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탄노이 필드스피커를 들이고 짝이 맞지 않지만 궁여지책으로 10인치랑 8인치를 조그마한 평판에 매달고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탄노이 필드라고 해서 별거야 있겠나 마는 그래도 기대가 컸었는데 한참 음악을 듣고 있으려니 뭔가 이상한 소리가
10인치 쪽에서 감지된다.
브람스의 심포니 1번의 4트랙 1:00쯤 가니 아주 이상한 떨림이 분명히 감지된다.
진땀이 나기 시작한다.
이거 헛방아니야?
대신 8인치 쪽은 너무나도 맑고 청명한 소리가 물흐르듯이 흘러 나온다.
문제는 10인치이다.
이걸 어쩌지?
또 한번 같은 음악을 반복시켜 본다.
역시나 8인치 하고는 다른 불쾌한 음이 10인치 쪽에서 들린다.
이걸 어떻게 고칠까
증상은 다름아닌 콘의 센터가 맞질 않아서 보이스 코일이 닿는 불쾌한 소리이다.
너무 오래된 유닛이라 경년변화로 센터가 안맞는 것이다.
진땀은 계속 난다.
스피커에서 센터가 맞지 않은 경우 골치가 아프다는 걸 익히 다른 유닛을 통해 알고 있는 지라
진땀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음악을 끄고 잠시 심호흡이라도 들이킬 심산으로 밖으로 나가 펄펄 내리는 눈을 유심히 바라보며
이걸 어디다가 수리의뢰를 해야 하나?
수리는 가능한 것일까?
일단은 유닛을 자세히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음악실에 들어와 문제의 유닛을 방바닥에
내려 놓고 콘지를 손으로 살살 눌러 주니 사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분명히 센터가 안맞아 불쾌한 소리가 난다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보이스코일 부분을 살펴본다.
나비뎀퍼인데 뎀퍼뭉치를 두개의 나사로 고정을 해 두었다.
일자 드라이버로 나사를 풀려니 일자 홈이 너무 좁아 들어 가질 않는다.
급한 마음에 드라이버를 들고 밖에 나가 시멘트 바닥에 갈기 시작한다.
차가운 밖에서 한참을 가니 진땀은 마르고 대충 된 것 같아 음악실로 들어와 다시 도전을 한다.
나사가 쉽게 풀린다.
두개의 나사를 풀어 유닛을 뒤집어 콘지를 두손으로 살살 눌러 보니 사각거리는 소리가 안난다.
그 상태에서 다시 유닛을 엎어 나사를 꼭 조여 주고 음악을 다시 듣는다.
괜찮다.
맑고 청명한 소리가 난다.
이제 8인치와 함께 들어 본다.
역시 소리가 이상하다.
양 스피커의 중앙에 음이 모이질 않는다.
문제가 뭘까?
음악을 끄고 밖에 나가 곰곰히 생각해 본다.
생각난다.
8인치와 10인치의 DC전원의 전압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필드스피커는 필드전원의 세기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8인치의 적정 전압은 120볼트로 유닛에 명시돼 있다.
그런데 10인치 유닛에는 명시돼 있질 않다.
정확히는 모르나 120볼트 보다는 높을 것이다.
현재 132볼트에서 들어 보았을때 8인치 쪽은 고음이 아주 세게 나온다.
반대로 10인치 쪽에서 고음이 부족한 느낌이다.
고맙다 고물아~~~~
내가 고물을 좋아 하는 이유는 친절하게도 사용자가 잘 살펴서 고쳐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져 있다는 것이다.
8인치도 같은 구조로 돼 있다.
죽다 살았네
진땀이 난다는 표현!
정말 가슴에 와 닿는 공감되는 표현입니다.
성낙승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