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명은 오토그라프 입니다. 인클로저가 오토그라프면 유닛이 무엇이든 타노이 오토그라프입니다. 과거 7,80년대 대유행을 했던 모델로서 우리나라에서 "궁극의 소리 타노이" 라고 한다면, 바로 이 K3808유닛을 국내제작의 오토그라프 인클로저에 넣은 이 스피커를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모니터 블랙,실버,레드,골드는 구할 수가 없었고, 15인치 동축 타노이 유닛은 타노이사에서 유닛만 대량으로 수출했던 페라이트 자석의 이 K3808 뿐이었습니다. 혹자는 아덴에 들어있던 알니코 자석의 HPD 385 유닛을 오토그라프 통에 넣기도 했지만, 소리가 훨씬 못했기 때문에 별로 시도되지 못했습니다.
당시 세팅을 잘해놓은 집에 가서 들어보면, 참으로 고상하고, 부드러우면서, 은은한 향취가 풍기는 소리로서 그 음악적인 분위기가 일품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요즈음은 값비싼 모니터 시리즈 때문에 K3808은 싸구려로 인식되어 타노이 축에 끼워주지도 않는 사람도 있습디다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선명도는 모니터 시리즈 보다 못하지만, 음악적인 그윽한 향취는 결코 못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낫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타노이를 쓰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뛰어난 해상력, 와이드 레인지, 정확한 음장 때문이 아니라, 타노이가 연출하는 그 기막힌 음악적 분위기에 매료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특히 타노이의 매력인 그 은회색 소리. 선명도가 증가하면 이 은회색의 은은한 매력이 죽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노이 음색을 좋아하지만 좀더 뛰어난 해상력과 3차원적 음장을 원하여 모니터 블랙, 실버, 레드를 찾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분들은 모니터 시리즈 보다는 폭이 좁은 최신 HE 모델들을 선택하는 편이 더 좋을 듯 합니다.
따라서 님이 K3808 오토그라프를 잘 울려보신다면 음악성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히 최고의 스피커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