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리점에 진열돼 있는 스마트폰들. 한겨레 자료 사진
이동통신 이용자 절반이 가입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19일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보였다. 지난 8일 케이티(KT)가 업계 처음으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고 엘지유플러스(LGU+)가 15일 뒤따른 데 이어 에스케이텔레콤까지 가세하면서 이통 요금제가 기존의 통화량 중심 체계에서 데이터 중심 체계로 전면 바뀌게 됐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란 음성 통화는 무제한 할 수 있어 부가서비스처럼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요금체계다. 20일부터 출시하는 에스케이텔레콤의 데이터 중심형 요금제(‘밴드 데이터 요금제’)는, 최저가 2만9900원(부가세 따로)에서 기본 제공 데이터 300MB로 시작한다는 점은 다른 이통사들과 같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무료 통화 대상이 무선(휴대전화)으로 제한된 반면 최저 요금제부터 유선(집전화 등)과 무선을 모두 무료 통화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데이터 제공량도 경쟁사보다 많은 편이다. ‘밴드 데이터 요금제 36(월 3만6000원)/42/47/51’ 요금제의 제공 데이터는 각각 1.2/2.2/3.5/6.5GB다. 케이티의 경우 요금과 제공 데이터 체계가 조금 다른데 ‘349(월 3만4900원)/399/499 요금제’에 각각 1/2/6GB를 제공하는 식이다. 단위가격당 받는 데이터(데이터/가격)를 단순계산 해보면 에스케이텔레콤 쪽이 높다. 4만원대 요금제를 보면, 에스케이텔레콤(4만2000원 요금제)은 0.052MB/원인데, 케이티는 0.050MB/원으로 낮다. 엘지유플러스 역시 3만8900원으로 1000원 저렴하지만, 단위가격당 제공 데이터는 에스케이텔레콤보다 적다. 단 3사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정도는 아니다.
]새 요금제는 이 회사 가입자 구성이 경쟁사에 비해 2G(세대)·3G, 곧 통화 중심 이용자가 많은 것에 견주면 고객 혜택을 좀더 높인 공격적인 체계다. 더 큰 부담을 안으면서 이런 요금제를 내놓은 배경엔, 후발로 뛰어든 상황에서 기존 가입자의 경쟁사 이동을 막고 기존 통화 중심 이용자를 평균 수익율이 더 나은 자사의 데이터 요금제로 흡수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데이터 ‘리필하기’(다시 채우기)와 ‘선물하기’도 도입했다. 리필하기는 기본 제공 데이터와 동일한 양의 데이터를 한번 더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가입 때 1장, 1~2년 미만 유지 때 2장, 2~3년 미만 4장 등이 제공된다. 가족 및 지인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선물할 수도 있다.
모든 요금제에서 모바일 인터넷티브이(IPTV)인 ‘비티브이’(BTV)를 자동 제공하는 점도 특징이다. 하지만 데이터 추가 제공 없이 인터넷 티브이만 제공하기 때문에 활용도는 그다지 높지 않을 전망이다. 가령 최저 요금제(300MB)의 경우 10분가량 시청하면 데이터가 모두 소진되고, 추가 요금을 물 수 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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