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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논쟁은 끝이 없는 것이 오히려 당연합니다

by 윤영진 posted Nov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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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레퍼런스 시스템(소스-프리-파워-스피커)을 정해 놓고 각각의 선재를 비교한다면
선재의 차이(꼭 우열이 아니라 개성이나 특성)이 드러납니다.

그러나 모든 사용자의 시스템은 사용자 수 만큼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선재의 종류 곱하기 사용자 시스템의 수를 계산하면 나올 수 있을만큼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으로 다양합니다.

만약 사용자의 시스템 매칭이 이상적으로 최상으로 완성이 되어 있다면
선재의 차이는 우열이 아니라 "개성의 차이"로 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시스템 매칭이 이상적으로 완성된 것은 이 지구상에 없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시스템 단점이 케이블의 특성과 상부상조 관계가 될 수도 있고
서로 동반 상승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시스템의 매칭 특성을 스스로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너무 음이 치밀하고 고역이 쏘는 경우에는 생산 연도가 오랜 굵은 주석 도금선으로써
선재의 진동 제어가 잘 된 선을 쓰는 것이 어울리고,
너무 무딘 시스템에서는 고순도 동선이나 음도금선으로 조금 가는 선을
짧게 연결하는 것이 잘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때는 선재가 약간 진동에 취약한 것이 오히려 배음 성분을 높여서
귀에 더 좋게 들리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약 10년 정도 이상의 오디오 경력을 가진 분들 중에
마침내 선재를 별로 가리지 않게 된 분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무난한 성격으로 선재의 차이가 비용 대비 효과에 못미친다는 여유있는 깨달음

2) 시스템 튜닝이 완성도가 높아져서 선재로 인한 영향에서 자유로워진 경우

........

선재에 집착하기 보다는 선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만큼의 전체 시스템 매칭과
튜닝에 먼저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본말 중에 "시야게"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 마치고 끝으로 살짝 다듬는다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선재의 선택은 바로 이 정도 마지막 단계의 "시야게" 수준으로 인식해야지
이걸 메인 시스템보다 앞세워서 집착을 하면 전체 시스템의 수준이 향상되지 못하고
자칫 곁길로 들어서서 시행착오를 되풀이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프리나 파워의 2-3만원 짜리 초단관이나 증폭관의
전류나 전압의 변화, 구동 회로의 변경 등으로 인한 전체 시스템의 음질 변화에 비해서
100만원 넘는 선재의 교체로 인한 변화의 폭이 훨씬 적습니다.

그런데 수천 원이나 수만원의 비용만으로도 바뀌거나 개선될 여지는 방치해 놓고
수백 만원짜리 케이블의 교체로 전체 음질의 개선을 우선 도모한다는 것은
우선 순위도 바뀐 것이고, 투자 대비 효과에서도 비효율적입니다.

가장 많은 예 중의 하나가 알텍스피커의 고역 과잉을 선재로 잡아보겠다고
수년 간 많은 돈과 정력을 낭비하는 일을 들 수 있습니다.
약간의 미미한 개선 이상의 "확실한 결실"을 얻을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 노력의 수십 분의 1만 들여서 네트워크와 인크로져 튜닝, 앰프 튜닝으로
더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단, 선재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최신 하이엔드 고가형 시스템에, 극히 효율이 낮은 저임피던스 폭식형
음장형 스피커를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말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용자가 소스나 프리, 파워를 개조나 튜닝할 수도 없고
대전류, 폭식형 스피커의 특성상 사용자가 유일하게 손 댈 수 있는 부분이
케이블로 제한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케이블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곳 게시판의 사용자 대부분은 고효율 빈티지 스피커와
전압 증폭형 저전류 진공관 앰프를 사용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보다 보편적인 입장에서 얘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선재는 당분간 머리에서 지우고
마지막에 고민해도 좋습니다.

선재를 길게 썼더니 소리가 더 좋다는 경우는, 선재의 질적 차이가 아니라
시스템 튜닝의 불균형으로 인한 "특수한 사례"이기 쉽습니다.

다소 도발적인 글투에 용서를 구합니다.

수백, 수천만원을 들여서 선재에 집착하지만 결국 소기의 성과를 못 얻는
수많은 애호가를 보면서 갑갑한 심정에서 다소 표현이 거칠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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