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

이웃집 사모님이 버린 오디오

by 조현범 posted Jan 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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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이웃집에서  스피커,cdp,턴테이불,테크 등을 버렸다.

 
주울까..말까 망설이다가 데크는 버리고
스피커와 텐테이불 그리고 cdp를 주웠다.

일이 바빠서 창고에 넣어 두었다가 일주일 후에 점검을 해보니...



1. 텐테이불 
 




놀란 것은 새것이였다.

오랜세월 공기중에 날러 다니는 먼지피막만 생겼을 뿐 
사진처럼 새것이였다.

얼마나 사용치 아니했으면 처음 턴테이불은 오래 사용치 않으면 생기는 
 스틱현상이 있었는데 한번 손으로 돌리니  풀렸다.
 
그리고 내친김에 lp판을 올려 하루종일 Running test를 해도 작동이 완벽하다.




메카니즘이 제법 품질이 높은 오리지날 미국 제조 턴테이불이고

가격도 만만치 아니한 제품인데 그냥 쓰레기 통에 .....막버리다니....



2. 스피커



스피커는 이미 두조가  있어 역시 그냥 버릴까하다가 ...한개 무게가 무려 19kg 나 가는
JBL L100 센츄리 라서 주워왔는데...다소 먼지 낀 그릴을 벗기자 우퍼 스피커 콘지는 새것처럼 상태가 좋았다.

cdp는아직 시간이 없어 점검 못해보았지만 
굳이 점검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추측이 든다.


한 때 읽지도 아니하는 서책들을 거실에 줄비하게  진열하는 이상한 과시문화가
있던 나라이지만 이젠 그런 짓은 아니하고 ..

수천 수억짜리 오디오 시스탬이
거실 장식용으로 팔리는 나라라고 어느 분의 말씀되로


부자 집 거실 장식용?으로 성북동에 왔다가
더 좋은 기기에 밀려 난 신세? 인지 모르지만

세월이..그저 막 버리는 세월이다.


불과 60년대만 해도 밥알 하나가 개수구멍에 보여도 시어머니에게 회초리를 맞던 궁핍한 나라가.... 이렇게  잘사는 선진국으로 발전하게된 것은

월남전이니
중동 모래사막 건설 현장에서 피땀흘린 기성세대 남자들의 고생이
있었기에 존재하는데...

그런 것을 겪지 못한 신세대들이 부친이 세상을 버리면 아버지가  일생 애지중지하던 물건들을  고물상에 준다거나

아니면

남편 출근후 tv 앞에서 사모님 위주의 프로그램에 편안한 오전을 즐기고
때로는 까칠한 여성 작가들이 토해내는
남편 비하 막장 드라마를 즐기시던 일부  사모님들은

평소 클래식을 즐기시지도 아니하면서

어디 더 좋은 오디오 기기들이 있다하면 기존 오디오 기기들을  막버리고

부의 상징?성에 빠져서 새로 오디오 기기를 구입하는 사모님들도 존재하는 나라이다.




아무튼 자고나면 쓰레기 통에 멀쩡한 옷가지나 멀쩡한 전자제품을 
페지처럼 막 버리는  세월이다보니

나 같은 거지 오디오 맨도...멀쩡한 오디오 기기들을 줍는  즐거운 날이 오는 법일 것이다.






길거리에서  다시 내 오디오 방으로 들어 온

jbl 샌츄리 L 100 스피커가 내 오디오 방에서 우퍼의 눈을 더 크게 뜬 것 같이 보일 정도로
우퍼의 백색 콘지가 오늘 따라 밝아보인다.

이 물건들은  
 
다시


나와 함께 좋은 소리로 행복한 세월을 보낼 것이다.




note:

중앙에있는 금빛나는 진공관 앰프도 수년전 경북 구미 아파트 단지 안 공동 쓰레기 장에 버려진 것을 동생이 주워서 서울로 보내 준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