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클로저 제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좀 하고...드디어 완성에 이르게 됩니다
4.인클로저 제작의 원칙
적합한 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순진한 희망사항였음을 깨닫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지요. 해서 독창적이고도 창의적인...이 아닌 그러고 싶은 생각으로...제작에 착수했습니다. 나름 거실에 어울리는 비례와 외모(?)가 되도록 오리저널의 내측 치수를 그대로 옮겨 설계(라고 할 수 있나 모르겠습니다 @.@)했습니다
어깨너머로 배운 오토캐드로 씨름하기를 며칠...사뭇 낑낑대며 도면이라고 그리는 것을 불쌍하게 봤는지...미술을 전공하신 울 사모님이 본격 도와주십니다. 싸모님 만만세!!!
해서 이런 도면이 탄생했지요. 무려 열흘 정도 고민과 고민을 거듭한 저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해서 의정부쪽에 고객을 만나는 일정을 맹글러...돌아오는 길 스을쩍 옆길로 새서...포천 초야에 묻혀 사는 이름없는 초절정의 고수께 작품 제작을 의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5.인클로저 제작하는 동안...기기를 해부하여 준비를 하고...
유닛을 조심스럽게 들어 냈지요. 먼지 혼입을 막기위한 것으로 생각되는 천을 제거해보니 특유의 바람개비 배꼽(더스트 커버는 아니겠지요?)이 드러나며...최소 60년은 넘었을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외관을 보여줍니다.
벗겨낸 천 역시 60여년이 넘은 것에 틀림이 없는데도...사모님의 부드러운 세탁 덕분인지 싱싱하게 재현이 되어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여러 배선들을 정리하였습니다.
오리지널은 이렇게 생겼었습니다만
볼썽 사납게 붙어 있던 터미널 블록을 제거하면서 파워 인입부를 정리하였고, 위엣 그림처럼 매칭 트랜스의 배선도 정리 하였습니다. 매칭 트랜스는 필요는 없지만...멋있어 보이라고 그저 두었지요
6.인클로저가 도착, 조립에 들어가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인클로저가 들어 오던 날...회사 반차를 내고 일찍 들어왔습니다. 도대체 오됴땜시 휴가나 내고 하는 이런 저를 월급주는 회사가 어딘지 궁금들도 하시죠? ^^ 저도 궁금합니다 ㅠ.ㅠ;;
인클로저에 안착된 유닛인데요, 왼쪽의 전원부와 오른쪽의 신호선 인입부가 말끔하게 정리된 것을 보실 수 있네요. 오른쪽 하단에는 바나나 잭 단자가 보입니다. 오리지널 통에서 적출하여 장착하여 본 것입니다
요렇게 되었다는 것이구요.
유닛 하단부는 혹이라도 있을 공진을 제어하기 위해 카시미론과 창고에서 굴러다니던 흠음판을 채워놓았습니다...라고 생각하고 싶으나 공진이 생길지 아니면 울림이 생길지...그저 그냥 그렇게 했습니다. 오됴쟁이의 본능으루다...
그래서 결국...
이런 모습의 이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을 텔레풍켄 스피커가 탄생하였습니다. 사모님이 조그만 냉장고 같이 생겼다 하여 이름을 \"동망봉에 불시착한 독일냉장고\"라고 애칭을 붙여 주었습니다. 동망봉은 저희가 살고 있는 이곳 창신동에 있는 조그만 언덕이지요
7.실망과 한가닥 희망의 빛...
당초부터 짝짝이(?) 만 아니면 외관에 세월의 흔적이 보여도 그대로 델꼬 살리라...하였던 것이 말입니다. 결국 키 맞춤을 하느라 이렇게 되었지만 소리가 이리도 변할줄을 정말...정말 몰랐단 말입니다.
소리가 흩어지며 산만한 것이...한 삼일을 저녁마다 귀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다간...사모님께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다시 원위치하자고 간청을 드렸습니다. 통을 제값주고 팔수 있다는 씨알도 안맥히는 그짓말을 하면서 말입니다
원래 저의 오됴생활을 반은 이해...반은 포기하며 묵시적 지원하고 있는 울 사모님은...이번에도 지극히 자애로운 모습으로 흔쾌히 저의 결정에 동의하였지요. 그것이 나이들어 밤새 무건 유닛을 들었다 뺐다 하질 않나...납땜이라는 걸 한 답시구 마루에 여기 저기 흔적을 남기질 않나 하는 것이 이제 좀 측은해 보이나 보나 했습니다만...이것 저것 따질 틈도 없이 다시 원위치시키고 말았던 것이지요.
다시 원위치 시키고선 말입니다. 짝짝이 라고 구박하던 그 할아버지 스피커가 왜 그리도 정겹게 보이던지요. 마치 젊은 것이 다 좋은 것이 아녀...거봐라...하는 듯 하였답니다.
8.그래서 통을 바꿨다는 거냐 아니라는 것이냐 라고 물어 보시기에...
아쉽지만 새로운 인클로저로 다시 유닛을 이사시키고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립지요. 오리지널===>새 통으로 이사===>다시 오리지널===>다시 새통으로 이사...이렇게 되었네요. 또 거금을 들여 만든 인클로저를 어떻게 처리하기도 뭣 하고 해서요.
멀지 않은 옜날 인클로저에 양모를 부착하여 산만한 음을 잡았던 경험이 생각나기에 함 시도하여 보았는데요...효과가 괜찮네여. 벌써 소리를 내 본지 일주일이 넘어가고 있는 데요...소리가 많이 안정되가는 중입니다. 뭐 시간이 흐르면 더욱 좋아지겠지요 하면서 정을 들이려고 합니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만...합창이 의외로 잘 맞는 것이 제 마음을 흡족하게 하네요
이제 오리지널 인클로저의 위력을 새삼 경험하곤, 더불어 앞으로 더욱 좋은 음악이 나올 \"동망봉에 불시착한 독일냉장고\" 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저입니다
넋두리를 들어 주신...강호제현...내공있는 선후배 님들께 감사하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