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사용해본 바로는, 너무 억세고 뻣뻣해서 피곤한 느낌이었습니다. 스키커는 알텍A5였고 앰프는 EL34, 6L6 진공관을 사용하는 놈이었습니다. 한번쯤 경험삼아 써볼 수도 있겠으나 별로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얼마간 사용하다가 헐값에 처분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순전히 저만의 특별한 경험일 수 있으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빈티지 독일 계통의 제품들이 대략 소리가 다소 강한 경향이 있으니 소리가 흐릿한 AR3에서는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빈티지 선재들이 거의 다 그렇듯이 찌그러짐이나 해상도에서 아주 좋은 소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니 그런 점도 참고하셔서 충분하게 검증하신 후에 구입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저렴하다고 함부로 사다보면 나중에 넘쳐나는 것은 쓰레기(?) 더미가 되겠지요.
제가 이 장터에서 한 10여년 전쯤인지 어느 분이 옛날 케이블을 7m씩 잘라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사서 싸구려니까 별볼일 없을 거라 생각하고 사용도 안해보고 두었던 것을 요즘 그냥 기대도 안하고 AR3에 연결해보았는데요. 정말 기대 이상에 이상으로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이 장터에서 그동안 사들인 웨스턴, 노이만, 카나레, 좀머 등과는 비교도 안되는 곱고도 섬세하고 단단하고 울림 깊은 소리가 감동입니다. 스피커를 바꾼 듯합니다. 요즘 시간만 나면 듣느라고 푹 빠져있습니다. 이 선재는 표면은 제법 두꺼운 검고 두꺼운 고무 피복이고, 속은 주석 선재 같은 두 가닥인데 좀 거칠고 억센 느낌의 각종 섬유질 성분의 내피와 비닐 같은 내피가 꽉차게 함께 들어있더라구요. 아무튼 제가 경험한 최고의 소리입니다. 이거 진작 사용해봤으면 이것 저것 사들이느라고 고생도 안하고 돈도 많이 절약했을텐데, 그러나 늦게라도 진흙속에 묻혀있던 진주를 발견한 것 같아 오디오 생활이 더 즐거워졌고 기쁩니다.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