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짜장면 집 이야기

by 조정래 posted Nov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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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지방색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우선 아부성 말이 거의 없는 곳이다.
 
어느 날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 초겨울 날 짜장면 집에 아주머니가 들어와서
 
"여기 짜장면 한그릇 주이소"
 
하면서 낡은 tv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바로 또 중년 남자가 들어서면서
 
"퍼덕 되는 게 뭐있닛겨?...아침 걸렸더니 실죽하네  ..퍼떡 되는 걸로 주소"
 
그러자 주방에서
 
"우동은 금방 되니더!"
 
대답하자
 
"그럼 우동 한그릇 주이소"
 
탕탕 소리를 내면서 요리를 하는 주방 쪽을 바라보면서 주문을 한  중년 남자는 아주머니 반대 쪽이 앉았다.
 
잠시 후 우동과 짜장면이 동시에 나왔는데...주인장이 우동은 아주머니 테이불에 갖다주고
반대로  짜장면을 허기진 남자 테이불에 던지듯  내려놓고는   급히 주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러자 중년 남자가
 
"뭐 이카노여..우동준다카더니 ...시커먼 .짜장면이네!"
 
주방쪽을 보고 소리치자...아주머니도
 
"지는 짜장면 시킨니더만  우째 우동을 주닛껴?"
 
주방 쪽을 보고 말했다.
 
그러자 주방에서  주인이 고개만 삐죽이 내밀면서
 
"고마 둘이 바까 앉즈소!"
 
.그러자 중년 남자와 아주머니는 아무 말도 아니하고 서로 자리를 바꾸어 앉아서 후루륵 후루룩 각자  짜장면과 우동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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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 속에 무엇이 담겨져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시고 낙엽 뒹구는 깊은 가을 행복한 하루를 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