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탄노이 실버로 음악을 듣게 되기까지
----
오래전 음악을 듣기 위하여 오디오를 장만하였지만 그 뒤로 음악 보다는 소리에 빠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산 것 같다.
오디오 세계에 입문하여 내 손으로 직접 하이파이 기기를 직접 구매하여 소리를 들은 지
20년 정도가 되어 간다. 분명히 지혜의 왕인 솔로몬이 성서에 말하기를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으며 귀는 들어도 만족이 없다'고 일렀지만
말씀과는 상관없이 내 자신은 정작 소리를 찾아 무던히도 방황하지 않았었나 싶다.
때로는 작은 스피커에, 때로는 날씬한 톨보이형 스피커를 때로는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하는 호기심 천국에서 이런저런 스피커들을 경험하다가 지금은 극장에서 쓰던 스피커와
또 문짝만한 오토그라프 스피커까지 운용 해보지만 사실은 이른 아침 손바닥만한
모노 라디오 소리를 통해 나오는 음악소리에 마음이 편하게 느껴져 하루 종일 듣게 되고
때로는 한밤 내지는 새벽에 일어나 조용히 듣는 풀레인지 소리에는 순간적이나마 욕심이
사라짐을 경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방황하니 참 알 수 없는 것이 오디오 세계 아닌가
한다.
나의 오디오 길에는 입문후 적지 않게 내가 찾는 소리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채 방황하던 중
아는 벗의 사촌 형님인 오디오 선배를 만나게 되고 그분의 권유를 따라 탄노이 GRF를
구입하면서 탄노이 스피커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뒤돌아 보니 지금까지 탄노이 스피커들과 씨름하며 보낸 시간은 마치 천국과 지옥을 오가듯
헤메던것 같아 기억이 새록새록 주마등 스치듯 한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탄노이를 내치지
못하고 결국은 소리의 기쁨을 찾았기에 지난 일을 짧게 회고해보려 한다.
나의 오디오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믿음이 있다면 어떤 스피커라도 한 10년 이상 쓰면
어지간한 소리를 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가 이 소리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하여 얼마나 정성을 다하지도 못하고 스피커를 내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나 해서
경계를 하며 우직하게 가자는 이야기이다 .
나의 경우는 그리하여 그 긴 소리 여정( GRF - GRF TW - 웨스트민스터를 거쳐)에서
지금은 탄노이 모니터 실버 15인치 유니트를 오토그라프에 수납하여 아직도 숙성과 튜닝의
과정 가운데 있지만 사실은 말할 수 없었던 그간의 속내 고민은 저음에서 웅얼거리고 이로
인하여 고음마져 흐려지는 것을 당췌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끝없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나중 공간이 영국 궁전 처럼 넓어지면 해결 되겠지
하는 도피처 같은 믿음은 있었지만 이는 현실로는 거의 불가능 한 것이었다. 주어진 집의
환경 내에서 또한 나의 인식의 한계 내에서 최고의 매칭이라고 믿는 국내 장인이 제작한 300비
3극관 피피로 구동해도 마지막 그 흐려지는 희뿌연 것은 도대체 무대 공간을 표현하기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기에도 너무 고통스러웠다.
수많은 밤을 고민하며 잠 못이루고 수많은 케이블과 진공관과 씨름해도 그 마지막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수 없이 나 자빠져 보았다. 내치자니 그동안 쏟은 정성, 오기와 자존심이요, 계속 지니자니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는 했다.
들어보면 주변의 많은 동호인들 역시 이게 탄노이의 특성이요 한계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던 가운데 평소 알던 동호인 집에서 알텍 A-5를 시청할
기회가 되서 일부러 아내를 데리고 몇몇 동호인들과 한번 방문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유닛 구성이 거의 최고급 수준 이었다 .
515 우퍼, 288-16G 드라이버, 300 헤르츠까지 내려가는 803B 혼
여기에 젠센 RP 302수퍼 트위터, 마지막으로 알텍의 가장 문제인 고역과 저역의 밸런스를
맞춘 국내의 달인이 제작한 네트워크 등등
아, 그 소리는 정녕 후련했다. 상쾌하게 쭉쭉 뻗어나는 고역과 가슴을 때리는 힘찬 저음
중음에서 여성 보컬은 짜리리하다. 팝이나 재즈 뿐 아니라 클래식, 심지어 현소리 조차도
탄노이에 뒤지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그 소리를 듣고는 또 고민이 시작 되었다.
그런데 아하, 조상님의 은덕인가 ? 하느님이 보우하사 어찌 어찌하여 그 동호인의 알텍
시스템이 별로 애쓰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양도 받게 되어 우리 집에 오게 된다.
사실 아내의 정확한 소리 분별력과 전적인 협조가 크다. 대부분의 가정 주부들은 극장용
혼을 보면 기겁을 한다. 그러나 내 아내는 소리의 우월성 덕분에 오히려 고전적인 혼
모양이라며 눈감아 준다. (착한 와이프.. 나는 팔불출) 그리하여 두 스피커를 놓고 끝없는
비교와 튜닝이 시도 되었다 .
그러나 아무리 노력하고 비교해도 현소리를 빼고는 도대체 탄노이가 알텍보다 좋은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제대로 튜닝된 알텍 소리는 분명히 탄노이와는 다른 소리 표현을 해주면서 결국 내가 왜
탄노이를 지녀야 하는지 커다란 의문을 던져주며 빙그레 나를 비웃는 듯하였다.
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본처인 사라를 후에 들어온 하갈이 아들인 이스마엘을 나은후
아이를 낳지 못한 본처를 구박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역시 그런 심경에 접어 들었다 그리하여 순간이나마 탄노이를 내칠까? 말까 ? 하는
오디오 라이프상 최대의 심각한 마지막 고민까지 이르게 된다.
조강지처 처럼 여기던 탄노이를 - 소리가 좀 덜 난다고 하루 아침에 내보낸다는 것은 도대체
양심상 허락이 아니 되었다. 아니 탄노이에 한 목숨 걸고 소리의 그 끝까지 같이 간다고
작심했는데 여기서 머물 수는 없다는 오기도 생긴다. 그때가 아마도 고통의 정상을 넘는
시점이었나 보다.
그 가운데 조용히 행운이 찾아든다. 최적의 앰프 매칭을 위하여 계속 엎그레이드 된 국산
유* 사운드 앰프로 매칭하며 이리저리 시청회를 열게 되는 가운데 알게 된 동호인 한분 댁에
가게 되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그분 말씀에 오리지널 탄노이 유닛을 열어보니 유닛 뒤쪽에 양모로
흡음을 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게도 시험해 보라고 친절히 양모를 주지
않는가? 처음에는 오리지널에는 천연 양모가 당연하겠지 하다가 아하 하는 생각이
번뜩 든다. 내가 갖은 김박*님이 제작한 통을 열어 보니 인조 솜( 카시미론)이 붙어
있었다. 왜 인조 솜을 붙였냐고 알아본 결과 별 의미는 없이 저렴한 가격 탓에 그리하였다고
한다. 제거 해보려 했으나 타카로 깊이 박아놓은 인조 솜을 떼는 작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제거 후에도 소리의 결과에 대한 관한 확신도 서지 않아 새로 받은 푸석푸석한
양모를 무명실로 정성스레 말아서 ( 역시 아내가 도와주었다) 인조 솜 위에 유닛 뒤편에
그냥 부착 시켰다. 그래서 들어 보니 오~잉, 저역이 홀쭉해진 새로운 소리가 난다.
약간의 가능성은 드는데 완전하지는 않다. 너무 감쇄된 저역에 오히려 조금 이상해진다,
그래서 업무가 바쁘기도 하기에 잠시 놓아둔 채로 알텍과 번갈아 가며 듣고는 한동안 잊었다.
그러던 중에 인터넷 상에서 동호인이 압축 양모를 이야기한다. 상당한 수긍이 갔다
그래서 압축 양모를 구했다. ( 아니 무상으로 받았다. 이기회를 통하여 다시 감사 드린다)
그래 이번에는 시간을 내서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감히 인조 솜을 뜯어내고
양모를 부착했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미 소리*자 동호인 게시판에
올림, 참고 요망)
(일부 발췌)
........................ 그런 결과
1. 백로드로 나가는 뒤편 유닛의 반사파가 엉김으로 해서 생기는 저역의 웅얼거림이
탄노이 특유의 소리인줄 알았는데 이것이 없어 졌습니다.
2. 그 영향인지 고역의 순도가 제가 알텍 A-5와 비교해 보는데 너무 깔끔합니다.
알텍 보다 부드러우면서 섬세합니다.
특히 클래식에서 고역의 선도는 너무 상큼해서 특정 곡에 따라서는 쾌감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3. 저역이 줄지 않느냐고 고민하시는데 제 느낌으로는 실제 악기 소리 정도의 진짜 저음
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줄은 것이 아니고 불순물이 빠진 느낌이 확연히 듭니다.
알텍과 비교해 보는데 유닛의 특성상 이 부분에서는 재즈의 끈끈함은 묻어나지는
않습니다. 전자악기의 강한 어텍은 어차피 탄노이가 지향하는 소리는 아니기에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잔향 내지는 공간감을 구성하는데 (이 부분은 각자의 청취 공간 환경에
달려 있겠지만) 백 로드를 돌아 나와 형성하는 진향으로 전체적으로 들려나오는
음악 소리는 너무나 실제적입니다. 제가 늘 들어오는 10 여미터 이상의 교회 천정의 홀 톤과
가장 유사하게 듣는 스피커입니다
사실 오리지널과 직접비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소리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를 선사해줍니다.
그리하여 이 주제는 이상으로 정리하고 당분간은 음악 듣는 본래의 취지로 돌아갈까
합니다.
(인용 중략)
가장 달라진 것이 피아노 여운이다. 쇼팽의 녹턴에서 느껴지는 피아노 잔향은 일품이다,
그 잔향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내가 늘 듣는 천정 높은 우리 교회에서의
느낌이다. 이제 시간이 지나며 익어가는 탄노이 소리를 듣게 된다.
또한 알텍 A-5와 비교해 가며 듣는 맛이 참 별미이다
알텍이 300헤르츠 까지 내려오는 혼에서 절대 우월성을 보인다면
탄노이는 백로드 우드 혼을 통하여 은은히 공간을 형성하는 음악성이 너무도 기품이 있다.
물론 쏘스부터 선 하나 하나 제대로 튜닝 될 때의 이야기이다
이 집 저 집 비교 시청도 다녀 보고 오디오 쇼 때 수 억원짜리 시스템도 들어보지만
결국 현재의 청취 환경 및 내 취향에는 이것이 가장 좋은 시스템이라고 자뻑에 이르게 된다.
나중 더 좋은 튜닝방법이 나올지는 모르겠으되 현재로서는 지극히 만족스러운 소리로
노래한다. 많은 분이 믿지 않겠지만 언뜻 들으면 중음대에서는 두 소리가 거의 비슷하다.
물론 알텍 혼이 사람의 보이스를 양념으로 맛을 내듯 윤색한 것은 있지만
클래식에서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굳이 차이를 말하라하면
1) 고음에서는 : 실버가 조금 더 한들거린다. 약간 실키한 느낌도 든다. 여성 현악에서
두드러 진다. 이에 비해 알텍은 약간 굳이 비교하면 무명 같은 조금은 뻣뻣한 느낌,
여러분 가운데 만약 알텍 고음만 하나를 놓고 듣는다면
이런 느낌은 결코 아니 받을 것이다 탄노이 실버와 굳이 비교함에서 오는 것이다
2) 저역에서는 : 강한 어텍이 있는 드럼이나 팝뮤직에서는 알텍이 확연이 우위를 보인다.
따라서 음악 장르에 따라 골라 듣는 맛도 쏠쏠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탄노이가 정장을 입고 격식 있게 음악을 표현한다면 알텍은 마치 헐렁한 편한 케쥬얼에
마음껏 목청 높여 부르는 느낌이다. 이는 창으로 시작한 장사익씨의 목소리 혹은 여자
팝 가수의 약간 가미된 음색에 약에 취한 듯한 느낌이랄까 ?
내 사견임을 전제로 탄노이가 제대로 튜닝 되고 앰프 또한 제대로 구동되면
요즈음 나오는 현대 하이파이 소리는 어딘가 허전한 맛이 느껴지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물론 요즈음 기기를 폄하하거나 옛날 기기 가격을 올리고자하는 의도가 아니다.
단지 내가 어찌하여 탄노이를 듣게 되었는지를 말하고자 할 따름이다
하지만 누가 이 길을 따라온다 하면 말리고 싶다
스피커가 우선 50여년 이상 된 것이기에 제대로 된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고 가격
역시 많이 부풀어져 있으며, 또한 앰프 매칭이, 케이블 하나하나 찾아 튜닝하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차라리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이기에 쉽게 가는 것이 나을 듯하다
그래서 나도 이제는 튜닝 그 끝자락에서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와 조용히 음악을 즐길까 한다.
여기까지 있게 도와주신 많은 동호인들과 국내 앰프 제작 달인 유* 사운드 최**사장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
+++
동호인 여러분들
저는 오디오에 대해서는 아지도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말씀은 안하셔도 수십년씩 탄노이 를 쓰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다만 이제 제가 제일 고민하던 문제가 조금은 해결되어
혹시 저같은 고민을 똑같이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창피를 무릅쓰고 올렸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봐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좋은 가을 보내 십시요, 나중 탄노이 소리에 한(?)이 맺히신 분이나 애증으로 점철된
분이 계시다면 그 분들을 위하여 10분 이내로 언제 한번 자리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
오래전 음악을 듣기 위하여 오디오를 장만하였지만 그 뒤로 음악 보다는 소리에 빠져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산 것 같다.
오디오 세계에 입문하여 내 손으로 직접 하이파이 기기를 직접 구매하여 소리를 들은 지
20년 정도가 되어 간다. 분명히 지혜의 왕인 솔로몬이 성서에 말하기를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으며 귀는 들어도 만족이 없다'고 일렀지만
말씀과는 상관없이 내 자신은 정작 소리를 찾아 무던히도 방황하지 않았었나 싶다.
때로는 작은 스피커에, 때로는 날씬한 톨보이형 스피커를 때로는 이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하는 호기심 천국에서 이런저런 스피커들을 경험하다가 지금은 극장에서 쓰던 스피커와
또 문짝만한 오토그라프 스피커까지 운용 해보지만 사실은 이른 아침 손바닥만한
모노 라디오 소리를 통해 나오는 음악소리에 마음이 편하게 느껴져 하루 종일 듣게 되고
때로는 한밤 내지는 새벽에 일어나 조용히 듣는 풀레인지 소리에는 순간적이나마 욕심이
사라짐을 경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방황하니 참 알 수 없는 것이 오디오 세계 아닌가
한다.
나의 오디오 길에는 입문후 적지 않게 내가 찾는 소리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채 방황하던 중
아는 벗의 사촌 형님인 오디오 선배를 만나게 되고 그분의 권유를 따라 탄노이 GRF를
구입하면서 탄노이 스피커 세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된다,
뒤돌아 보니 지금까지 탄노이 스피커들과 씨름하며 보낸 시간은 마치 천국과 지옥을 오가듯
헤메던것 같아 기억이 새록새록 주마등 스치듯 한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탄노이를 내치지
못하고 결국은 소리의 기쁨을 찾았기에 지난 일을 짧게 회고해보려 한다.
나의 오디오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믿음이 있다면 어떤 스피커라도 한 10년 이상 쓰면
어지간한 소리를 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가 이 소리를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하여 얼마나 정성을 다하지도 못하고 스피커를 내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나 해서
경계를 하며 우직하게 가자는 이야기이다 .
나의 경우는 그리하여 그 긴 소리 여정( GRF - GRF TW - 웨스트민스터를 거쳐)에서
지금은 탄노이 모니터 실버 15인치 유니트를 오토그라프에 수납하여 아직도 숙성과 튜닝의
과정 가운데 있지만 사실은 말할 수 없었던 그간의 속내 고민은 저음에서 웅얼거리고 이로
인하여 고음마져 흐려지는 것을 당췌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끝없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나중 공간이 영국 궁전 처럼 넓어지면 해결 되겠지
하는 도피처 같은 믿음은 있었지만 이는 현실로는 거의 불가능 한 것이었다. 주어진 집의
환경 내에서 또한 나의 인식의 한계 내에서 최고의 매칭이라고 믿는 국내 장인이 제작한 300비
3극관 피피로 구동해도 마지막 그 흐려지는 희뿌연 것은 도대체 무대 공간을 표현하기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기에도 너무 고통스러웠다.
수많은 밤을 고민하며 잠 못이루고 수많은 케이블과 진공관과 씨름해도 그 마지막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수 없이 나 자빠져 보았다. 내치자니 그동안 쏟은 정성, 오기와 자존심이요, 계속 지니자니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는 했다.
들어보면 주변의 많은 동호인들 역시 이게 탄노이의 특성이요 한계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아니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던 가운데 평소 알던 동호인 집에서 알텍 A-5를 시청할
기회가 되서 일부러 아내를 데리고 몇몇 동호인들과 한번 방문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유닛 구성이 거의 최고급 수준 이었다 .
515 우퍼, 288-16G 드라이버, 300 헤르츠까지 내려가는 803B 혼
여기에 젠센 RP 302수퍼 트위터, 마지막으로 알텍의 가장 문제인 고역과 저역의 밸런스를
맞춘 국내의 달인이 제작한 네트워크 등등
아, 그 소리는 정녕 후련했다. 상쾌하게 쭉쭉 뻗어나는 고역과 가슴을 때리는 힘찬 저음
중음에서 여성 보컬은 짜리리하다. 팝이나 재즈 뿐 아니라 클래식, 심지어 현소리 조차도
탄노이에 뒤지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 그 소리를 듣고는 또 고민이 시작 되었다.
그런데 아하, 조상님의 은덕인가 ? 하느님이 보우하사 어찌 어찌하여 그 동호인의 알텍
시스템이 별로 애쓰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양도 받게 되어 우리 집에 오게 된다.
사실 아내의 정확한 소리 분별력과 전적인 협조가 크다. 대부분의 가정 주부들은 극장용
혼을 보면 기겁을 한다. 그러나 내 아내는 소리의 우월성 덕분에 오히려 고전적인 혼
모양이라며 눈감아 준다. (착한 와이프.. 나는 팔불출) 그리하여 두 스피커를 놓고 끝없는
비교와 튜닝이 시도 되었다 .
그러나 아무리 노력하고 비교해도 현소리를 빼고는 도대체 탄노이가 알텍보다 좋은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제대로 튜닝된 알텍 소리는 분명히 탄노이와는 다른 소리 표현을 해주면서 결국 내가 왜
탄노이를 지녀야 하는지 커다란 의문을 던져주며 빙그레 나를 비웃는 듯하였다.
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본처인 사라를 후에 들어온 하갈이 아들인 이스마엘을 나은후
아이를 낳지 못한 본처를 구박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 역시 그런 심경에 접어 들었다 그리하여 순간이나마 탄노이를 내칠까? 말까 ? 하는
오디오 라이프상 최대의 심각한 마지막 고민까지 이르게 된다.
조강지처 처럼 여기던 탄노이를 - 소리가 좀 덜 난다고 하루 아침에 내보낸다는 것은 도대체
양심상 허락이 아니 되었다. 아니 탄노이에 한 목숨 걸고 소리의 그 끝까지 같이 간다고
작심했는데 여기서 머물 수는 없다는 오기도 생긴다. 그때가 아마도 고통의 정상을 넘는
시점이었나 보다.
그 가운데 조용히 행운이 찾아든다. 최적의 앰프 매칭을 위하여 계속 엎그레이드 된 국산
유* 사운드 앰프로 매칭하며 이리저리 시청회를 열게 되는 가운데 알게 된 동호인 한분 댁에
가게 되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그분 말씀에 오리지널 탄노이 유닛을 열어보니 유닛 뒤쪽에 양모로
흡음을 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게도 시험해 보라고 친절히 양모를 주지
않는가? 처음에는 오리지널에는 천연 양모가 당연하겠지 하다가 아하 하는 생각이
번뜩 든다. 내가 갖은 김박*님이 제작한 통을 열어 보니 인조 솜( 카시미론)이 붙어
있었다. 왜 인조 솜을 붙였냐고 알아본 결과 별 의미는 없이 저렴한 가격 탓에 그리하였다고
한다. 제거 해보려 했으나 타카로 깊이 박아놓은 인조 솜을 떼는 작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제거 후에도 소리의 결과에 대한 관한 확신도 서지 않아 새로 받은 푸석푸석한
양모를 무명실로 정성스레 말아서 ( 역시 아내가 도와주었다) 인조 솜 위에 유닛 뒤편에
그냥 부착 시켰다. 그래서 들어 보니 오~잉, 저역이 홀쭉해진 새로운 소리가 난다.
약간의 가능성은 드는데 완전하지는 않다. 너무 감쇄된 저역에 오히려 조금 이상해진다,
그래서 업무가 바쁘기도 하기에 잠시 놓아둔 채로 알텍과 번갈아 가며 듣고는 한동안 잊었다.
그러던 중에 인터넷 상에서 동호인이 압축 양모를 이야기한다. 상당한 수긍이 갔다
그래서 압축 양모를 구했다. ( 아니 무상으로 받았다. 이기회를 통하여 다시 감사 드린다)
그래 이번에는 시간을 내서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감히 인조 솜을 뜯어내고
양모를 부착했다.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미 소리*자 동호인 게시판에
올림, 참고 요망)
(일부 발췌)
........................ 그런 결과
1. 백로드로 나가는 뒤편 유닛의 반사파가 엉김으로 해서 생기는 저역의 웅얼거림이
탄노이 특유의 소리인줄 알았는데 이것이 없어 졌습니다.
2. 그 영향인지 고역의 순도가 제가 알텍 A-5와 비교해 보는데 너무 깔끔합니다.
알텍 보다 부드러우면서 섬세합니다.
특히 클래식에서 고역의 선도는 너무 상큼해서 특정 곡에 따라서는 쾌감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3. 저역이 줄지 않느냐고 고민하시는데 제 느낌으로는 실제 악기 소리 정도의 진짜 저음
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줄은 것이 아니고 불순물이 빠진 느낌이 확연히 듭니다.
알텍과 비교해 보는데 유닛의 특성상 이 부분에서는 재즈의 끈끈함은 묻어나지는
않습니다. 전자악기의 강한 어텍은 어차피 탄노이가 지향하는 소리는 아니기에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잔향 내지는 공간감을 구성하는데 (이 부분은 각자의 청취 공간 환경에
달려 있겠지만) 백 로드를 돌아 나와 형성하는 진향으로 전체적으로 들려나오는
음악 소리는 너무나 실제적입니다. 제가 늘 들어오는 10 여미터 이상의 교회 천정의 홀 톤과
가장 유사하게 듣는 스피커입니다
사실 오리지널과 직접비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소리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를 선사해줍니다.
그리하여 이 주제는 이상으로 정리하고 당분간은 음악 듣는 본래의 취지로 돌아갈까
합니다.
(인용 중략)
가장 달라진 것이 피아노 여운이다. 쇼팽의 녹턴에서 느껴지는 피아노 잔향은 일품이다,
그 잔향은 짧지도 길지도 않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내가 늘 듣는 천정 높은 우리 교회에서의
느낌이다. 이제 시간이 지나며 익어가는 탄노이 소리를 듣게 된다.
또한 알텍 A-5와 비교해 가며 듣는 맛이 참 별미이다
알텍이 300헤르츠 까지 내려오는 혼에서 절대 우월성을 보인다면
탄노이는 백로드 우드 혼을 통하여 은은히 공간을 형성하는 음악성이 너무도 기품이 있다.
물론 쏘스부터 선 하나 하나 제대로 튜닝 될 때의 이야기이다
이 집 저 집 비교 시청도 다녀 보고 오디오 쇼 때 수 억원짜리 시스템도 들어보지만
결국 현재의 청취 환경 및 내 취향에는 이것이 가장 좋은 시스템이라고 자뻑에 이르게 된다.
나중 더 좋은 튜닝방법이 나올지는 모르겠으되 현재로서는 지극히 만족스러운 소리로
노래한다. 많은 분이 믿지 않겠지만 언뜻 들으면 중음대에서는 두 소리가 거의 비슷하다.
물론 알텍 혼이 사람의 보이스를 양념으로 맛을 내듯 윤색한 것은 있지만
클래식에서는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그러나 굳이 차이를 말하라하면
1) 고음에서는 : 실버가 조금 더 한들거린다. 약간 실키한 느낌도 든다. 여성 현악에서
두드러 진다. 이에 비해 알텍은 약간 굳이 비교하면 무명 같은 조금은 뻣뻣한 느낌,
여러분 가운데 만약 알텍 고음만 하나를 놓고 듣는다면
이런 느낌은 결코 아니 받을 것이다 탄노이 실버와 굳이 비교함에서 오는 것이다
2) 저역에서는 : 강한 어텍이 있는 드럼이나 팝뮤직에서는 알텍이 확연이 우위를 보인다.
따라서 음악 장르에 따라 골라 듣는 맛도 쏠쏠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탄노이가 정장을 입고 격식 있게 음악을 표현한다면 알텍은 마치 헐렁한 편한 케쥬얼에
마음껏 목청 높여 부르는 느낌이다. 이는 창으로 시작한 장사익씨의 목소리 혹은 여자
팝 가수의 약간 가미된 음색에 약에 취한 듯한 느낌이랄까 ?
내 사견임을 전제로 탄노이가 제대로 튜닝 되고 앰프 또한 제대로 구동되면
요즈음 나오는 현대 하이파이 소리는 어딘가 허전한 맛이 느껴지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물론 요즈음 기기를 폄하하거나 옛날 기기 가격을 올리고자하는 의도가 아니다.
단지 내가 어찌하여 탄노이를 듣게 되었는지를 말하고자 할 따름이다
하지만 누가 이 길을 따라온다 하면 말리고 싶다
스피커가 우선 50여년 이상 된 것이기에 제대로 된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고 가격
역시 많이 부풀어져 있으며, 또한 앰프 매칭이, 케이블 하나하나 찾아 튜닝하기가
너무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차라리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이기에 쉽게 가는 것이 나을 듯하다
그래서 나도 이제는 튜닝 그 끝자락에서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와 조용히 음악을 즐길까 한다.
여기까지 있게 도와주신 많은 동호인들과 국내 앰프 제작 달인 유* 사운드 최**사장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
+++
동호인 여러분들
저는 오디오에 대해서는 아지도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말씀은 안하셔도 수십년씩 탄노이 를 쓰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다만 이제 제가 제일 고민하던 문제가 조금은 해결되어
혹시 저같은 고민을 똑같이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창피를 무릅쓰고 올렸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봐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좋은 가을 보내 십시요, 나중 탄노이 소리에 한(?)이 맺히신 분이나 애증으로 점철된
분이 계시다면 그 분들을 위하여 10분 이내로 언제 한번 자리를 마련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