라 탄생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래알 만큼 많은 스피커 중에 현란한 미모의 유혹을 모두 뿌리치고 외모는 비록 상처
투성이고 때로는 고리타분해 보이나 진실한 아름다움을 내재한 여인을 분별할 수 있는 혜안을
여러분은 가지고 있다고 자부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름다운 소리를 분별해 낼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받고 태어 난 복 받은 사람 입니다.
여러분이 애지중지 하고 있는 바로 그 제품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가치는 날로 증대 하여
큰 유산이 될 것입니다. BC계열을 완성시킨 스펜스 휴즈 장인도 가고, AR 계열을 창시한
하워드씨도 가고, 일명 "전설의 작은 거인" 3/5a 설계팀을 리더한 썸머빌 장인도 이미 떠나
버려 카피생산도 불가능해졌고, 몇 남지 않은 물건마저 상태가 좋은 물건은 귀해 졌고 그마저
중국의 신흥 부호들이 싹쓰리를 시작하여 씨가 마를 지경입니다.
인류가 창조한 스피커의 완성도에 대하여 혹자는 70~80프로 정도로 평가 하고 있기도 합니다
만, 이는 대체적인 평가 방법으로 스피커의 개발에는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는 지표이고,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이 탄생한 스피커 중에 어떤 작품은 완성도가 1~2프로도 부족하지 않은
불멸의 명작품이 분명히 있으며, 로하스 회원 은 이러한 작품에 근접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로하스와 AR 계열의 걸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시기는 오디오의 르네상스시기인 1960~80년대
로서, 당시는 너나 없이 난방 방법이 연탄으로 그 유독 가스는 치명적이었으며, 그 이후엔 담배
연기나 매연으로 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관리 되지 못했던 과거 우리환경을 생각할 땐 가슴
아프나, 다행스러운 일은 당시에는 우리네 형편상 엄청난 고가이기 때문에 신주 모시듯 물리적
으로 깨끗이 관리 하여 스피커 외형은 이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 합니다.
eBay에 종종 출몰하는 이 부류의 제품을 보면, 엔클로져는 마치 헌신짝 취급 받은 듯 온갖
상처 투성이고 심지어는 벽에 걸기 위하여 엔클로져에 구멍까지 뚫은 것도 종종 볼 수 있으며,
영국의 안개 낀 습도 높은 곳에 방치되어 트위터는 녹이 슬어 제 소리를 낼까 의심스러운 것도
심지어는 원 판매가의 몇 배 이상 거래되고 있는 아이러니를 볼 때 로하스 회원이 애지중지
하는 걸작품은 과히 보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고로 유명세는 태어난 고향에서는 인정을 받을 수 없고 외지에서부터 나온다는 진리는 이
분야 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 본산지인 영국에서는 제대로 성한 제품을 찾아 보기 힘듭니다.
1978년도 어느 봄날 저녁 워싱턴 출장 길에 벚꽃이 만개한 포토맥 강변을 산책을 하다가,
xx번가로 들어 가는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 고가구 엔틱샵 앞을 지나는 길에 말러의 -방랑하는
젊은 이의 노래-가 너무나 감동적으로 흘러나와 잠깐 걸음을 멈추고 그 가게 안을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꽤 고급스러워 보인 그 가게의 물건은 국내에서는 그 당시 엿장수가 엿이나 바꿔 주는 한국
전통의 쌀뒤지, 절구판, 멧돌, 돈궤, 문갑, 옷장, 등이 잘 손질되어 고가에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 부인이 한국에 체류 시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든 허접한 이들을
헐값에 수집하여 워싱턴에서 가게를 냈다는 얘기를 훗날 미국인 친구로 부터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소유하고 계신 로하스와 AR 계열 중 일부는 국내 아파트가 태동할 무렵인1960~70년
대에 발매 되었 으며 당시 아파트 2~3채 가격에 거래된 모델도 있으니 얼마나 아끼고 잘 관리
하였을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여름엔 스피커가 땀띠가 날 정도로 이쁜 레이스로 덮어놓고, 원목받침대에 대리석을 깔고
유리로 덮개를 씌워 치장하고 호강을 시켰으니 ...마눌님들이 나도 좀 그렇게 아껴 주지...라고
볼멘 소리가 나올 만 하고, 가보 1호가 된 것이 당연 하였겠지요.덕분에 우리는 이세상에서
가장 상태 좋은 놈을 싼값에 즐기지만...
근 반세기를 오디오와 가까이 지내 오면서 천문학적인 가치의 예술품(?)에 스피커를 비유하고
옛날 가치 운운하는 까닭은, 어떤 영역에서든 실로 명품은 제작자의 전성기 때 혼과 정열과
집념의 결집으로 만들어진 것 만이 그 진가가 세월에 따라 평가 된다는 것을 세삼 느끼기 때문
입니다.
모쪼록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로하스 계열과 AR계열 제품은 다시는 재현될 수 없는 명기 중
명기가 분명 하며, 부디 잘 관리 하시어 대대손손 아름다운 소리를 후대에 물려 줄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우리 한테 있음을 다 같이 명심 합시다.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2008년 9월 오택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