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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문 피셔 TR 리시버입니다.

by 이일성 posted Oct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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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이어 선보이는 피서 리시버는 31R 리젠트라는 모델입니다.

그에 앞서 몇 마디 하려 하는데, 오디오를 다년간하다 보니 빈티지 기기의 잦은 고장으로 스트레스 받아 

하이엔드 쪽에 갔다 다시 그 비용과 음색 때문에 빈티지로 회귀하는 메니아들도 많이 있어 보입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중고 오디오로 시작했으나 잠시 현대 기기 문턱에 갔다 다시 원위치 한 경험이 있기에,

나의 영원한 동반자는 빈티지라 생각하며 이 글을 적어 봅니다.

 

 

빈티지 기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결론은, 어떡하면 적은 비용에 궁합이 맞는 오디오를 구입해

좋은 소리를 들으며 살 수 있을까 하는 바램일 겁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수업료로 지불한 적지 않은 비용을 LP 및 CD 음반 구입에 사용했다면 아깝지나

않겠지만, 음악의 본질 다시 말해 음악성보다 소리인 음질에 치우치다보니 겪게 된 지난날의 시행착오를

이제 와서 가끔 무용담 삼아 얘기하기도 하지요.

 

 

 

 

 여기서 잠깐,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어느 음악애호가가 겪었다는 일화가 떠올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음악애호가가 자주 들리는 오디오가게에서 우연히 “오디오 박사이자, 황금의 귀를 가진 사나이”로

통하는 오디오 전문가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 각종 오디오 섭렵을 통해 터득한 지식과 기기변천사, 음질 분석과 평가, 회로도 이해와 설명 등

거침없이 토해내는 전문가의 해박한 열강을 청취하면서 느낀 것은, 세상에 숨은 실력자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내심 오디오 좀 안다고 자부했던 자기 자신이 초라해지기 시작했답니다.

 

 

그런데 이 전문가는 웬만큼 친분이 있는 사람 아니면 자기 집에 초청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철칙으로

되어있어 대부분 가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몇 번 가게에서 얼굴을 마주치게 된 전문가는 음악애호가를 어여삐 여겼는지, 자신의 집 방문을 

허락했고, 마침내 기대와 흥분에 찬 음악애호가 앞에 펼쳐진 전문가의 오디오 리스닝 룸과 시스템은 

오디오 삽을 방불케 할만큼, 찬란하기 그지없었읍니다.

카탈로그에서나 봄직한 고급 기기와 각종 방송장비에 주눅이 들 정도였답니다.

 

 

과연 소문대로 고수 중에 고수로구나!

이런 좋은 환경에서 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 아니 행운이 나에게 찾아오다니.

지금 이 시간이야 말로, 음향으로써 내 귀가 호사를 누리고, 소리로써 즐거움을 만끽하는 순간이 되겠구나.

반면 상대적으로 내 집에 있는 초라한 오디오가 연상되어 뇌리를 스치니, 이 시스템 소리를 듣고 나면

이제 내 소리를 어떻게 듣지?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빈티지 명기로 업그레이드를 해?

아무튼 기기 교체에 대한 동경과 소리에 대한 환상, 기대와 흥분 등 머리속엔 잡다한 생각과 만감이

교차하던 순간이었답니다.

 

 

이윽고 전문가가 즐겨 듣는 레퍼토리 음악 몇 곡을 청음 했고 들뜬 마음이 갈아 앉을 무렵,

리스닝 룸 한쪽 구석에 쌓여있는 엄청난 양의 오디오잡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하지만,

음악애호가를 더욱 놀라게 만든 사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초 하이엔드 기기 옆에 자리잡고 있는 음반 즉 다양한 장르의 구성으로 준비된 소스였으니,

“LP 레코드 10 여장과 구운 CD 20 여장.”

 

 

 

 

잠시 웃자고 한 얘기니, 비슷한 상황의 메니아님들이 계신다면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

 상기 피셔 31R은 1960년대 중반에 생산된 TR 리시버로 몇 년 전 소전에 판매 글이 올라왔는데,

전면 판넬이 이 모델과 달랐습니다.

 

단지 이 모델은 앞 판넬이 주물이 아닌 플라스틱이며, 노브는 예술적으로 깍은 통 알루미늄입니다.

또한 피셔 리시버 600t 처럼, FM 튜너 수신부에 누비스타 진공관 3개가 들어 갑니다.

아랫면을 살펴보면 부분적으로 진공관 결선같이 하드와이어링 방식이라 수리 및 점검시 편리한 점도

있읍니다.

 

작은 트랜스지만 중간 트랜스방식이기에 유연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탱글거리는 탄력감이 느껴집니다.

출력석은 게르마늄 켄TR이라 구수하고 편안한데 출력은 약 30W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소리는 피셔 특유의 두툼하면서도 포근하며 적당한 해상력을 간직하고 있읍니다.

원래 피셔 장전축에 있는 것을 적출한 것이므로 케이스가 없는데,

우드케이스로 예쁘게 옷을 맞추 입히면 더욱 멋있겠지요.

 

 

 

"소리의 멋과 정취를 찾아 떠나는 음유시인들이게 고합니다.

아직도 소리의 황홀을 찾아 방황하고 계신다면,

돌아온 소리의 절대지존,

이 시대 최고의 선택,

피셔 리시버의 울부짖음을 한번 들어보세요."

 

 

 

 

 

 

 우시개 소리 2.

오래전 인터넷 어느 '잡동사니 장터'에 나왔다는 전설 같은 빈티지 스피커 판매 글 얘기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래된 고물 스피커 팝니다."

(사진을 올릴 줄 몰라 글로써 대신합니다.)

 

아버지가 사용하던 낡은 스피커로 세월의 흔적이 역력합니다.

전면은 때 묻은 누른 삼베천이 부착되어있고, 뒷면에는 영어가 적힌 색 바랜 종이가 붙어있읍니다.

무게는 생각보다 무겁고, 지저분한 모습에 귀신 나올 것 같다며 마누라가 빨리 버리라고 하네요.

살아생전 아버지께서 즐겨 들었던 것인데, 막상 처분하려하니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나 흑흑.

 

그래서 구청에 폐 가구 신고를 하니 수거비용 1만원 달라합니다.

 

헐! 대체 이게 무슨 엿 같은 소리입니까?

1만원이 누구 집 개 이름입니까?

5천원이면 몰라도.

 

 

차라리 돈 주고 버릴 바엔 이런 고물 스피커라도 혹시, 필요한 분이 계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장터에 내놓기로 결심했읍니다.

옛말에 하찮은 물건일지라도 주인이 다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참! 스피커 앞면 삼베천 밑에 AR이라고 조그만 마크가 붙어 있고요, 뒷면에 붙은 종이에는 AR1 이란

글짜가 선명히 보입니다.  

 

 

워낙 깨끗한 신제품만 구입하다보니, 지저분한 물건은 사정없이 버리거나 공짜로 주는 것이 일상화돼서

그런데, 상기 스피커 역시 표현상 형편없는 모습으로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실제로는 전면과

뒷면 그리 험하지 않으며 모서리 다 살아있는 대단히 양호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읍니다.

 

단지 오래된 중고이기에 가격을 잘 몰라 얼마를 받아야 할지 조심스러울 다름입니다.

 

필요하신 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얼른 업어가세요.

저렴히 드리는 관계로 직거래 원합니다.

좋은 주인 만나시기 바랍니다.

 

 

 

판매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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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만원.