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애골든 음반입니다

요약 1978년 MBC 서울국제가요제 본선에서 <곡예사의 첫사랑>으로 금상을 수상한 직후 박경애가 힛트레코드에서 발매한 세 번째 독집이다. 대부분 사랑과 이별을 그린 슬픈 영화의 주제가로 사용된 수록곡들은 당대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박경애를 인기 가수로 만들었다.

국제가요제 수상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경애의 히트작

1975년 여성 포크 듀엣 산이슬 멤버로 활약했던 박경애는 1977년 솔로 가수로 독립했다. 순수한 포크송을 노래하는 통기타 가수에서 성인 대중가요 가수로 변신한 그녀는 1977년에만 2장의 독집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박경애는 1978년 5월에 열린 MBC 서울국제가요제 본선에서 <곡예사의 첫사랑>으로 금상과 최우수작곡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 앨범은 가요제가 끝난 직후 힛트레코드에서 그녀의 솔로 히트곡을 모아 발매한 세 번째 독집이다. 총 11곡의 수록곡은 모두 박경애가 불렀는데, <숙명>을 부른 가수로 정미조가 표기된 것은 잘못된 기록이다.

김수현 원작의 영화 주제가 전문 가수

타이틀곡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먼저 발표된 동명의 영화 주제가 <상처>였다. 당시 극장가는 작가 김수현 열풍에 휩싸여 있었다. 1978년 11월 개봉한 김기 감독의 영화 「상처」에서 시작된 열풍은 1979년 개봉작 「청춘의 덫」으로 이어졌다.

1979년 한국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한 정소영 감독의 영화 「내가 버린 여자」는 김수현 열풍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었다. 박경애는 앞서 언급한 모든 영화의 주제가를 불렀는데, 덕분에 ‘김수현 원작 영화 주제가 전문 가수’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서커스단의 어릿광대를 소재로 한 애절한 사랑 노래

박경애의 대표곡 <곡예사의 첫사랑>은 시대 저편으로 사라져간 서커스단의 어릿광대를 소재로 삼은 애절한 노래였다. 첫사랑을 곡예사의 가슴 졸이는 줄타기에 비유한 가사는 어찌나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웠던지 듣는 이의 심금을 울렸다.

이 노래는 가슴 먹먹한 슬픈 사랑의 정서를 담았다. 향수 어린 서커스단을 배경으로 어릿광대들의 서글픈 첫사랑을 애절하게 녹여낸 노랫말이 남긴 여운은 강렬했다.

작곡가 정민섭이 아내에게 바친 헌시

이 앨범의 주요 노래들은 모두 경희대 음대를 졸업한 작곡가 정민섭의 작품이다. 정민섭의 대표곡으로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 김상진의 데뷔곡 <이정표 없는 거리>, 박경애의 <곡예사의 첫사랑>이 꼽힌다.

1960년대에 <범띠 가시내>, <당신이 뜻이라면>을 히트시켰던 양미란이 정민섭의 아내였다. 골수암으로 골반 밑 다리를 잘라내는 고통스러운 투병을 한 아내와 사별한 정민섭의 심정은 참담했을 것이다. 이 앨범에는 <곡예사의 첫사랑>, <상처>, <오해>, <숙명>, <마지막 겨울> 등 그의 창작곡 5곡을 수록했다. 모든 노래는 뼈를 깎는 고통과 싸우다 끝내 눈을 감은 아내에게 바치는 애절한 헌시였다.

대부분 사랑과 이별을 그린 슬픈 영화의 주제가로 사용된 그의 노래들은 당대 대중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박경애를 최정상의 인기 가수로 만들었다. 1978년 서울국제가요제에 이어 1979년 제1회 TBC 세계가요제에서도 우수가수상을 수상한 박경애는 2년 연속 MBC 10대 가수와 TBC 방송가요대상 10대가수 후보에 오르며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우연이라 하기엔 너무도 기이한 사실

<곡예사의 첫사랑>을 쓴 작곡가와 그의 아내, 가수 모두 암으로 사망한 것은 기이한 우연이다. 정민섭은 골수암으로 투병하다 사별한 아내에 이어 1990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부부의 슬픈 사랑을 담은 <곡예사의 첫사랑>을 부른 박경애도 2004년 폐암으로 사망했다.

슬픈 사연을 남긴 노래 <곡예사의 첫사랑>은 2012년 데뷔 10주년을 맞은 트로트 가수 장윤정이 다시 불렀다.

수록곡

SID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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