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원 짜리를 15 원에

by 조정래 posted Jun 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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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0 백화점 골프 웨어 점에서 세일을 한다기에  갔다.

 

아니로그 출신이니 그저 싼거만 사입는 습성으로 갔다.

 

그리고

여름철에 입기 좋은 티셔츠 하나와 바지 하나를 샀다.

 

가볍고 통풍이 잘 될 것 같은 티셔츠는 달랑 만원

그리고 천이 까실까실하고 상당히 고급스런 바지는 달랑 1만5천원에 샀다.

 

 집에  들고와서 가격표를 보고 놀랬다.

 

원래 가격은  사진에 나 온되로 분명 19만8천으로 적혀 있었다.

 

 

세상에!

 

어떻케 가격 표쪼가리에 198000 원 적힌 고급 천 바지를 

달랑 만 오천원에  판매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이나라의 물건 값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세월이 좋아서 건물 철거일 하시는 막노동자 분들도 이젠 세탁을 모르신단다.

바지 하나에 달랑 5천원 주고 사입는 세월이니  작업복이 더러워지면 그냥 버리고 새 것으로 사입는다는 세월이다.

 

더욱이 강남이나 이태원 근처에서

헌옷 수거하시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인데...원룸에서 생활하는 아가씨들 쓰레게 수거에는 의외로 팬티가 많단다

한번 입고 그냥 버리는 세월이라 한다.

 

1968년 우리 고향 춘봉이 형님 단양 산골 처자와 결혼 하실 때...시집 온 형수가 브라쟈 없이 광목 천으로 젓가리개를 하고

시집을 왔었다.

전후..극심한 물자난 시절..미국 마다리 포대를  구멍 새개만 간단히 내어서 옷으로 입던 시절도 있었다.

 

마다리 포대를 꺼꾸로하여 위로는 목을 내 밀 구멍을 내고 양 옆으로는 왼팔과 오른팔을 낼 구멍을 내어 입고 다닌 아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설날이 오기 일주일 전부터...작년 설에는 형이 입던 떨어진 옷을 물려 받은 것으로 끝났지만

이번 설은 나이롱 양발이라도 새것으로 하나 받는 것을 꿈 같은 일로 생각했는데...

 

19800 원 가격 표가 붙은 골프바지가 달랑 만 오천원에 구입가능하고

아가씨들은 소중하게 다루던 꽃 팬티를  한번 입고... 그냥 쓰레기 통에 버리는 세월이다.

어느 아파트이고 날마다 멀쩡한 옷들이 쓰레기 통에 버려지는 나라인데도 세상의 입들은 세상 살기 힘들다고

그저  죽는 소리로 불평만 가득하다.

 

 

 

소주 한병이 천원이고 막걸리 한병이 900 원..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짜장면 한그릇 2천원에 감동하고, 어둑해지는 시간대에 채소 가게를 지나다보면 ..한단에 1500원 하던 부츠가 달랑 한단에 500원 떨이 하는 것을 보면 행복하고,

배터진 공치 만원에 15마리를 파는 떨이 시장에서도 행복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결코 부자도 아니고 명퇴 17년째 중노인으로서 딱히 죽어서 천당이나 극락을 가려고 별스럽게 종교를 갖지 않아도 ..날마다 행복하다.

왜야하면 오늘이 천당이고 , 내가 앉은 자리가 극락으로 생각한지가 벌써 10년을 넘어서다.

 

이런 말을 하면 나름 어주자의  삶의  通念 과 常識이  이만 저만 잘 못된 것이 아니라고 꼬집을 분도 있지만 ..딱히 내같이 지은 죄가 많은 놈이 죽어까지 좋은 곳으로 가기위하여 기도를 드린다는 것은 다소 비열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글을 접는다.

 

내 글은 오늘도 사람에 따라선...

 

19만원이나 하는 골프  바지를 달랑 만오천에 산 자랑 글로 이해를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마다리 포대를 옷으로 입던 나라에서  5.16 경제개발과  국민 각자의 각고의 노력으로 천지개벽으로 발전하여

반세기 만에 OECD 반열에 오른  일에 감동하는 것에 고개 끄덕이는 분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한번 입은 옷을 그냥 세탁소에 맡기지 아니하고 그냥 막 버리는 물질만능의 페러독스를

의미 있게 이해를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늘 말하지만 ...왭상에 글은, 쓰는 분의 마음보다..읽고 글의 깊이를 이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닌가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