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자작할때 지론중의 하나가 독일 진공관으로 만들때는
트랜스 콘덴서 저항등 모든 부품을 독일산으로 하고 미제 진공관
으로 만들때는 역시 모든 부품을 미제로 만들어야지 부품을 서로
섞으면 고유의 독일음색 미국음색이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진은 몇년전 REN904로 만든 트랜스 프리인데 904의 특유한
멜랑꼬리한 음색이 좋아서 즐겨 사용하는 기기 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독일 출력 트랜스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고 있드라도
가격이 엄청 비싸다는 것입니다. 또 빈티지 독일 트랜스는 대부분
노출형 이라서 겉으로 보기에는 빈티지 맛이 물씬 풍기지만 외부
차폐가 되어있지 않다 보니 주변 전자기 잡음에 무척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독일트랜스로 만들었는데 전원트랜스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에 의해서 출력트랜스가 영향을 받아 미약한 험이 발생
하였지만 서두에 언급한 부품 섞지 않는다는 혼자만의 지론 때문에
험이 조금 나므로 그냥 참고 들을만 하다면서 그런 세월을 2년
이상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어떻하든지 차폐시켜 볼려고
트랜스 부근을 이리저리 여러종류의 금속판으로 칸막이를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전자파는 금속에 닿으면 전류로 변하고
어스시키면 사라지는데 전원트랜스 코아에서 발생하는 자력선은
금속판을 뚫고 지나가므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것이
개방형의 출력트랜스에 닿아서 험의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찿지 못했습니다.
지구자체가 남북으로 자력선을 가지는데 우리 인간은 그런 환경에서
살면서 진화해 왔으므로 만약 자력선이 쉽게 차폐된다면 아파트 고층에
사는 사람은 자력선이 아래층에서 전부 차폐되어 자력선 영향을 받지
못해 전부 병들고 말겠구나. 아! 신이 우주를 창조할때 그런것 까지
감안해서 만들었는데 감사해야지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생각을 바꾸어 출력트랜스를 차폐가 잘된 밀봉형 미제트랜스를
사용해보기로 하고 부품 섞는것은 어쩔수 없다고 절충안에 스스로
타협하고 말았습니다. 진공관 사이에 있는 트랜스가 이번에 새로 바꾼
미제트랜스인데 험이 깜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스피커에 귀를 갖다대고
들어봐도 꼭 앰프 꺼놓은것 처럼 조용해서 갑자기 귀가 의심스러워져
작은소리 잘 듣는 아내에게 들어보라 했드니 아무소리 안난다 해서
얼마나 기뻣는지 모릅니다.
교환하고 보니 REN904 특유의 음색은 그대로 유지 되면서 도리어
해상력은 더 좋아져서 왜 쓸데없이 그동안 마음 고생했는가 하는
후회감도 들었습니다.
1930-50년대 독일제 트랜스 구하기 어렵고 가격 비싸고 그렇다고
시기적으로 그후의 50-60년대 나온 미제트랜스가 성능도 훨씬 좋으니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너무 독일것 집착하지 마시고 미제 쓰시라고
제 경험으로 적극적인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즐거운 오디오 생활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