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음악들은
저에게 있어서는, 가족 만큼이나 소중한
내게 무척이나 행복을 주는 존재입니다.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노래하는 기기 역시 아주 소중한 보물일 수 밖에 없지요.
지독한 클래식 음악광 인데다
감성을 일깨워 주는 이 녀석들이 곁에있어
아주 많이 행복합니다.
*바쁜 회사일 탓도 있었겠지만
10년이 넘게, 오디오기기에 무관심 하면서 음악만을 접해왔던 내게
최근 몇달전 부터 망할x의 병이 다시 도진걸까요...?
87년 이었던가...?
전자공학을 전공했다는 핑계로, LG전자 근무시절 바쁜 업무 속에서도
그놈의 튜브앰프가 뭐길레 밥 먹듯이 밤을 세워가며
납땜 연기를 마셔 가면서, 자작 열병에 빠지곤 했었고
회사 인포멀 그룹의 ‘사내 방송국’ 회장을 맡은 감투탓에
매년 신춘, 송년에 사내 음악감상회 때 시나리오를 쓰고
집의 오디오를 회사로 옮겨가
행사를 치루곤 하면서, 직원과 ‘켄터베리 15’ 스피커를
집으로 옮기면서 꼴아박아 나중에 처분할 때 눈물을 머금곤 했던 추억들...
80년대 후반, 그 시절
크렐 팜3프리, ksa100파워 에다 JBL4344, KEF107, B&W801,켄터베리15
LINN SONDECK LP12, 토렌스 TD520후에,자이로덱 턴.테이블
그 당시로는 상당히 고가품이었던 MC30슈퍼, MC70, SPU GOLD
벤츠마이크로 Glider L2 카트리지에
T3000 승압트랜스 까지...
내가 그리워하는 그 음악의 소릴 만나기 위해
난... 바꿈질에 깊은 중병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 후...
25년이란 세월이 흘러갔고
이제는 치유됐나 보다 싶었던 나의 이 병은
50대 후반의 나이에 훌쩍 다가선 지금에 와서 다시 또 도진걸까...?
3년전,
벤츠마이크로 ‘글라이더 L2\' 를
셀러리맨인 저에겐 제법 비싼 돈을주고 구입한 새 카트릿지를
얼큰하게 취해 집에 돌아와 그냥 잠에 빠져야 할것을
음악이 무슨 자장가인지...? 신품 산지 4개월만에 Stylus를 작살내
스위스 친정으로 보내고
40여만원 들여 한달반 걸려 다시 재회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너무 기분이 좋은 탓에 뭔가 쓰고싶은 글이 있었는데
소주잔을 제법 들이킨 탓인지, 횡설수설 이네요.
몇달 전, EL34 명관 4개가 꽂힌 튜브앰프를 출가 시키고 나서
‘스레숄드 TR앰프’ 가 뿜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있다가
출가한 튜브 그 녀석의 목소리가 그리워
오늘 다시
한번도 안써본 메이커의, 제법 무거운 튜브 파워앰프 하나를
고속터미널에서 찾아서, 숨을 허이허이 몰아쉬며 계단 몇 개를 올랐습니다.
기대와 신비감에 힘든 줄도 몰랐지요.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말처럼
보호커버를 열고, 내부 회로검색, 고친 부품은 없을까...?
어쭈..?
25년이 더 넘은 녀석인데도 옷도 여전히 깨끗하게 입고 있고
부품하나 교환한게 없다니!!
먼저 제일 중요한, 사용전압부터 확인...
꽂혀있는 튜브들 이름은 뭘까..?? 노트에 메모...
먼저,큼지막한 놈 4개부터 살펴보니
그나마 현대의 튜브로는 괜찮은 \'멀라드 복각관\' 인데다
미국 \'엔틱.셀렉션스\' 사의 선별관이 꽂혀 있었습니다.
이것 봐라!!
이름도..또 어디서 태어난 녀석인지도 모를 허접한 놈이 아니라 우선 안심...
그 담엔, 가운데 방을 차지하고 있는
같은 형제끼리 생긴 작은 녀석들 4개를 봤습니다.
혼자 있으면 외로울까봐 그런지, 2개씩 다른 녀석들이 나란히 1열 횡대로...
이 작은 녀석들 2조씩은, 이름만 겨우 붙어있는 허접한 것에 실망!!
튜브 파워앰프에서, 초단관과 Drive관은 음질에 중요한 녀석들인데...
제 성격에, 이 녀석들을 그냥 가운데 방을 차지하게 둘리가 없었습니다.
해서
당장 피셔마킹의 \'멀라드\' 관 1조와, RCA 박스신품 이라고 연락주신 다른분께
사들였습니다.
내일이면 이 녀석들이 제 품에 안기겠지요.
글쎄요...지금 서있는 허접한 이들보다 더 노래솜씨가 좋을진 모르지만...
그 담엔 Bias를 조정하고 이제 Power on.
그런데 음을 듣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겨우 100여만원 조금 더 주고 사들인 이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에...
몇년 전
같은 종족(튜브)인 ‘자디스’ 오케스트라 SE.
모노*모노인 자디스 JA15,
Carry 앰프 등의 높은 가격에 비해
이들의 노래 솜씨에 실망해,몇번이나 이혼을 하고 상처를 받았는데...
또다시, 모르는 다른 여자를 맞아 들이기가 한편으론 두려워
오랜 세월동안 쉽게 재혼을 못했지요.
얼마전에 어떤 분께서 제게 하시던 말씀이 문득 생각납니다.
“ 내가 아는 지인이 가진 3억여원의 오디오 시스템이
3천여만원의 또 다른 친구꺼 보다 소리가 못한거 같고
1억짜리 시스템을 가진 또 다른 친구 기기는
잘 튜닝된 리시버 소리보다 못하더라...
이는 그 사람들 모두가, 제대로 된 소리를 듣지 못해서 그런것인즉
좋은 음을 듣는 능력부터 기른후 바꿈질을해야 할것이다... “
일본의 오디오 시장에선
상당히 좋은 호평을 받았던 제품이지만
국내에선 오디오.리서치의 명성에 밀려 홀대를 받았던 이 제품...
하지만 저에겐
Audio Rearch 앰프의 6550튜브가 내뿜는 호쾌함과 두툼한 중.저역 보다는
너무 예쁘고 부드러우면서 질감있는 소리로 저를 대하는
다시 재혼한 이 여자의 목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 진작 빨리 알았더라면 재혼 했을걸...내가 바보였구나! \"
아마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저는
온통 빨갛게 충혈된 토끼눈으로
다시 또 어제 맞아 들인
이 여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노래를 수없이 앵콜로 청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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