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빈티지 비싼 가격에 샀던 기억에 대한 소회

by 김한봉 posted Nov 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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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시절, 아마 이 사이트를 처음 알았던 때로 기억하는데...
무엇보다 텅기천이나 늘지로 기웃거리쥐 않아도 되고,
징말 보기 싫은 닌간이 많던, 동디문 눈동장 베룩장트.....
웬 썩디썩은 쓰뤼기 모아 놓고, 있는 너설 없는 너설 떨어가며 파는 꼴이라니....
몇 번 호기심에 갔다가, 하도 질려서 다시는 안 갔지만, 곧 무슨 정책으로 읍어 졌드만....
나중에 알은 사실이지만, 이 사이트에도 텅기천이나 황획둥 분들 많이 기웃거리고 있드만요
각설하고,

그 당시, 외관이 한눈에 내 맘을 쏙 빼놓은 인티가 장터에 올라 왔길래,
가격 불문하고, 한걸음에 휘경동으로 달려가서 업어 왔다
무신 고시촌 같은 건물에 사는 어린 총각이드만....
소리 나는 거 확인하고, 다른 거 묻지도 않고 가져왔다
기쁜마음으로 집에 와, 만족스럽게 들었다
얼마가 지나,
어찌어찌한 이유로 고수 바로 아래 단계의 분이, 우리집엘 왔다
이러저러한 얘기 끝에, 며칠 전 구매한 그 인티를 보고는, 한마디 한다
모양이 예쁘다고, 나도 예뻐서 샀다고....
한참 듣다가, 이 앰프 구매 때, 뚜껑 열어 봤냐고 묻는다
왜 열어 보냐고, 꼭 열어 봐야 하냐고....
자기는 꼭 열어 본다고 하며, 앰프 뒤로 나온 전원선을 만지더니....
이거 오디지널이 아니라구....
오리지널이 아니면 안돼냐구.... 오디지널이 아니믄 소리가, 뭐 어쩌구 저쩌구...
110짜리를 220에 잘못 연결혀서, 망가져 바꿨을 꺼라구....
여태 소뤼 잘 난다구, 소뤼 좋다구 하드만.... 갑따기 코드 갖구 ....
그래서, 그 냥반 가고 나서,
판매자에게 바로 전화때려, 이 거 코드 바꿨냐구, 왜 바꿨냐구....
판매 글에 썼었는데, 뭐 잘못된 거 있냐구.... 다짜고짜 어린 늠이 반말루 18,18을 찾는디...
어린 늠한테 그런말을 들으니, 다음 말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기분이 들어.... 바루 끊어 버렸죠
그렇게 하는 게, 그늠 작전이었는지는 몰라두.... 딴늠에게서 그렇게 하는 걸 배웠겠죠...ㅋㅋ
한참 지나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억에 없지만, 그 인티의 뚜껑을 열었었다
어??? 트랜스가 바뀌었네??? 그 냥반 말이 맞았나?  
그래서 그런지, 부품 타는 냄새가 나는 거 같기도 하고....
후면을 보니, 원래 110용인데 그걸 바꿨나보다....
그러면 어때? 소리만 잘 나면 그만이쥐.....
그렇게 위안을 삼고 듣는데, 왠지 좀 찝찝하니.... 항시 그 생각이 나서....들을적마다 뭐했는데...
그 후로 언젠가 다른 볼 일로 어떤 분의 집엘 갔더니, 내것과 똑같은 그 앰프가 있어서....
소리 들어보자고 하고 좀 듣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앰프 소리가 괜찮은데, 혹시 전원 코드를 바꾸셨냐....
아니, 안바꿨다... 오리지널 그대로다, 일본에서 쓰던 건데.....왜그러냐?...한다
아뇨, 그냥... 저도 저 앰프가 있는데....제 것보다 저 소리가 더 좋은 거 같은데....
혹시, 실례가 아니라면 제 앰프를 여기 가져와, 들어봐도 될까요???
그렇게 하잖다, 흔쾌히 승락을 받고.....
헐레벌떡 가져와, 조심스럽게 연결을 해 봤다
그 분 스피커가 꽤나 비싼 거 같아서.... 음질이 더 좋지 않을까해서....
별 차이를 못 느꼈는데, 차이가 있긴 있었다
그 분의 앰프는 220을 다운해서 듣느라, 트랜스 잡음같은...
고음에서 미세한 잡음이 '삐' 하니.... 들릴듯 말듯하게 나는 듯했다
아마도 전기가 일본 게 아니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하여간, 내 것은 없었고....
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아무 말없이 앰프를 챙기고 돌아서는데....
앰프 개조 하셨어요? 어디서 하셨어요? ... 묻는다
아뇨, 원래 이렇게 된 거 샀다고, 전 주인이 바꾼 거를 모르구 샀는데....
기냥, 아무데나 있는 동네 전파사 가셔서, 바꾸시면 되지 않나요????  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 나는 부속 바꾸는 것에 대한 일말의 편견이 일부 없어졌다
제대로 바꾸는 게 문제이지, 바꾸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그렇게 오디지날 찾을랴면, 일본제 앰프는 일본 전기에다 연결해 써야, 제 맛이 아닐까?
하늘이라도 뒤 엎을만큼의 돈이 있는 분들이야, 그 짓도 못할 거 없겠지만....
해도해도 너무한 전설같은 억지가 도를 넘어서 난무하는 것 같아, 내심 안타깝다.....
물론, 위의 얘기는 극소수의 경우일 것이고, 사실 그때 그늠의 주절거림이 아니었다면, 환불했을지도?
장 단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파는 사람이, 어떤 경우라도 양심에 근거해서 거래를 했으면 한다
지 애비도 못고친 그늠들의 사기성있는 심보를, 넘이 어떻게 고치겠는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앰프가 모양이 예뻐, 많이 거래 된다는 사실과
실제 거래 가격은 내가 산 가격의 절반이었다는 사실이.....ㅋㅋㅋ
원래 뭐, 이것저것 따지는 성격이 아니라서,
그리고 그때는 오디오에 있어 초보시절이라, 모두 천사같은 분들만 거래하는 줄 알고....
기냥, 소리만 좋으믄 되는 거, 아뇨???? 하며, 맘을 고쳐 먹는다
그 뒤로도 몇 번을 사기당하고, 덤테기에, 떼이기 까정....
그것두 노인네한테 당하구, 어린늠한테 당하구.....ㅎㅎㅎ
옛일을 생각하려니.... 헛 웃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