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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이어 “내년 대선에서는 이전처럼 야권 단일후보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위적인 단일화는 없겠지만 10, 11월쯤 되면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후보를 정해주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는 “만일 다자구도로 대선전(戰)이 전개된다 해도 정권교체는 이뤄진다”는 ‘확신’도 덧붙였다.
원내대표에 이어 비상대책위원장도 세 번째다. 앞선 두 차례와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나?
“이번이 가장 어렵다. 아무래도 3당 체제인 데다 의석 수도 18대 국회 때는 81석, 19대 국회 때는 127석(이상 당시 민주당 기준)이었지만 이번에는 38석에 불과하다. 그나마 곧 (실질적인) 의석 수가 35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힘이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당 소속 의원들이 야당의원으로서 치열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이 ‘사드 관련’ 중국을 방문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초선 의원으로서 그 정도 결기(決起)는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그들의 방중이 국익에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박준영 국민의당 의원이 8월 8일 수억 원대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박 의원의 당원권이 정지됐다. 당헌에 규정된 당원의 권리는 선거권과 피선거권, 당 의사결정 참여, 공직후보자 선출 경선 참여, 조직 활동 참여, 당 활동 자료 제공과 의견 제출, 선출직 당직자 및 당 소속 공직자 소환 요구 등이다. 그러나 당적은 그대로 유지하고 당 활동과 관련이 없는 의정활동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박선숙·김수민 의원도 8월 10일 불구속 기소됨에 따라 역시 당원권이 정지됐다.
왜 국민의당 의원들의 야성(野性)이 결여됐다고 보나?
“우리 당은 창당할 때 중도개혁이 아닌 중도보수층을 겨냥했다.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교수·공직자 출신이다. 아무래도 풍토가 그럴 수밖에 없다”
당내 일각에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다. 또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 분리를 말하기도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장례식은 빨리 끝날수록 좋다. 다만 당의 기초가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조기 전대 개최를 주장하는 김영환 사무총장, 박주선 국회부의장, 문병호 전략홍보본부장, 그리고 비대위원들과 며칠 전 식사를 했다. 한 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금은 전당대회를 열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현재 국민의당 지지의 90%가 호남이다.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대중정당이 이래서야 되겠나? 당의 골격과 당원을 제대로 갖추고 나서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 지금 이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연다는 것은 호남향우회 지부장을 뽑는 격이다.”
당장 전당대회 여는 건 반대, 호남향우회 지부장 뽑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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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안철수·천정배만으로 되겠는가? 그래서 손학규·정운찬 같은 분들을 모시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당대표, 원내대표, 국회의원 하려고 당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큰 꿈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다. 내일(8월 10일) 전주에서 1년 전 사퇴 규정을 6개월로 단축하자고 제안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철수나 천정배는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런 것들을 뛰어넘어야 대통령후보가 되는 것이다. 우리끼리 ‘동네리그’를 해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 요즘에 ‘박지원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친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마저도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나? 나중에 내 스스로 알아서 징 치고 내려올 것이다.”(이 대목에서 박 위원장은 앞으로 주요 인물들에 대한 경칭을 생략하겠다며 답변을 이어갔다)
박 위원장은 이튿날 전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련의 벽을 허물기 위해 당헌·당규제·개정위원회에 1년 전 사퇴 규정을 6개월 전으로 개정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민의당이 안철수당으로 고착화되면 대선 승리의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해진다”면서 “당헌·당규를 개정해 손학규 전 고문이나 정운찬 전 총리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성주 배치 결정 후 논란이 거세다.
“사드는 군사·정치·외교 등 모든 면에서 불필요하다. 이익보다 손해가 많으니까 반대하는 것이다. 사드는 외교문제인데 대통령이 국민, 국회와 상의 없이, 절차적 민주주의도 거치지 않은 채 (배치를) 결정해놓고 나서 ‘국론 통일이 안 된다’, ‘안보 위협세력’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제왕적 발상일 뿐이다. 중국도 북한의 핵·미사일에 책임이 있다. 만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하게 제재했다면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에 생필품을 3일만 수출(지원)하지 않으면 북한은 살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외교적 노력을 더 했어야 했다. 중국에는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하고, 미국에는 ‘우리가 중국에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고 어필했어야 했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시키는 것인데 사드로는 안 된다. 우리는 도랑에 든 소다.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한다. 이게 현실이다.”
7월 하순에 ‘곧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우 수석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최근에 판단을 잘못한 적이 두 번 있었다. 총선 전 더민주와 국민의당 분열로 야권이 폭삭 망할 것으로 봤는데 결과는 반대였다. 상식적으로 봤을 때 우 수석이 청와대에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상식을 넘어섰다. 하지만 우 수석은 곧 나가게 될 것이다.”
호남 민심, 대선주자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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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한다. 내가 (97년 대선 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내각제 개헌과 박정희 기념관 건립 두 가지를 건의했다. 결과적으로 박정희 기념관만 건립됐지만 나중에는 김 전 대통령도 개헌론자로 돌아섰다. 자서전에 ‘개헌해야 한다. 내각제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요즘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활발하지만 실현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하겠다고 나선다면 가능할 것이다.”
임기 중에는 침묵하던 대통령들이 임기 말만 되면 왜 개헌을 얘기하는 것일까?
“임기 초에는 반대하다가 힘이 빠질 무렵 개헌을 얘기하면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야 친박이라는 든든한 세력이 있고 임기도 1년 반 정도 남아 있으니까 개헌하자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공약은 백 번 이야기해도 지켜지지 않는다. 개헌은 오직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그럼에도 국회에서 특위를 만들어서 개헌하자는 것은 여론을 비등(沸騰)하게 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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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대통령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정국을 장악해야 하는데 가장 믿었던 친박들이 반기문한테 가고, TK(대구·경북)도 반기문을 지지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퍼스트 반기문, 세컨드 박근혜’를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비박은 서청원이 국회의장·당대표가 되는 데 반대했다. 서청원이 의장이나 당대표가 되면 반기문이 대통령후보가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청와대 안에서 대통령의 임기말을 지켜보면 매일 저수지 하나만큼씩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없다. 권력은 측근이 원수고, 재벌은 핏줄이 원수다.”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대통령후보는 지난 총선 때처럼 최소 3, 4개 당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 야권후보 단일화는 되지 않을 것이다. 총선 전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모두 참패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는 크게 망하면 오히려 길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다. 정치를 하면서 내 예상이 이렇게 크게 엇나 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야당의 뿌리는 호남이다. 호남의 승리 없이는 대선 승리도 없다. 그렇다고 호남만으로도 안 된다.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이렇게 선전할 것이라고 누가 알았겠나? 지금 우리는 (수권 정당의)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 야권후보 단일화 없이 3당 또는 4당 체제로 대선이 펼쳐질 것으로 본다.”
박 위원장은 대표적인 야권 통합론자 아닌가?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면 결국 한여름 땡볕을 이겨낸 선수가 승리하더라. 죽어라 뛰다 보면 체력이 안 되는 선수들은 나가떨어질 것이다. 국민의 선택에 의해 야권후보가 단일화되든 3, 4당 체제가 유지되든 어느 한쪽으로 결정될 것이다. DJ 서거 이후 야권에 어른이 없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는 백낙청 교수, 한승헌 전 감사원장 같은 분들이 야권 통합을 외쳤지만 이제 그분들도 연세가 많으시지 않나? 아무래도 역할이 예전만 못하신 것 같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에게 여러 차례 영입을 제안했다. 왜 손 전 고문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손학규만 한 경륜과 경험을 갖춘 지도자가 야권에 없다. 더민주로 가면 문재인이 (대선후보로) 확실하기 때문에 국민의당으로 와서 안철수·천정배와 경쟁하라는 것이다.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손학규가 우리 당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는 가시화되고 있지만 그가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광복절 이후 손학규를 만날 것이다. 내가 알기로 손학규는 호남 민심을 사로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호남은 선뜻 그에게 다가가지 않을 수 있다.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은 안철수에게 기회를 준 것이지 지지한 것이 아니다. 기회의 땅을 줬으니 개간하는 것은 본인들의 몫이다. 호남은 누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인물인지 찾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호남이 마음을 준 사람은 없지만 총선 민심은 안철수에게 있었다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 이후 대선행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주자로서 안 전 대표를 어떻게 보나?
“겸손하고 좋은 사람이다. 나를 비롯해 정치인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만 쫓아다니는데 유일하게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이 안철수다. 미래를 얘기하는 정치인으로는 과거엔 DJ(김대중 전 대통령), 현재는 안철수다. 시대정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삼성과 한화의 빅딜을 보면서 안철수는 ‘정말 잘했다. 삼성은 종합백화점이 아닌 애플의 길을 가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장점이 있는 반면 현실정치에서 순발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안 전 대표는 ‘한국경제 해법 찾기와 공정성장론’을 주제로 한 지난 5월 28일 특강에서도 “대한민국 전 분야에 걸쳐 총체적 산업구조 개혁을 하지 않으면 40년 장기불황이 올 수 있다”며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IBM, 메리어트그룹 등은 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졌다. 삼성은 석유화학 사업을 한화에 넘겨 투자분야를 좁히고 한화는 기존 석유화학과 인수한 것을 합쳐 역량을 집중하면 세계적 수준의 실력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경우 문재인 전 대표가 사실상 대선후보로 결정됐다고 보는가?
“지금 전당대회(8월 27일 개최)에 (당대표 후보로) 나선 사람들을 봐라. 하나같이 ‘문비어천가’(문재인 전 대표 찬양)를 부르지 않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실패, 정권은 넘어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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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가능성을 낮게 본다. 그리고 문재인에 대해서도 낮게 본다. 문재인은 얼마 전 DJ 서거 7주기 행사에 참석해 ‘DJ의 유지를 잇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문 전 대표는 8월 6일 전남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 열린 서거 7주기 평화콘서트에 참석해 “반드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와 자랑스러운 민주정부의 정통성을 이어나갈 것을 김 전 대통령께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답변 과정에서 박 위원장은 “기억력은 내가 문재인보다 더 좋을 것”이라며 프린트된 기사를 기자에게 내밀었다. 노무현 정권 첫해였던 2003년 한 월간지에 실린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인터뷰’ 기사였다. 기사의 제목에는 ‘특검 결과 불법 드러나면 DJ도 책임져야’라고 쓰여 있었다. 현대 대북송금사건 특검 관련 기사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라는 문구가 첫 번째 부제(副題)였다.
지난 총선 때처럼 대선이 다자구도로 치러진다 해도 야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워낙 실패하지 않았나? 박근혜 대통령이 잘한 게 뭐가 있나? 그래서 (정권은) 야권으로 넘어온다. 설령 다자구도로 간다 해도 승산은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사실상 대권 도전의지를 비치고 있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년 반 전에 충청포럼, 외교관 출신, 기독교계 인사 등과 두루 접촉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몇 가지로 정리해보겠다. 첫째, 그들은 반 총장을 ‘뉴 DJ’라고 하더라. 둘째, 반 총장이 야권 후보로 출마하면 호남과 충청의 표를 흡수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셋째, 야권에서 영남 출신 후보가 나오면 영남에서는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노무현·문재인 후보도 (대선 때) 영남에서 상대당 후보에게 뒤지지 않았나? 넷째, 반 총장은 햇볕정책 옹호론자라고 하더라.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반 총장이 임기 마지막 해에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은과 회담할 것이라고 했다. 2000년 DJ가 방북해서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던 것처럼.”
그렇다면 반 총장이 야권과 코드가 맞다는 것인가?
“내가 볼 때 반기문은 보수다. 권력욕은 강하다. 반기문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정부에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지냈던 분인데도 DJ 정부 때 나를 두어 번 찾아와서 ‘외교부 장관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나중에(2000년) 외교부 차관이 됐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권력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반기문은 대선에 나갈 확률 반, 나가지 않을 확률 반, 여권 후보가 될 확률 반, 야권 후보가 될 확률 반이다. 그래서 나는 반(潘) 총장을 ‘반(半) 총장’이라고 부른다. 1년여 전에 몇몇 방송에 출연해서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면 경선에 참여시키려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지난해 2월 전당대회 때 대권·당권 분리를 얘기하니까 문재인 측은 ‘박지원이 반기문을 영입해 경선에 참여시키려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문재인이 꿩도 먹고, 알도 먹고, 국물까지 먹어서 분당(分黨)된 것 아닌가?”
4년 전 대선 때도 야권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내년 대선의 필승전략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나는 1년 전부터 호남 참여 연정을 부르짖고 있다. 호남 출신 향우회까지 더하면 전국적으로 호남 인구는 1500만 명이다. 호남이 단결해서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탄생시켰다. 노무현이 호남에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호남은 문재인에게 90%의 몰표를 줬다. 호남의 독자 집권이 불가능하다면 연정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호남의 가치와 몫을 당당하게 지켜야 한다. 더 이상 호남의 인사차별, 예산차별은 없어야 한다.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고작 2~5%의 지지율이었지만 DJP 연합을 통해 국민의정부에서 지분의 40%를 가져가지 않았나.”
대선에서 선수로 직접 뛰는 것도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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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범야권을 말하는 것이다.”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대선 밑그림이 궁금하다.
“나의 1차적인 목표는 호남이 가치와 몫을 차지하도록 돕는 일이다. 이런 목표가 이뤄지려면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그 일은 안철수나 손학규·정운찬이 할 수 있다. 천정배에게도 (대선을) 준비하라고 부탁하고 있다. 천정배가 나가지 않겠다면 나라도 직접 나갈 것이다.”
재미(在美)사업가 출신인 박 위원장은 80년대 초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87년 김 전 대통령의 귀국과 함께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92년 14대 총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박 위원장은 국민의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지원 의원실 한편에는 ‘後廣布德澤 南北生光輝(후광포덕택 남북생광휘)’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후광(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은 은혜를 베풀었고, 남과 북이 (하나되면)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는 의미로 배기선 전 민주당 의원이 써서 박 위원장에게 선물한 것이다.
4선(14, 18~20대) 의원인 박 위원장은 18대 국회 때부터 의원회관 615호실을 고집한다. 숫자 ‘615’는 2000년 6·15 남북공동회담을 상징한다. 국민의정부 시절 대북특사 역할을 맡았던 그는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2017년 정권교체 때까지 저의 소임은 있습니다. 호남과 김대중 세력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할 사람이 바로 저라고 생각합니다. 정권교체를 이루고 나면 초대 평양대사가 돼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앞장서고 싶습니다.”
- 글 최경호 기자 squeeze@joongang.co.kr / 정리 유정우 인턴기자 / 사진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