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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Oldy 음악감상회 선물용 cd의 곡 목록입니다

by 박영창 posted Mar 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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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입니다.

 

1월에 이어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던 오랜 친구 같은 곡들을 골랐습니다. 

오랜 기억 속엔 멜로디만 남아 있으나, 다시 듣는 지금은 오히려 바로 곁에 있는 듯 선명하고 세세하게 살아나니, 인생에 이런 맛도 있구나...싶어지기도 합니다.

 

역시는 역시 역시군.

 

1. Emerson Lake & Parmer - From The Beginning

처음으로부터.

자세한 가사내용은 몰라도, 굳이 알아낼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은 제목과 음악에서 전해받는 느낌만으로 이미 충분한 까닭입니다. 물방울이 떨어지듯 산뜻하게 시작을 여는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에서, 후반부를 장식하는 솟아나는 샘물 같은, 그 샘물의 물줄기 같은 키보드 연주의 청량감이 처음과 시작과 출발의 느낌을 언제나 기분 좋고 상쾌하게 상기시켜 줍니다.


2. Deep Purple - Help

내가 어렸을 적, 그러니까 지금 보다 한참 어렸을 적, 나는 어떤 식으로든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은....으로 시작되는 노래가사는 Beatles의 John Lennon의 곡인데, 그걸 Deep Purple이 1968년 데뷔앨범에 리메이크로 실은 것입니다.

지금은...그 다음의 가사는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뻔합니다, 다만 후렴구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또 아무나는 아니라고 하니 아직 인간이 덜 고픈 것 같긴 합니다. John Lod의 건반소리가 아지랭이처럼 기억 속에서 가물가물한 어릴 적 햇살 좋은 봄날의 뒷동산을 연상시킵니다.


3. Eddie Van Halen - Spanish Fly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락그룹 Van Halen의 이 기타리스트는 아마도 가장 크게 대중적인 히트를 친 곡일 것 같은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이란 노래에서 중간중간 리프를 넣는 기타소리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1분 남짓한 짧은 그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실린 롹 스피릿. 1분이면 충분합니다.


4. Gary Moore - End of the World

거기(세상의 끝)에서 널 기다려주는 건 비애 뿐인 내일이지. 어떤 신비함 같은 건 찾지 말라구. 우리 모두가 걸었던 지난 날들이 이미 알려주고 있으니까...라고 노래하는 사람은 Eric Clapton과 전설적인 록그룹 Cream을 이끌었던 베이시스트 Jack Bruce입니다. 

노장의 참여로 Gary Moore의 기타는 더욱 빛을 뿜습니다.  1982년 이때쯤의 서른살 Gary Moore는 기타리스트의 재능이 만개했던 것 같습니다.


5. Jethro Tull - Thick as a Brick

1971년, 영국의 어느 마을에서 수천명이 참여하는 문예백일장이 열리고, 장원은 초딩2학년이 먹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아홉살 짜리 소년의 시는 -나의 말은 속삭임이지만, 너의 귀먹음은 함성이다 / 나는 너를 감동시킬 수는 있어도 생각하게 할 수는 없다 / 너의 정액은 시궁창 속에 있고, 너의 사랑은 개수대에 빠져 있다.....현명한 자들은 멍청해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 모래성 같은 미덕들은 파도의 파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 도덕적인 아수라장이 됐다...- 대략의 그러한 내용처럼 염세적이고 악마적이기까지 해서 결국 심사위원들은 수상을 취소하기에 이릅니다. 그 사이 이 소년의 아기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열두살짜리 동네누나가 나타난 것도 수상이 취소된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일은 Jethro Tull이 1972년, 그 소년의 시를 그대로 제목과 가사로 한 노래 Thick as a Brick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 음반은 앨범명과 노래가 같습니다. 46분짜리 단 한곡이기 때문입니다. LP의 특성상 반으로 쪼개져서 앞뒤로 담겼는데 그 앞부분 절반입니다. Ian Anderrson의 플루트와 목소리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 만의 것이며, 그 소년의 시를 가져와 음악으로 만든 정신상태 또한 독보적이라 할만 할 것입니다.  


6. Jimi Hendrix -  Villanova Junction Blues

새로운 것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인 줄 아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지 1960년대의 일렉기타 기타앰프는 모두 트랜지스터로 가게 됩니다. 진공관 시대가 완전히 저무는가 했는데 67년 진공관 기타앰프를 쌓아올려놓고 기타를 제멋대로 갖고 노는 지미 헨드릭스가 광풍을 일으키며 나타나자 기타리스트들은 너도나도 다투어 진공관 기타앰프로 되돌아가고, 그 뒤 바야흐로 일렉기타의 전성기가 열리게 됩니다.

진공관 앰프를 쓰면서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듣는 건 마땅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지미 헨드릭스가 노래는 하지 않고 27분 동안 줄창 블루스 필로 연주만 하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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