喜雨酒

by 조정래 posted Jun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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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 한달간 바램이 있다면 ...억수 장마비가 며칠씩 내렸으면 하는 바램이였습니다.

 

세상사는 심보가 얼마나  삐둘어졌는지..어제 충무로 미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옆자리에는

 

"c팔 가을까지 비가 오지말어서 다 말라버려야 한다"

 

며 독설을 내볕는 자도 있었습니다.

 

세상 그런 심보로 살면 안됩니다.

 

목포서 해남으로 가는 길섶 무화과 과수원에도 단비가 필요하고

논바닥이 쩍쩍 갈라진 예천 논에도 단비가 필요하고

큰 산을 옆에두고 제한 급수하는 강원도도 단비가 필요합니다

 

인간이 달나라를 간다하지만 작은 산골 작은 못에 물을 가득 채우려면 트럭이 수천대 강물을 퍼 날러야 하지만

자연은 그저 서편 바람을 타고  한바탕 소낙비만 시원하게 솥아져도 작은 못 정도는 금방 가득 채울 정도로

경의로운 것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과학이다,종교다,화려한 디지탈 문명을 논하지만 자연의 힘에 비하면 조족지혈 그 이하 입니다.

 

저는 의사는 아니지만 그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한반도가 사막기후 비슷한 환경이 지속되고  메르스같은 염병도 창궐한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폭우가 내리면 그런 돌림병도 곧 사라질 것입니다.

 

이번주말엔 제발 비가 많이와서

 

거북등처럼 갈라진 못에 사진처럼  물이 가득차고

땅만 파묵고 사시는 분들이

논뚝에 서서 솥아지는 소낙비를 보면서  하늘 우러러 기쁨으로 소리치는 모습도 상상하고  

 

까짓거 나같이 비루한 인간은 하룻만 잠 못자는 일이 있더라도  

 

주룩 주룩 내리는 비소리를 들어가면서

밤새도록 喜雨酒라도 마시는 즐거움이 있었으면 합니다.

 

 

 

사진:

어릴적 한여름 멱을 감던 고향 산골 못입니다

이곳에서 친구 여동생도 빠져 죽고, 한해 선배도 꽃다운 나이에 빠져 죽었지요

물놀이 안전시설은 고사하고 자전거 튜브하나도 없었던 그 시절 ...박바가지 통을 이용하거나 통나무 부여잡고 놀다가

이래저래 산산 골골이 마을 마다  저수지에  물에 빠져 죽는 아이들이 많았던 시절입니다.

 

역마살로 50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그 때 친구가 죽은 여동생을 껴 안고 울고불고 하던 그 자리에 ( 사진속 건너편 못뚝 끝자리)

낚시대를 드리우고, 낮술도 한잔하니 괜스레 인생 虛忘 하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