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장기

글 올릴 곳이 마땅찮아 여기 올립니다

by 과객이... posted Feb 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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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 쯤 일이군요..

20대 중반인 시절 빈티지 오디오에 뛰어들어 최상의 조합이라는 알텍 A5와 고전 3극관 앰프 등으로 시스템을 마련했었습니다..

물론 거침없이 처음부터 빈티지 오디오에 뛰어들었던 것은 아니고 친형님께서 이미 하이엔드 오디오에 심취하셨던 것을 제가 적지않은 영향을 받은 덕에 빈티지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이었지요..

생각해보니 오디오 뿐만 아니라 지금의 내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분이 아버님 외에 바로 친형님이네요..



아무튼 그런 후로 틈 나는 대로 음악과 함께 살았고 격렬하게 운동이라도 하고 온 날이면 한없이 가녀린 한가닥의 바이올린 소리결이 온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던..

또 아이가 생기면서 아빠가 듣는 고즈넉하고 아련한 클래식 음악의 바다에 아이가 헤엄쳐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던 기억이 많이 생각 납니다..

이제 아이가 5살이니 긴 세월은 아니지만 음악과 오디오가 저와 아이 엄마..아이에게 가져다준 추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 되었네요..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요..



그런데 그렇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었던 오디오를 최근에..저에게 영향을 주었다던 형님에게 기증하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유야 구구절절 다 말씀드리기는 힘들고..가장 큰 이유가 저희 아버님께서 수차례에 걸쳐 오디오를 처분하라는 종용(?)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버님의 말씀도 모두 저희를 위해서 해주신 이유의 말씀이시니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기기들인데 팔기도 그렇고해서 생각해낸 방법이 형님의 공간에 기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산이 되어버렸습니다..-_-

공간 문제 때문이지요..



음악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형님도 누구 못지 않은 분이라서 좋은 선물이 될거라 생각했는데 무산이 되고나니 저도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_-

차 후에 더 넓고 좋은 공간이 마련되면 주저없이 보내드리겠다는 말씀을 뒤로 하로 통화를 마무리하고나니 왜 이렇게 마음이 공허한지..-_-

오늘은 저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제 오디오와 밤을 지새야만 할 것같습니다..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올릴까요..?~~

그냥 공허한 마음에 여기에 글 올립니다..

언짢더라도 이해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