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정호윤입니다.
송신출력관 12E1로 PP 파워앰프를 만들었습니다.
12E1는 유럽에서 생산된 탑플레이트 송신관입니다.
6L6에서 출발해 만들어진 높은 플레이트전압의 탑플레이트 다극 손신관 807의 대출력형이라고 할 수 있는 12E1는
송신관과 더불어 대전력을 다룰 수 있는 특성을 살려 직렬형 정전압장치의 오차제거관으로 쓰기도 합니다.
미국군용/산업용 네자리 번호도 없는 유럽한정관이라 시중에 유통되는것은
STC, GEC, MAZDA 등등 쟁쟁한 명가들의 관 뿐인데, 807이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없는것처럼
탑플레이트인것과 제작예가 적어 많이 선호되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탑플레이트형으로 광대역 증폭기와 직열형 정전압장치 오차제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E130L/7534 라는 관과 함께 좋아하는 이상한(?) 관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 12E1 제작예는 거의 찾을 수 없으며,
대부분 성문당 신광사의 무선과 실험 기사 모음집인 구주계 진공관앰프의 모두에 있는
SE와 PP의 회로로 만들어지는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번 Trixie는 처음부터 밸런스를 지원하기로 생각했기에 회로를 새로 설계하였습니다.
선정된 첫단/드라이브단 관은 유명한 발보 제작의 ECF80/6BL8의 고신뢰관 E80CF로 결정했습니다.
첫단/드라이브단 회로는 E80CF의 3극관을 부하로 5극관으로 증폭하는 이른바 다극관 증폭 SRPP를 차동으로 구성했습니다.
다극관 SRPP의 장점은 5극관 플레이트팔로워의 높은 이득과 낮은 출력임피던스를 얻을 수 있으며,
동시에 각 관의 부하를 따로 두지 않기에 회로 구성이 간결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인 구성은 그리드 되먹임을 넣는 차동 다극관 SRPP - 5극접속 12E1 고정바이어스 PP 입니다.
공간이 좁아 전원부 구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바이어스가 얕은 12E1의 특성을 백분 활용했습니다.
UF5480 브리지 정류 후 채널별로 초크코일로 가른 후 B1을 만들고, 이를 바로 LM317 기판 정전압전원회에 넣어 170V를 만듭니다.
이 170V를 첫단/드라이브단의 B, E80CF 5극관의 G2 전압, 12E1 G2 전압을 모두 한번에 해결하는것입니다.
12E1 G2 170V 때의 플레이트 곡선은 구할 수 없었지만, 150V와 200V는 있었고,(따라서 대충 중간 느낌)
바이어스를 가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출력관의 전류설정은 충분히 가능했고,
170V에서 첫단/드라이브단은 대략 최대 80Vpp 정도의 전압을 낼 수 있기에
예상되는 12E1 바이어스는 -25V 근처에서도 충분히 낭비 없이 쓸 수 있을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차동회로의 정전류원은 IXYS사의 은혜 10M45S를 썼습니다.
당초 사진의 기판은 2SK~ 일련의 J-FET를 쓰도록 설계된것인데, 전류가 꽤 흐르는 편이었고,
C전원을 빌려 쓰기 때문에 전압차가 커 발열도 통상보다 많았기 때문에 대전력을 버틸 수 있는 전용 IC를 썼습니다.
고정구멍에 금속제 기판지지대를 방열판처럼 썼고, 다른 부분과 단락되지 않도록 수축대롱으로 절연처리했습니다.
채널별 초크코일 이후 약 470uF(940uF를 직렬연결)의 대용량커패시터가 붙기 때문에 정류는 UF5408로 브리지 정류를 했습니다.
입력커패시터는 100uF/500V입니다.
B1의 평활 커패시터는 니치콘의 940uF/250V로서 직렬로 470uF/500V를 만듭니다.
적당히 굵고 길이가 길어 큰 출력관과 잘 어울립니다.
고정바이어스 앰프 운용에 있어 바이어스의 관찰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 Trixie는 출력관별 바이어스 미터 설치라는 조금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12E1에 60mA가 흘렀을때 바늘이 위 표식 위에 오도록 미터를 조정하여 모든 출력관의 동작상황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초 미터를 전류계로 만들어 쓰려 했지만, 뒤집어 놓은 상태에서 미터를 볼 수 없었기에,
12E1 케소드와 기준전위 사이에 10R을 넣고, 여기에 흐르는 전류로 생기는 전압을 보는 전압계로 구성했습니다.
뒤집어 조정할때는 10R 저항 양단전압을 직접 보고, 정상적으로 거치했을때는 전압계의 바늘을 봅니다.
이 미터는 백열전구가 내장되어 조명을 지원하고, 각 12E1 히터 6.3V를 빌려 씁니다.
백열전구의 교체는 매우 쉬워 다음에 이 미터를 적용할 기기에서는 백열전구 대신 LED를 쓸 생각입니다.
미터가 외부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바이어스의 조정은 외부에서 합니다.
바이어스 조정용 반고정저항은 케이스에 바로 붙일 수 있는 코팔의 RJ-13B입니다.
소리전자의 4개분 바이어스 조정용 기판을 쓰고 상판에 붙은 반고정저항과 기판 사이에 일일이 선을 이어 붙여 씁니다.
전극이 유리관에서 나오는 진공관들을 쓸 때 배선의 처리가 큰 고민 중 하나인데,
개인적으로 뺀 선들이 앰프에서 덜렁거리며 매달려있는것을 무척 싫어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상판에 단자를 달아 착탈이 쉽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동할때는 선을 뽑아 따로 보관하기 때문에 외부전극용 단자로 인해 앰프에 상처가 나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배선모습입니다.
얼짱각도입니다.
전기적 특성입니다.
※ 전기적 특성은 사람의 신체검사와 같은것으로 기계적인 특성을 나타낼 뿐입니다.
기계적 특성이 재생음색을 나타내는것도 아니고, 기계적 특성의 우수함만을 목표로 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가 만든 기기의 신체검사를 통한 건강상태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모든 결과는 별도의 알림이 없으면 왼쪽 채널 기준, 4OHM단자에 4R 의사부하를를 연결한 상태,
이어지는 계측기의 입력임피던스는 100kOHM입니다.
이득 : 약 7.1배, 약 17dB @ 1kHz
잔류잡음 : 양쪽 공히:0.4mV, JIS-A 보정 0.13mV
찌그러짐 : 1W 출력시 0.27% @ 1kHz, 이때 입력 283mV
찌그러짐이 나타날때 1.1% @ 1kHz, 이때 약 40W, 입력 1950mV
주파수 특성입니다.
PP 구성답게 매우 기준 주파수 대비 넓은 주파수 응답을 볼 수 있습니다.
입출력 특성입니다.
밸런스 입력을 기반으로 설계하였기 때문에 언밸런스입력으로는 계측기 기준신호 출력 한계(2.3V)까지 다다릅니다.
찌그러짐 특성입니다.
대역별로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알 수 있고 40W 이후로 급격히 찌그러짐이 늘어나는것도 알 수 있습니다.
명가가 괜히 명가가 아님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