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경험으로는 빈티지 탄노이도 제 소리가 나올 때는 피아노 소리가 아주 영롱하고 깊습니다. 오히려 현악 재생에서는 소문만큼 뛰어난 것은 아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더군요. 물론 좋기는 합니다만.... 비발디 사계(이무지치/아요, 아카데미/아이오나 브라운)와 롯시니 현악소나타(아카데미/매리너), 모짜르트 디베르티멘토 136(아카데미/매리너) 등을 들어보면 잘 튜닝된 하베스로도 충분히 좋은 소리가 나오니 꼭 탄노이라야만 하는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피아노의 경우 \'조지윈스턴의 12월\'이라든지 \'키스자렛의 쾰른 콘서트\',\' 브렌델의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음반들\', \'루빈시타인의 소팽 녹턴\' 등을 재생해보면 빈티지 탄노이가 피아노에서 약점이 있다는 것은 뭔가 제대로 튜닝이 안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전에 JBL을 사용할 때 피아노에 대단한 강점이 있었지만 현악 재생에서는 어려움이 좀 있었습니다만 빈티지탄노이는 현과 피아노모두 잘 표현하는 스피커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JBL보다 음폭이 약간 좁아 말러 교향곡 같은 대편성 관현악 재생에 약간 약하다는 특징도 있는 듯합니다만...
현과 피아노가 잘 재생되는 상태에서 팝(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90년대 버전), 닐스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 음반, 스티브 레이본의 블루스 음반 등등...)도 잘 재생되어야먄 한다고 보는데 저의 경험으로는 빈티지 스피커 명기들에서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탄노이, 젠센, EV, JBL, 클립시 등 나름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공을 들여 만든 시스템은 분명 제대로 재생하면 높은 수준의 음질을 들려주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좀 심하게 말한다면 이들을 베스트로 튜닝해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이들을 구별하는 것이 과연 쉬울까 또는 가능할까하는 점이지요. 저는 구별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가지고 계신 시스템을 통하여 재생된 위의 음반들이 비교적 만족스럽다면 장사익의 꽃구경이나 이은미의 노스텔지어, 김민기의 봉우리를 한번 들어보십시요. 김민기의 봉우리에서 나오는 맑고 깊은 저음은 재생하기가 쉽지않습니다만...몇가지 장르가 제대로 재생되면 그외의 다른 분야의 음악들도 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 재생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선 사장님의 경우 가요 한곡만 들으면 나머지는 들어볼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주장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진 시스템(빈티지 탄노이를 포함하여)이 어떤 시스템이든간에 충분히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알텍 A7 헐리웃 버전으로 듣는 재즈의 찐득한 느낌을 탄노이로는 전부 다 얻을 수 없다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충분히 재즈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알텍의 경우 편식성이 너무 강해 재즈의 찐득한 맛 - 사실 좀 과장된 것이기도 하지요- 에만 맞게 튜닝해놓으면 나머지 장르에서는 취약한 부분이 당연히 발생합니다. 그러나 알텍도 잘 튜닝한 것을 들어보니 클래식에도 참 좋더군요.
만일 가지고 계신 시스템, 특히 탄노이의 경우 소리가 답답하고 특정 장르 외에는 잘 재생되지 않거나 아예 좋은 소리가 안나온다면 시스템에 하이엔드적인 요소를 과감히 도입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것입니다. 탄노이 스피커는 매우 까다로운 스피커라서 제 실력을 내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통부터 사람을 아주 괴롭히지요...ㅎㅎ
탄노이에서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방안을 저의 경험 위주로 소개하자면 면(저는 개인적으로 하이엔드 시스템의 요소를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1. 프리와 파워 앰프 빈티지 프리 중에서는 참 좋은 소릴ㄹ 내는 것도 많지만 반대로 매우 답답한 소리-특히 아주 좁은 다이나믹 레인지-를 내는 앰프가 엄청 좋은 것인줄 알고 계시는 분이 많습니다. 프리가 나쁘면 나머지는 온갖 고생을 해봐야 헛고생이지요. 여기서 벗어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파워앰프는 유럽이나 미국의 빈티지 3극관 명기가 좋겠으나 값이 너무 비싼 것이 큰 장애물입니다. 프리앰프와 달리 값싸고 성능좋은 대안이 흔히 보이지 않습니다. 5극관앰프에서는 대체로 미국제가 좋으나 영국제라면 쿼드2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2. 벽체 콘센트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교체하면 좋습니다. 값은 얼마하지 않으나 효과가 좋으니 적극 권해드립니다. 낡은 전선 케이블도 녹슨 부분은 잘라내시고 작업하시기를...
3. 파워케이블, 인터 케이블, 스피커 케이블에 빈티지 제품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하기 빈티지 케이블은 거의 대부분 주파수 특성이 평탄하지 않고 다이나믹 레인지가 좁습니다. 음색 또한 거칠지요. 물론 고급 빈티지 케이블은 상당한 수준의 소리를 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고급 하이엔드케이블에는 못미칩니다.(초고가 하이엔드 케이블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4. 정류관, 초단관, 드라이브관, 출력관에서 가급적 (최)고급관 사용하기 : 관에 따라 음질의 차이가 큰 것은 알고 계실 것입니다. 좀 비싸기는 하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5. 전원의 차폐트랜스, 정전압트랜스의 사용 차폐트랜스를 사용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인가하는논란은 있습니다. 저는 국산 크***오디오의 제품 정도면 충분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험도 없고 안정되며 참으로 조용하지요. 외제를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돈을 좀 들여 전기의 질을 좋게 하는 특수 전원장치를 쓴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6. 스피커통은 가급적 오리지널통 사용하기 : 이것은 탄노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국산통의 경우에도 좀 드물지만 잘 만나면 충분히 좋은 소리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오리지널 통에는 못미치는 것이 확실하지만...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음질을 조금씩 개선해나가면 연주회장에서 듣던 그 깊고 영롱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향해 다가가는, 진화하는 자신의 시스템을 만들어내는데 조금이라도 도음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