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오랜만에 빈티지 동호회 놀러왔다가, 황순용님 글을 보고 간단히 보충합니다.
일본 출장이 잦던 시절, 주말만 되면 재즈쟁이, 오디오쟁이들과 어울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날도 요코스카에 알고 지내던 오디오샵에서 동가식서가숙 하고 있는데,
훤출한 남자가 들어와 마란츠 7 부품 상의를 하던 중 같이 말을 섞게
되었다.
재즈얘기를 하던 중 블루노트 얘기가 나왔다.
그 남자가 내게 몇 번을 젤 좋아하냐 묻길래 Zoot Sims 명작인 1530번을 가장 좋아한다 하자,
자기도 1530번을 가장 좋아한다 하며, 의기투합한 우리는 바로 미카미씨 집으로 내쳐 달려갔다.
그의 웨스턴 풀시스템과 노이만 풀시스템으로 블루노트 flat edge 명반들을
늦게까지 들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한국, 일본, 미국, 유럽 공히 오디오 하시는 분들이 다 그렇듯 순수하고, 아울러 지한파라는
프리미엄까지 느낄 수 있는 분이었다.
특히 와이프분도 오디오와 재즈를 이해하는지, 항상 우리와 자리를 같이
했다.
와이프 눈치 때문에 오디오를 사무실, 오피스텔로 여기저기 딴집 살림을
하게 하는 나와는 형편이 너무 달랐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시에는 유튜브에 추모곡을 계속 올리며 그
아픔을 전세계에 전한 바 있다.
내게 미카미씨는 추억이 많은 분이라 눈팅만 하다 간단히 남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