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지지율 19.2%로 급등, 김무성 0.4%p 차로 따돌려
3040·TK서 높은 지지…‘반짝 인기 가능성’ 분석도
3040·TK서 높은 지지…‘반짝 인기 가능성’ 분석도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이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김무성 대표를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급등한 유 의원의 지지율이 중도층과 야당 지지층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여,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는 8~9일 성인 1천명을 상대로 한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유 의원이 19.2%를 기록해 김 대표(18.8%)를 0.4%포인트 차로
앞서 여권 후보군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10일 발표했다. 3위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6.0%), 4위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5.3%), 5위는 정몽준 전 의원(4.4%)이었고, 이어 원희룡 제주지사(4,3%), 홍준표 경남지사(2.6%), 남경필 경기지사(1.9%) 등의 차례였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친박계(친박근혜계) 후보는 한 명도 없었다.
지역별로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유 의원의 지지율이 26.3%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점이 돋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유 의원의 대결 구도에서 고심하는 대구·경북의 민심을 보여준다.
연령별로 보면, 유 의원은 여권 주자들 가운데 40대에서 30.7%, 30대에서 28.8%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김무성 대표(40대 13.1%, 30대 4.8%)와 큰 격차를 나타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68.0%인 20대에서는 4.2%에 그쳤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유 의원은 중도층과 진보층에서 각각 25.3%, 29.4%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보수층에서는 8.6%로 김무성 대표(35.5%)와의 격차가 컸다.
유 의원 쪽은 일각에서 유 의원의 탈당과 신당 추진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구 공약 점검 간담회에 참석한 유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드릴 말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의 지지도 급상승은 야당 지지층에서 유 의원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반짝 인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맞서 야당 성향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여, 여권 주자들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경우 유 의원의 지지율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권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 의원의 지지율이 지난달 5.4%에서 13.8%포인트 급등했으나, 1위였던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1.4%포인트에 그쳤고,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8~9일 전국 19살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6.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유력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은 이날 발표한 대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유 의원을 대상에 넣지 않았으며, 김무성 대표가 여권 후보군중 차기 주자 지지도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를 합한 대선 주자 지지율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박원순 서울시장(17%)이 1위를 지켰고, 이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2%),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9%), 오세훈 전 서울시장(8%), 정몽준 전 의원(4%), 김문수 경기지사(3%), 이재명 성남시장(3%) 등으로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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