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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 외교력 새삼 시험대에 올라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라오스 비엔티안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등에서 사드(THAAD) 와 남중국해 갈등으로 확인된 '중러-한미일' 대립구도가 국제사회에서 상당기간 고착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국제사회와 함께 헤쳐 나가야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새삼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개최된 G20 정상회의 전후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경제문제 중심의 G20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역내 중요 사안인 사드 문제를 비켜가진 못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G20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잘 다루지 않으면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당사국 간 모순(갈등)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한반도에 관한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우리는 6자회담을 지지하며 각 당사국이 전면적이고 균형있는 대화를 통해 지엽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함께 다스리고(標本兼治) 한반도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함께 6자 회담 등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해결을 요구한 것이다.
G20 이전에 개최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역내 모든 국가 간에 신뢰성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도발이나 긴장 고조를 외면해야 한다"고 언급해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따른 역내 군사적 긴장 고조 우려를 전달했다. 이는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러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드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를 놓고 같은 입장을 보임에 따라 향후 이들 두 나라간의 대미 결속력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차례 지역내 합동 군사훈련을 통해 미국을 향해 군사적 위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는 곧 한미일 3국간의 공동 군사대응을 부를 수밖에 없는 사안이어서 당분간 지역내 긴장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중러와 한미일 간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는 또다른 요소다.
최근 중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남진' 정책에 대응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관련 정상회의 계기에 대표적인 친중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라오스에 공을 들였다.
베트남전 당시 투하된 불발탄 제거를 약속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베트남 방문을 통해 우군 확보를 위한 외교전을 펼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외교전문가들은 "다분히 남중국해 등 지역내 확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간의 보이지 않는 대립 구도 고착화는 우리 외교 지형을 복잡하고 험난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 이미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정부로선, 전통 우방인 미국의 입장을 무작정 지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에 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중 소통'을 제안하는 등 미중 사이에서 느끼는 부담감을 덜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 지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미일 대(對) 중러' 구도 고착화가 사드 갈등을 풀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 시점에선 기존의 대립구도를 인정하되, 창의적인 외교력을 발휘해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보다 더 큰 틀에서 국제사회 지형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argus@
우리 정부 외교력 새삼 시험대에 올라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라오스 비엔티안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등에서 사드(THAAD) 와 남중국해 갈등으로 확인된 '중러-한미일' 대립구도가 국제사회에서 상당기간 고착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국제사회와 함께 헤쳐 나가야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새삼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개최된 G20 정상회의 전후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기존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경제문제 중심의 G20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역내 중요 사안인 사드 문제를 비켜가진 못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G20 정상회의 기간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잘 다루지 않으면 지역의 전략적 안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당사국 간 모순(갈등)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등 한반도에 관한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우리는 6자회담을 지지하며 각 당사국이 전면적이고 균형있는 대화를 통해 지엽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함께 다스리고(標本兼治) 한반도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함께 6자 회담 등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해결을 요구한 것이다.
G20 이전에 개최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역내 모든 국가 간에 신뢰성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도발이나 긴장 고조를 외면해야 한다"고 언급해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따른 역내 군사적 긴장 고조 우려를 전달했다. 이는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의사를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러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드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를 놓고 같은 입장을 보임에 따라 향후 이들 두 나라간의 대미 결속력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차례 지역내 합동 군사훈련을 통해 미국을 향해 군사적 위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는 곧 한미일 3국간의 공동 군사대응을 부를 수밖에 없는 사안이어서 당분간 지역내 긴장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중러와 한미일 간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는 또다른 요소다.
최근 중국이 공을 들이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남진' 정책에 대응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관련 정상회의 계기에 대표적인 친중 국가라고 할 수 있는 라오스에 공을 들였다.
베트남전 당시 투하된 불발탄 제거를 약속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베트남 방문을 통해 우군 확보를 위한 외교전을 펼치는 등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외교전문가들은 "다분히 남중국해 등 지역내 확장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간의 보이지 않는 대립 구도 고착화는 우리 외교 지형을 복잡하고 험난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 이미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는 정부로선, 전통 우방인 미국의 입장을 무작정 지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에 사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중 소통'을 제안하는 등 미중 사이에서 느끼는 부담감을 덜기 위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제안이 얼마나 실효성을 발휘할 지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미일 대(對) 중러' 구도 고착화가 사드 갈등을 풀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지금 시점에선 기존의 대립구도를 인정하되, 창의적인 외교력을 발휘해 상황을 돌파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보다 더 큰 틀에서 국제사회 지형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arg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