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클래식 애호가인 조희제씨의 LP가게 개업과 관련된 기사가 부산일보 사회면(2013. 11. 18)에 났네요..
LP와 오디오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러보세요..
특히, 첨 클래식 시작하시는 분들은 조희제씨의 클래식 짚어주기에 감동 받으실겁니다..
팝, 가요도 구비되어 있어요.. 격주 금욜마다 전문가를 통한 음악 강연도 열기가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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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부산일보 기사 내용을 옮겨 놓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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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제(59) 씨는 지난 9월 부산 동래구 온천1동 유락삼거리 인근에 '조희제의 LP이야기'라는 가게를 열었다. 1960~1970년대의 향수가 어려 있는 LP(Long Play)음반을 전문적으로 판매한다.
조 씨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LP 수집가이면서 클래식음악 전문가이기도 하다. '조희제의 LP이야기'에는 그가 국내외를 돌며 모은 LP음반 4만여 장과 CD 2천여 장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인터넷에서 음원을 다운받아 음악을 듣는 것이 대세인 요즘, LP음반 전문점을 차린다고 하니 주변에서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더군요. 물론 청소년들의 상당수는 LP가 뭔지조차 모르고, LP 플레이어를 갖고 있는 사람도 극히 드문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니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첫 달 수입으로 점포세도 겨우 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입니다."
조 씨는 LP음반의 매력적인 소리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가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장사가 잘 되면 좋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수익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있는 음반 한 장마다 수집할 당시의 소중한 추억이 묻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아까워서 판매한다는 생각은 아예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니 이 좋은 소리를 나 혼자 듣는 것은 정말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소리를 나누자는 생각으로 가게를 열기는 했는데 요즘도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사실 손님이 와서 제가 정말 아끼는 음반을 집어들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아직까지 '상인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손님이 없는 것이 제겐 더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가게에 그동안 LP음반을 듣기 위해 모은 오디오기기 10여 세트도 가져다 놓았다. 고객들이 언제든지 와서 소리를 들어보고 음반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이 기기들은 독일 EMT사가 50년 전에 방송국용으로 제작한 턴테이블을 비롯해 진공관 앰프, 스피커 등의 마니아들에게 '전설'로 불리는 명품들로 꾸며졌다.
조 씨는 이 오디오기기와 음반을 활용해 이달 초부터 격주 금요일마다 무료 음악살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스페인음악 감상회를, 15일에는 음반들을 비교 감상하는 시간을 각각 마련했다.
또 앞으로 '서양 음악 산책' '숨겨진 명반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전문가를 초빙해 강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09년 퇴직한 조 씨는 성균관대에 다니던 1970년대 중반부터 LP 소리에 푹 빠져들었다. 하숙비를 모두 털어 음반을 구입한 뒤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후 그는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에는 서울의 음반 수집상들을 찾아다니며 수집활동을 벌였다.
"어떤 수집상이 음반을 많이 수집했다는 말을 들으면 토요일 아침 비행기로 서울로 올라갑니다. 수집 가게에 산처럼 쌓인 음반 가운데서 마음에 드는 음반을 찾다보면 어느새 날이 훤하게 밝습니다. 주인은 기다리다 지쳐 잠을 잠들기 일쑤였죠. 그렇게 일요일 마지막 비행기로 부산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수십 년간 계속했습니다. 원하던 음반을 찾았을 때의 희열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조 씨는 이어 "보유 중인 음반 가운데 아직도 못 들어본 것들이 많은데 가게를 내고난 뒤 하루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 수 있는 LP 음악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